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일기를 쓰는 것이 어느 날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노트에 일기를 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했다.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쓰는것이 아니라면 굳이 이렇게 공개 블로그에 일기를 써야 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왜 비공개로 돌리지도 않는 것인지, 나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지인들이 알려달라고 해도 쑥쓰러워서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아무런 제재없이, 거리낌 없이 내가 쓰고 싶은 것을 모두 쓸 수 있는 공간 이어야 하는데, 혹시 남이 볼 거라는 생각에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럽고, 편안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다면 난 왜 이렇게 이곳에다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일까?
재미있을거 같았고, 희망에 차 있던 처음 일기를 쓰던 그 마음은 어디로 간 걸까?
모르겠다. 애써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다시 종이 일기장을 펼치게 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더 편한 것은 사실이니까.
며칠 동안 블로그 방문수를 보면서 조금은 신경을 쓰고 있는 나를 보았고,
내 글이 읽히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 나를 느꼈고,
일기를 쓰지 않는 날이 길어지면 왠지 불안해하는 나도 알게 되었다.
아~ 이러면 안 된다.
난 편안하게 일기를 쓰고 싶었던 것뿐.
누가 보던, 안 보던 신경 쓰지 말기로 하자.
그리고 따로 만들어놓았던 폴더의 글들도 이곳에 모두 모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단순한 일기장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모든 기록을 한 곳으로 모으기로 말이다.
카테고리가 있으니, 적절히 구분해서 모아놓으면 나중에 나만의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다.
나에게 이 공간이 무엇인지, 정체성을 찾는 것은 나중에 해도 될 일이다.
우선 내가 글을 쓰고 싶을 때 쓰면 되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그 의미는 저절로 찾아질 것이다.
지금 즐거우면 되고, 할 것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
재미와 돈.
누군가의 선택의 기준인 이 둘을 배우기로 했었지 않은가!
내 마음을 끄적일 공간이 있다는 이 재미를 누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