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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나를 돌아본 시간

by 짱2 2019. 11. 25.

지난 토요일, 일요일은 지인들을 만났다.

토요일에 모임 하나, 일요일에 모임 둘.

즐겁게 수다 떨고, 맛난 거 먹고, 바람도 쏘이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 이상하게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내가 아플 때 크고, 작게 응원해준 사람들이고, 그것이 고마워 내 돈을 들여 밥을 즐거운 마음으로 밥을 샀는데, 무엇이 이런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것일까?

 

우선, 지금 많이 피곤하다.

사람들과의 약속을 무리하게 했다는 걸 깨닫는다.

올해가 가기전에, 바쁜 12월이 오기 전에 해치우듯이 만나는 이런 만남은 앞으로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되어서 만나게 되면 만나는 것이지, 숙제하듯이 해야 할 일은 아닌 것이다.

연말이라고 몰아서 하니, 사람 귀한 생각보다는 일의 한 부분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몸도 피곤해지고, 정신적으로도 피곤하다.

 

이틀의 만남 후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남'이라는 것이다.

내 맘을 다 줄 수도 없고, 주어서도 안되고, 

그들도 나에게 그들의 마음을 다 줄 수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나는 동안 즐거우면 그만인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모두 각자의 삶으로 바쁘기 때문이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딱 그만큼만, 딱 거기까지만 마음을 주고받으면 되는 존재인 것이다.

나는 늘 내 마음을 흠뻑 주고 스스로 상처를 받는다.

어쩌면 나도 내 마음이 갈 때만 흠뻑 사랑에 빠지고, 바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그들을 내려놓았는지도 모르는데, 그들이 언제나 나를 마음에 품고, 내 생각으로 가득 찰 거라는 그 어리석은 생각을 왜 내려놓지 못하는가!

내가 그들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거나, 역으로 그들이 나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우린 모두 '남'이기 때문에 이만큼밖에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비슷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이틀 동안 느낀 감정중의 하나는 내 마음이 그들 마음에 진심으로 닿지 않는 느낌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내 마음에 진심으로 와 닿지 않는 것도 느꼈다.

이 또한 각자가 자신만의 마음이 있고, 그 마음 안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이 든 것에는 나의 밴댕이 속 같은 여유롭지 못한 마음가짐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상대의 말이 조금만 나에게 거슬려도 참을 수 없는,

내가 바라는 반응이 아닐 때 참지 못하는... 

죽음을 생각했던 지난날, 그 어두웠던 터널을 지나오면서 느꼈던 '덤'같은 내 인생을 생각하며,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한없는 고마움으로 그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겠다던 마음다짐은 어디로 간 걸까?

 

멀어도 아직 한참 멀은 나 자신에게 실망한 이틀..

허전함으로 가득한 오늘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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