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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시작했다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 한참을 두었던 책과 더불어 생각지도 않은 책까지 다섯 권을 주문했다. 이달의 사은품으로 준다는 독서대가 탐나기도 했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을 때의 기쁨은 말해 뭣하랴! 택배로 도착한 포장을 열며 얼른 책을 마주하고 싶은 열망으로 가슴이 쿵쾅쿵쾅 방망이질을 했다. 휴일의 나른한 오후, 식곤증까지 몰려와 꾸벅꾸벅 졸거나 아예 침대로 들어가 낮잠을 청했을지도 모를 그 시간에, 그리고 최근엔 뭘할지 모르겠는 이상한 서성임이 낯설어 궁금하던 차에, 그것이 독서를 놓쳐버린 요즘의 일상임을 알아낸 후에, 택배상자 안의 내가 선택한 책 다섯 권. 정확히는 네 권이다. 한 권은 5년째 꾸준히 쓰고 있는 '5년 다이어리'인데, 올해 안에만 구입하면 될 것이었으나 독서대를 받기 위해 미.. 2025. 6. 4.
독서가 빠졌구나.. 벌써 6월이네... 달이 바뀔 때마다 '깜짝'하고 놀란다. 매일 바쁘게 살긴 하지만 또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이 하루를 보내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다가 달이 바뀌면 그때서야 내 몸의 구석구석이 시간이 무엇인지 실감하는 눈치다. 그러나 또 하루가 지나면 매일의 루틴으로 물들어가고 아무렇지도 않게 시간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다가 다시 한 달이 되어 그 달이 넘어가 다음 달이 되면 또 '깜짝'놀란다. 벌써~~ 그렇게 열두 번을 놀라면 1년이 흘러가있다. 5월은 특히 5월의 마지막 주는 참 바빴다. 공부할 시간도 없고, 음악듣고, 독서할 시간도 내지 못했다. 이럴 때 내가 느끼는 불안함, 차분하지 못하고 들뜬듯한 느낌, 어딘가에 안착하지 못하고 붕떠있는듯한 느낌... 익숙하다. 가끔 이런 감정이 느껴진.. 2025. 6. 1.
모임을 바라보는 내 마음 10년을 넘게 이어온 모임이 있다. 네 명이었다가 한 명이 나가고 세명으로 이어지다 다시 네 명이 되었다. 좋았던 모임이었고, 소중한 모임이었다. 그런데 이 모임이 이젠 더 이상 그렇게 생각되지 않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만나는 왁자지껄한 모임은 그 모임대로 재미가 있다. 내 경우엔 동아리 모임이 그러한데, 이 사람, 저 사람과 이야기 나누고, 함께 크게 웃고 나면 남는 것은 없지만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새로운 만남에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한다. 유쾌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새로운 사람들에게 흥미를 느끼고, 다음 모임이 기대되기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남은 1:1의 만남이다. 내 이야기를 털어놓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들으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사랑을 느끼는 깊은 만남이 참 좋다... 2025. 6. 1.
자연단식사의 시기는 언제일지... 86세, 80세이신 나의 부모님과 암경험자인 나! 갑자기 쓰러지신 후,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후, 중환자실에서 3일 만에 돌아가신 시아버님!또 갑자기 쓰러지신 후,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후, 요양원에서 2년을 홀로 계시다가 돌아가신 시어머님!돌아가신 두 분과 살아있는 이 세 사람(나를 포함해)이 '죽음'이라는 공통분모를 품는다. 시아버님처럼 너무 갑작스럽게,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나는 것도 허무하고, 시어머님처럼 2년을 식물인간처럼 누운 채 외로이 계시다 돌아가시는 것도 안타깝다. 그렇다고 내가 죽는 것을 아는 것도 무섭고, 모르는 것도 싫다. 어쩌자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르겠다. 죽음은 미지의 세계니까. 경험해 보고 다음에 다시 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니까. 살아온 날보.. 2025. 5. 28.
아침에 나만의 시간 보내기 5월 둘째 주부터 바빠졌다. 사실 한가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으나 특히나 계획이 많아지고, 밖으로 나갈 일들이 많아진 시기다. 작년 5월 10일에 일을 그만두었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딱~ 1년 만에 본격적으로 외부 활동을 시작했다. 집에 있었다고 얌전히 집에만 있지는 않았다. 여행, 영화, 공연, 만남 등등으로 외출할 일도 제법 있었고, 집에 있다한들 잠이나 자고, TV만 보는 생활패턴이 아닌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하고, 그것도 계획을 세워가며 꼭 실현해 내는 성격이니 돌이켜보면 지난 1년도 무척 바쁜 날들이었다. 그러다 AI무료수업을 듣게 되었고, 이젠 영어학원까지 나가게 되었다. 이미 예매해 둔 공연과 앞으로 계속 이어갈 영화관람까지 보태면 아마도 매일 외출하게 되지 않을까? .. 2025. 5. 27.
가족 여행 후.. 지난 주말의 가족여행 후,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들이 결혼을 한 후 처음 가게 된 네 사람의 여행. 2년이 걸렸다. 신체적 결함이 있는 나로서는 남편과 아들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고, 암환우가 된 이후로 더 말라버린 그래서 앙상한 몸매를 드러내며 물놀이를 하고 싶지 않은 탓에 사실 며느리와의 여행을 꺼리고 있었다. 남편은 나와 달리 우리 네 사람의 여행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고, 아들 또한 며느리에게 함께 가자고 몇 번 이야기를 한 모양이었다. 남자 둘은 별생각 없이 이제 한 가족이 되었으니 함께 하는 여행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듯했으나 며느리는 자기만의 어떤 생각으로 좀 더 친해지면 가자하며 미루고 있었다. 그렇게 2년이 흘러서야 드디어 1박 2일의 강원도 .. 2025. 5. 23.
음악에 취해... 더 욕심을... 음악은 참 신비하고도 강력한 힘을 지녔다. 나처럼 감정이 풍부한 사람은 들려오는 음악에 그대로 끌려가곤 한다. 음악이 전해오는 그 선율에 그대로 침잠하고, 그 느낌에 그대로 실려 다닌다. 음악으로 인해 내가 느끼는 이 모든 감정이 나는 마냥 좋다. 세상의 모든 행복이 내 가슴에 밀려들어와 그 누구보다 가장 해피한 사람인 듯 느껴진다. 돈도 명예도(사실 나는 이런 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저 멀리 사라지고 오롯이 음악만이 내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내 주위를 가득 채운다. 오늘도 슈만의 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을 들으며 황홀한 기분에 취해버렸다. 성악가 이안 보스트리지의 목소리로 들으며, 함께 추천된 분더리히와 피셔 디스카우의 목소리를 비교해 들어봐야겠다 생각했다가 가곡은.. 2025. 5. 11.
5월, 6월은 루틴 만들기 5월 1일부터 3박 4일의 여행을 했다. 남편과 나는 주로 바다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많이 해왔던 터라 내륙 쪽으로 안 가본 곳이 더러 있다는 그리고 그 유명한 해인사에도 가본 적이 없다는 남편의 말에 이번 여행은 합천 해인사와 황매산 철쭉축제, 그리고 대구까지 다녀오는 코스로 정했다. 이 여행의 결론은 'great'이었다. 4일 중에 이틀은 비가 왔지만,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대로 일정을 잘 짜서 그닥 구질구질하지 않았다. 맑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멋진 여행의 여파는 여지없이 찾아왔다. 또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몸의 피로감과 루틴의 흐트러짐으로 이틀은 고생을 했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가 싶은데, 이 5월엔 무엇이 이토록 많은지... 아들이 장가를 드니 어버이.. 2025. 5. 10.
정적 4 - 의도(意圖) 의도(意圖) - 내 마음의 지도 배철현 교수의 글을 옮겨 적을 때마다 느끼지만, 제목을 짓는 깊은 통찰력, 그리고 그 제목의 풀이까지 참 지혜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도 없이 썼을 '의도'의 의미가 이렇듯 단호하고, 풍성하게 마음에 와닿을 줄은 몰랐다. 내 마음의 지도... 이 말이 그 시작점이고 끝이구나 싶을 정도다. 저자는 자연의 몰입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 산과 강, 모든 자연은 자신에게 온전히 몰입하기에 매력적이고 자유롭다고 한다. 산은 자신의 자리에서 모든 것들을 기꺼이 환영하며 받아들이고, 강은 자신이 가야 할 목표점, 바다를 향해 정진할 뿐이라고. 자신으로 오롯이 있을 수 있고, 자신의 목표만을 향해 정진할 수 있을 때, 몰입할 수 있다. 자신의 자유 의지로 선택한 목표가 있어야 그곳.. 2025.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