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월이네...

달이 바뀔 때마다 '깜짝'하고 놀란다. 매일 바쁘게 살긴 하지만 또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이 하루를 보내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다가 달이 바뀌면 그때서야 내 몸의 구석구석이 시간이 무엇인지 실감하는 눈치다. 그러나 또 하루가 지나면 매일의 루틴으로 물들어가고 아무렇지도 않게 시간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다가 다시 한 달이 되어 그 달이 넘어가 다음 달이 되면 또 '깜짝'놀란다. 벌써~~ 그렇게 열두 번을 놀라면 1년이 흘러가있다.
5월은 특히 5월의 마지막 주는 참 바빴다. 공부할 시간도 없고, 음악듣고, 독서할 시간도 내지 못했다. 이럴 때 내가 느끼는 불안함, 차분하지 못하고 들뜬듯한 느낌, 어딘가에 안착하지 못하고 붕떠있는듯한 느낌... 익숙하다. 가끔 이런 감정이 느껴진다. 이건 내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 내 안에서 진정 원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것.
오늘은 5월에서 6월로 넘어온 첫 날이면서 일요일이다. 이벤트가 없어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는 날은 평온한 마음이다. 평화롭게 음식을 준비해 남편과 먹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한 것도 없이 하루가 다 가버리곤 한다. 이런 느낌은 이런 느낌대로 행복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문득 허전한 느낌이 들면서 얼마간 책을 읽지 않았음을 인식하게 됐다. 잠시 책을 읽기는 하였으나 독서에 푹 빠진 느낌은 며칠째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아! 이것이었구나! 허전한 느낌, 텅 빈 느낌의 근원이...
지난 목요일의 의미없는 모임과 맞물려, 나의 잦은 공연관람과 오버랩되며, 내 독서시간의 부족을 깨닫는다. 사람들과의 부질없는 만남의 시간을 독서로 채우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공연을 보기 위해 오가는 시간과 3시간에 가까운 관람시간(아마도 최소한 6시간에서 하루 종일 걸린다)을 독서로 채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든다. 사람들과의 만남도 소중하고, 공연관람도 좋은 취미이고 힐링의 시간이지만 그 만남이 부질없다면, 그 공연이 그만큼의 quality가 없다면 내겐 독서의 시간이 더 알차게 다가온다. 공연의 경우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정말 많이 보았으니 이제 좀 줄일 생각이다. 그동안 계속 보러 다녔던 국립극장의 '정오의 음악회'와 가깝다는 이유로 그냥 보러 갔던 의정부의 공연, 아는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로 그냥 보던 것... 이젠 이런 이유로 보지는 말자. 정말 내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만 선정해서 보자.
모임도 마찬가지다. 되도록 간격을 멀리 해 만나고, 안봐도 될 사람들은 그냥 잊히는 것도 고려하자. 그들에게서 연락이 오면 좀 더 미루다가 만나자. 지금은 열공하고, 독서해야 하는 시간이다. 나와 만나고 싶어 하는 그들에겐 참 고마운 마음이다. 그 마음은 그들과 만날 때 진심을 다해 전달하면 된다.
이번 주엔 그야말로 퐁당퐁당 쉬는 날이 있다. 남편과 시간을 보내야 하니 보통의 날들처럼 루틴대로 보내진 못할 거다. 그리고 1박 2일의 여행도 있다. 하지만 그런 날일수록 독서로 채우자. 나의 허전한 마음을 독서로 채우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니. 집에 있는 읽을거리들 모두 미친 듯이 읽어내자. 내 마음이 꽉 차도록.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온다. 이 벅찬 가슴으로 AI와 수업과 영어수업에 집중하자! 3년 반 후, 내가 환갑이 되는 날, 나의 모습이 어떠할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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