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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두서없이...

by 짱2 2019. 11. 22.

암 수술 후 10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정말 힘든 시간을 지나왔다.

수술한 부위의 통증은 하루가 지나면서 조금씩 회복이 되었지만, 음식을 섭취하면서 느끼게 되는 복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하루 종일 복통을 동반한 설사를 30번도 넘게 하며, 눈물, 콧물 흘리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면 끔찍하다.

지금도 눈물이 날 정도이니...

항암은 또 어떤까!

엄청난 구토와 오심, 손, 발 저림, 설사로 몸은 한없이 야위어갔다.

초등학생 몸무게인 34킬로그램까지 뚝~ 떨어진 나의 몸무게.

툭툭 불거져나온 앙상한 뼈.

할머니의 쪼그라진 가슴처럼 갈비뼈에 살을 묻어버린 가슴.

여자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몇십 년 후 늙어있을 내 모습을 미리 보는 것 같았다.

평소 예쁘다는 소리도 듣고, 멋쟁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패션 감각도 있는 나인데,

할머니가 되어버린 내 모습엔 아무것도 어울리지 않았다.

슬픔으로 눈물이라도 흐르려고 하면 눈알이 터져 나올듯 눈 주변이 아팠고, 그 통증에 눈물조차 흘리기 힘든 내가 너무 가여웠다.

 

지나고 나니, 내가 어떻게 그런 힘든 시간을 견뎌냈는지... 참으로 대견하다.

난 참 강한 사람이었구나...

체격이 크고, 힘이 세고, 튼튼한 체력도 아닌데, 육체적인 고통도 묵묵히 견뎌내고, 정신적인 아픔도 이토록 잘 이겨낸 걸 보면, 나의 엄마가 나를 참 잘 나아주시고, 잘 길러주셨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결혼할 때까지 건강한 음식으로 내 몸을 건강하게 길러주시고, 쉽게 좌절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설 수 있는 정신적인 강인함도 길러주셨음을 깨닫는다.

 

항암을 하는 동안, 엄마가 아프실까봐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지금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나보다 연로한 엄마.

내 걱정으로, 나를 보살피느라 행여 엄마가 쓰러지시면 어쩌나 늘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도 엄마는 크게 아프시지 않고 나와 함께 여기까지 왔다.

 

이번 검사결과로 내가 다 나은 것은 아니다.

6개월마다 검사를 해야하고, 늘 그 결과를 노심초사하며 지켜봐야 한다.

좋은 결과를 듣기 위해서 즉, 더 건강해지기 위해서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것들이 많다.

바로 올바른 식습관이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기보다는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가자.

현미밥 먹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요즘은 집에 와서 밥을 먹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대신 학원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서, 충분히 배부르게 먹고, 집에 와서는 씻고 바로 자는 습관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렇게 조금씩 노력하며 살면 건강한 생활습관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것이고, 남편도 같이 건강해지리라 믿는다.

 

힘든 시간 잘 견뎠고, 대견하다.

내 곁에서 나에게 힘을 준 엄마와 남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더 열심히 살아내고, 당신들을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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