우리동네 산책길
우리 동네 산책길이다.
맑은 날 사진을 찍으니 어쩜 이리 깨끗하고 예쁜지...
이 길은 서울의 중랑천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양쪽으로 자전거도로와 걸을 수 있는 길이 있고, 그 길 위쪽으로는 온전히 걸울 수 있는 길이 양쪽으로 나 있다.
걷는 사람들은 자전거도로와 나란히 이어진 길을 걸을 수도 있고, 둑길을 걸을 수도 있다.
나는 둑길을 선호하는 편이다.
둑길은 나무와 꽃들로 이어져 있어 특히나 봄에 벚꽃이 필 때면 장관을 이룬다.
또한 서울과 달리 한쪽 둑길은 아파트로 계속 이어지나 반대편 둑길 쪽은 산이 있어, 걸으면서 산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눈이 호강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맑은 날은 또 맑은 대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고, 집에서 나서면 바로 산책로로 이어지니 이런 행운이 있을까?
내가 주로 걷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왼쪽으로는 계속 낮은 산이 보인다.
그 산 어딘가에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을거 같아 남편과 함께 찾아보니, 역시나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이 나왔다.
그냥 산책로를 걸을 때와는 달리 오르막이 있어 조금 숨이 차고 땀도 났다.
이렇게 좋은 곳을 이제서야 찾다니, 반가운 마음에 자주 걷고 싶어 졌다.
하지만 혼자 걷기에는 왠지 무서웠다.
낮인데도 아무도 없는 산길을 혼자 걷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할 거 같았다.
세상이 험해서 도무지 혼자서는 걷지 못할 거 같아 남편이 있을 때만 같이 걷기로 했다.
흠...... 혼자서도 걸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낮은 산길...... 아쉽다.
문제는 내가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 자주 걷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암 중이라도 운동은 필수인데, 하루 만보정도 걸어주면 좋다는데, 왜 이렇게 운동하기가 귀찮은지.
막상 집 밖으로 나서면 그 상쾌함에 금방 기분이 좋아지면서도 집 밖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
걷기 예찬론을 벌이는 하정우의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가 말한 대로 우선 운동화 끈이라도 묶어보려 했지만 몸에 밴 습관을 바꾸는 것이 참 쉽지 않다.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다 보면 귀차니즘이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운동화 끈 매고, 문 밖으로 나서는 게 너무 귀찮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는 것인데.....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하정우님...... 저도 님처럼 걷는 것이 습관이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