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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주신 선물 문득 지인들의 삶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왜 그랬는지 그 시작점은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 무엇인가가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 지인들의 삶까지 이어졌을 텐데... A는 올해 67세다. 그녀에게는 자폐장애를 가진 아들 한 명이 있다. 친정어머니는 일찌감치 아들을 절에 맡기고 자신의 삶을 살라고 조언했지만 그녀는 아들을 내려놓지 못했고, 그런 그녀의 삶에 결국 남편도 떠나 다른 삶을 선택했다. 오직 그녀만이 자폐장애아인 아들 곁을 지키고 있다. 아들은 40대이지만 아직도 어린아이의 삶을 살고 있고, 그녀의 소원은 아들보다 하루라도 늦게 죽는 것이다. 그녀의 아들을 직접 본 적은 없으나 그녀는 그 아들 때문에 살고 있고, 그 아들 때문에 웃고 있었다. B는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2025. 4. 24.
정적 2 - 간격(間隔) 간격(間隔) : 사이의 침묵 간(間)의 의미가 '사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격(隔)에 '침묵'의 의미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격(隔)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사이', '차이', '멀어지다' 등의 의미가 있다. 저자는 그 사이의 차이 또는 멀어짐을 그저 거리상의 차이가 아닌 침묵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듯하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나는 무릎을 쳤다. 간격은 물리적인 거리의 차이뿐만이 아니라 침묵으로 느껴지는 감각의 차이다. 그리고 사람 사이엔 그것이 꼭 필요하다. 관계의 핵심은 '간격'이다. 간격이 존중될 때 관계가 온전해지고, 비로소 나는 독립적인 나로 존재한다. 나를 포함한 우주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그럴듯하게 만드.. 2025. 4. 16.
정적 1 - 프롤로그 배철현 교수의 심연, 수련을 거쳐 이제 세 번째 책인 정적까지 왔다. 두 권의 책을 재독 하며 이렇게 글로 옮겨 적고, 나의 생각까지 덧붙이는 과정을 거쳤음에도 내 머릿속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느낌은 뭘까? 이것은 이 책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모든 책 읽기, 나의 모든 공부가 그러하다. 나의 아이큐가 100은 훌쩍 뛰어넘는데, 머리가 나쁜 탓은 아닐 테고, 깊은 깨달음의 과정의 부족일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나의 지적, 심적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요즘 내게 떠오른 화두중의 하나는 '필사'이다. 그런데 필사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부질없다는 생각과 교차하면서 과연 이것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유튜버가 하는 말이 가슴에 와서 콕 박혔다. "한 .. 2025. 4. 10.
수련 14 - 에필로그 지금, 바로 이 순간을 낚아채십시오! 저자는 이 책에서 주로 '별'이라는 명사와 '고유한'이라는 형용사를 자주 쓴다. 그리고 저자는 '나' 만큼이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결에서 저자와 나는 참 많이 닮아 있어서 어쩌면 그것이 내가 저자의 책을 좋아하는 큰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저 수많은 별들 가운데 나의 별은 어디쯤에 있을까? 그 별을 찾는 자신만을 위한 최선의 공간과 시간이 있다. 바로 '수련'이다.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온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수련하는 사람은 자신의 운명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바꿀 수 있다. 나의 행동이 나를 돕는 천사이며 나의 운명을 결정하는 신이다.  저자가 말하는 별은 나의 꿈이 될 것이다. 진정한 나의 꿈을 찾기 위해서는 수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2025. 4. 9.
수련 13 - 패기(覇氣) 패기(覇氣) : 꿈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내공     '오늘'은 인생이라는 긴 여정의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오늘 하루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중요한 단계로 만들고 싶다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쏜 화살처럼 달려와 눈 깜짝할 사이에 아련한 과거가 되어버리는 이 '시간'을 어떻게 장악해야 할까? 오늘이라는 시간을 대하는 두 가지 삶의 태도가 있다. 하나는 시간이 장소를 통해 만들어내는 사건에 무의식적이며 습관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시간과 공간에 매몰되어 그것들의 노예가 된다.또 하나는 내가 완주하고 싶은 목표를 향해 전략을 짜고 묵묵히 실천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나는 제3의 관찰자가 되어 나 스스로 그 방식들을 완수하도록 독려한다. 매일 마주하는 '오늘', 나에게 매일 새벽에 마주하는.. 2025. 4. 8.
다시 집중할수 있도록... 최근에 무척 공연과 영화에 빠져 살았다. 어쩌다 한 번 보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영화와 공연을 합쳐 두 편 이상을 본다. 누군가에겐 적당한 관람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영화와 달리 공연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의 분량이 있고, 읽어야 할 책이 있고, 건강을 위해 챙겨야 하는 식사와 운동의 분량도 적지 않기에 이런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나의 시간은 쫓겨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영화 보는 것이 좋고, 공연 보는 것이 좋으니, 적절히 조절하며 봐야겠지.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집중의 문제일거다.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하다가 문득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 인터넷 검색을 하며 몇 십 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런 시간만 줄여도 공부할 시간은 충분히 나올 텐데... 나 스스로에게 .. 2025. 4. 5.
마음의 기술 - 안 엘렌 클레르, 뱅상 트리부 - 내 마음을 내가 어쩌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슬픔을 가누지 못했고, 화를 참지 못했고, 분함을 억누르지 못했고, 시도 때도 없이 치솟는 짜증으로 힘껏 얼굴을 찌푸렸던 나는, 환갑이 다가오는 지금의 내 이마와 미간에 깊은 주름을 남겼다. 세상 둘째라면 서러울 만큼 감수성이 풍부하다 못해 철철 넘쳐흘렀던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의 나에게, 좋은 일보다는 화나는 일이 더 많았다고 생각되었던 그 시절에, 사실 돌아보면 참 좋은 시절이었던 그때에, 나는 내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내 감정을 감당 못해 파르르 떨고, 온몸으로 팔짝팔짝 뛰었으며, 손에 잡히는 작은 물건(감히 큰 물건은 건드리지 못했음은 아마도 무서운 아빠의 불호령 탓, 스스로의 소심함이었으리라)을 부서뜨리거나 던져버리기까지 했다. 이런 나의 모습은.. 2025. 4. 4.
수련 12 - 침묵(沈默) 침묵(沈默) : 넘볼 수 없는 권위  사람은 '그 사람이 말하는 그것'이다. 나는 누군가 말을 준비하는 모습과 말하는 태도를 통해 그 삶의 진면목을 본다. 말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의 생각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사람은 생각하지 않은 것을 말할 수 없다. 그러니 그 사람의 말은 곧 그 사람의 생각이다.생각과 말은 또한 그 사람의 행동으로 자연스레 표출된다. 행동은 그 사람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는 한 바뀌지 않는다. 한 사람의 생각과 말을 통해 표출된 행동이 반복되어 굳어진 것을 습관이라고 한다. '언어의 한계가 그 사람의 한계'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동의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은 심지가 굳고 속이 깊음에도 말이 어눌하거나 말을 잘 못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겐 너무 억울한 표현.. 2025. 3. 22.
수련 11 - 이주(移住) 이주(移住) : 더 나은 자신을 위한 모험     7년 전부터, 하루가 나의 인생의 전부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2011년이 곧 나의 삶의 원년이다. 그때 나는 이전의 삶을 아낌없이 버렸다. 그리고 그 비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나의 존재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100세 시대에 돌입한 오늘날, 2011년은 내가 50세가 된 해이므로 인생의 한가운데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소름이 돋았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내 나이 50이 되던 해, 그러니까 2019년에 암수술을 하면서 '새로운 나'로 재탄생했다 생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이주'의 삶이었다. 술과 방황으로 어지러웠던 이전의 삶을 떨치고 나오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건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았.. 2025.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