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오랜만에 일기를 쓰며 이제부터는 일기를 자주 쓰자 해놓고는 그 이후로 일기를 쓰지 못했다.
그 이유는 나의 게으름이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내 컨디션의 난조 때문이었다.
가끔씩 느껴졌던 식도, 정확히는 명치 바로 윗부분의 통증이 너무 심각한 통증으로 찾아왔다.
늘 암전이,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는 나로서는 이런 통증은 곧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불안함으로, 초조함으로 이어졌고,
몸의 통증과 더불어 정신적인 좌절감까지 이어졌다.
무기력함이 찾아왔다.
밥 먹는 것도 무섭고, 밥 맛도 잃었다.
아이스크림, 빵, 과자가 너무나 먹고 싶었던 식욕을 넘은 식탐은 차라리 반가운 욕망이었다.
그런데.. 다 귀찮았다.
차라리 이런 고통을 느끼지 않는 먼 세상으로 가는 것이 나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통증이 가장 심했던 날은 퇴근하자마자 저녁도 굶고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도 굶었다.
점심은 출근을 해야하니 어쩔 수 없이 먹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서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았고, 내 마음도 조금씩 안정이 되어갔다.
하지만 아직도 그 불안함은 남아있고,
얼마 후에 있을 정기검사에 추가 사항으로 넣어달라고 할 작정이다.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된 무기력증...
남편의 아침도 챙겨주지 않고 그냥 누워만 있었다.
그러다 11시쯤 벌떡 일어났다.
출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정신 차려야 한다.
마냥 이렇게 있다가는 정신적으로 너무 쇠약한 상태가 되어 오히려 건강만 해칠 것이 분명했다.
남들은 말한다.
일을 해서 힘든 거 아니냐고.
나도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아직 일하기엔 무리가 아니었을까?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일어나 두 시간 반 동안 부지런히 집안일하고 화장하고 일기를 쓰는 것 아닐까?
11시에 일어나 커피 관장하고, 밥 먹고, 빨래 개키고, 설거지 하고, 청소하고, 화장했다.
그리고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다.
만약 내가 출근을 하지 않았다면 난 지금도 침대 위에서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었을 것이다.
오만가지 상상을 하며...
눈물도 찔끔거리며...
벌떡 일어나 집안일을 했듯이,
내 건강도 활짝 필 거다.
내가 힘들어한 며칠 동안 또다시 1킬로그램이 빠졌다.
다시 살을 찌워야 하고, 다시 긍정의 마인드로 살아내야 한다.
아파서 쩔쩔매면서도 가족과의 여행을 계획하고, 좋은 공연 보겠다고 예매를 한 것을 보면 난 아직도 긍정적이고, 살고파 하는 욕망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그렇게 미래를 꿈꾸며 살아갈 사람이다.
힘내자, 아프다고 처지지 말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