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수련, 정적, 승화29 정적 4 - 의도(意圖) 의도(意圖) - 내 마음의 지도 배철현 교수의 글을 옮겨 적을 때마다 느끼지만, 제목을 짓는 깊은 통찰력, 그리고 그 제목의 풀이까지 참 지혜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도 없이 썼을 '의도'의 의미가 이렇듯 단호하고, 풍성하게 마음에 와닿을 줄은 몰랐다. 내 마음의 지도... 이 말이 그 시작점이고 끝이구나 싶을 정도다. 저자는 자연의 몰입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 산과 강, 모든 자연은 자신에게 온전히 몰입하기에 매력적이고 자유롭다고 한다. 산은 자신의 자리에서 모든 것들을 기꺼이 환영하며 받아들이고, 강은 자신이 가야 할 목표점, 바다를 향해 정진할 뿐이라고. 자신으로 오롯이 있을 수 있고, 자신의 목표만을 향해 정진할 수 있을 때, 몰입할 수 있다. 자신의 자유 의지로 선택한 목표가 있어야 그곳.. 2025. 4. 26. 정적3 - 명심(銘心) 명심(銘心) - 심장에 새긴 생각 제목으로 다했다. 이 부분을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그저 꼭 기억해야만 한다는 의미로 '명심해라'라고 명령하듯 했던 말이었는데, 심장에 새긴 생각이라니... 저자는 언어학자답게 언어 자체가 가지는 고유의 의미를 그대로 풀어내고, 그 의미는 그 어떤 것보다도 훨씬 명료하고 적확해서 마음에 콕 새겨진다. 내가 배철현 교수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고, 지금 이렇게 글로 쓰는 과정이 끝나면 손으로 필사할 생각까지 하는 이유다. 그의 생각이, 그의 철학이 내게 오롯이 물들었으면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머리로 배운 것을 가슴으로 내리는 데 40년이 걸린다. 우리는 학습을 흔히 오랫동안 기억하려는 수고라고 착각한다. 시각적인 글이나 청각적인 말을 통해 배운 것을 머리.. 2025. 4. 26. 정적 2 - 간격(間隔) 간격(間隔) : 사이의 침묵 간(間)의 의미가 '사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격(隔)에 '침묵'의 의미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격(隔)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사이', '차이', '멀어지다' 등의 의미가 있다. 저자는 그 사이의 차이 또는 멀어짐을 그저 거리상의 차이가 아닌 침묵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듯하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나는 무릎을 쳤다. 간격은 물리적인 거리의 차이뿐만이 아니라 침묵으로 느껴지는 감각의 차이다. 그리고 사람 사이엔 그것이 꼭 필요하다. 관계의 핵심은 '간격'이다. 간격이 존중될 때 관계가 온전해지고, 비로소 나는 독립적인 나로 존재한다. 나를 포함한 우주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그럴듯하게 만드.. 2025. 4. 16. 정적 1 - 프롤로그 배철현 교수의 심연, 수련을 거쳐 이제 세 번째 책인 정적까지 왔다. 두 권의 책을 재독 하며 이렇게 글로 옮겨 적고, 나의 생각까지 덧붙이는 과정을 거쳤음에도 내 머릿속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느낌은 뭘까? 이것은 이 책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모든 책 읽기, 나의 모든 공부가 그러하다. 나의 아이큐가 100은 훌쩍 뛰어넘는데, 머리가 나쁜 탓은 아닐 테고, 깊은 깨달음의 과정의 부족일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나의 지적, 심적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요즘 내게 떠오른 화두중의 하나는 '필사'이다. 그런데 필사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부질없다는 생각과 교차하면서 과연 이것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유튜버가 하는 말이 가슴에 와서 콕 박혔다. "한 .. 2025. 4. 10. 수련 14 - 에필로그 지금, 바로 이 순간을 낚아채십시오! 저자는 이 책에서 주로 '별'이라는 명사와 '고유한'이라는 형용사를 자주 쓴다. 그리고 저자는 '나' 만큼이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결에서 저자와 나는 참 많이 닮아 있어서 어쩌면 그것이 내가 저자의 책을 좋아하는 큰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저 수많은 별들 가운데 나의 별은 어디쯤에 있을까? 그 별을 찾는 자신만을 위한 최선의 공간과 시간이 있다. 바로 '수련'이다.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온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수련하는 사람은 자신의 운명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바꿀 수 있다. 나의 행동이 나를 돕는 천사이며 나의 운명을 결정하는 신이다. 저자가 말하는 별은 나의 꿈이 될 것이다. 진정한 나의 꿈을 찾기 위해서는 수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2025. 4. 9. 수련 13 - 패기(覇氣) 패기(覇氣) : 꿈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내공 '오늘'은 인생이라는 긴 여정의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오늘 하루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중요한 단계로 만들고 싶다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쏜 화살처럼 달려와 눈 깜짝할 사이에 아련한 과거가 되어버리는 이 '시간'을 어떻게 장악해야 할까? 오늘이라는 시간을 대하는 두 가지 삶의 태도가 있다. 하나는 시간이 장소를 통해 만들어내는 사건에 무의식적이며 습관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시간과 공간에 매몰되어 그것들의 노예가 된다.또 하나는 내가 완주하고 싶은 목표를 향해 전략을 짜고 묵묵히 실천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나는 제3의 관찰자가 되어 나 스스로 그 방식들을 완수하도록 독려한다. 매일 마주하는 '오늘', 나에게 매일 새벽에 마주하는.. 2025. 4. 8. 수련 12 - 침묵(沈默) 침묵(沈默) : 넘볼 수 없는 권위 사람은 '그 사람이 말하는 그것'이다. 나는 누군가 말을 준비하는 모습과 말하는 태도를 통해 그 삶의 진면목을 본다. 말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의 생각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사람은 생각하지 않은 것을 말할 수 없다. 그러니 그 사람의 말은 곧 그 사람의 생각이다.생각과 말은 또한 그 사람의 행동으로 자연스레 표출된다. 행동은 그 사람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는 한 바뀌지 않는다. 한 사람의 생각과 말을 통해 표출된 행동이 반복되어 굳어진 것을 습관이라고 한다. '언어의 한계가 그 사람의 한계'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동의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은 심지가 굳고 속이 깊음에도 말이 어눌하거나 말을 잘 못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겐 너무 억울한 표현.. 2025. 3. 22. 수련 11 - 이주(移住) 이주(移住) : 더 나은 자신을 위한 모험 7년 전부터, 하루가 나의 인생의 전부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2011년이 곧 나의 삶의 원년이다. 그때 나는 이전의 삶을 아낌없이 버렸다. 그리고 그 비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나의 존재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100세 시대에 돌입한 오늘날, 2011년은 내가 50세가 된 해이므로 인생의 한가운데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소름이 돋았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내 나이 50이 되던 해, 그러니까 2019년에 암수술을 하면서 '새로운 나'로 재탄생했다 생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이주'의 삶이었다. 술과 방황으로 어지러웠던 이전의 삶을 떨치고 나오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건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았.. 2025. 3. 19. 수련 10 - 일치( 一致) 일치( 一致) : 행동은 곧 생각이다. 유대인들은 장막절에 네 가지 식물을 들고 기도한다. 룰라브(대추야자나무), 하닷사(도금량나무), 아라바(버드나무), 그리고 에트록(레몬)이다. 이 네 가지 식물은 디아스포라의 삶을 사는 유대인들의 네 가지 인간 유형을 나타내기도 한다. 우선 룰라브는 맛은 있으나 향기가 없는 식물이다. 룰라브는 경전 연구와 오랜 묵상을 통해 박식함을 갖추었지만 그 지식을 선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을 상징한다. 입으로만 좋은 말을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이다... 룰라브는 선행이 없는 말이나 믿음은 공허하며 거짓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 번째 하닷사는 향기는 있으나 맛이 없는 식물이다. 하닷사는 천성적으로 착하기는 하나 '토라'를 공부하지 못해 그 선행을 지속할.. 2025. 3. 1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