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도서관에 갔다. 의정부 정보도서관
우리 집에서 경전철을 타고, 세정거장만 가면 된다.
물론 내려서 내 걸음으로 10분 거리.
지난번에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 다섯 권과 나의 영어공부책을 가방 두 개에 나누어 어깨에 메고, 손에 들고 갔는데 어찌나 힘이 드는지, 이번에는 133번 경기버스를 타고 갔다.
이 버스를 타면 조금만 걸으면 된다.
이번에 반납할 책은 세권.
도서관에 도착해 학습실에 자리를 잡고, 영어공부 교재를 꺼내놓은 뒤, 2층의 도서 열람실로 갔다.
대출한 책만 반납하려 했는데..
웬 책 욕심은 많은지 또다시 2권을 대출했다. 다섯 권이 아니길 다행이지.
책을 대출하지 않으려 한 이유는 yes 24와 밀리의 서재에서 e-book 몇 권을 샀기 때문이다.
yes 24는 문화상품권이 있어서 어떻게 구입하는지 알아보려고 한 권을 주문했고,
밀리의 서재는 한 달간 무료여서 한 번 경험해보려 가입했다.
처음으로 e-book을 주문했는데... 나는 아직까지 익숙하지가 않다.
종이책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탓인가 보다.
아무튼 책 두 권을 대출한 후, 학습실의 내 자리로 가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에어컨이 얼마나 빵빵하게 나오는지 혹시 몰라 준비해 간 겨울용 숄 두 개가 무색했다.
어깨와 다리에 둘렀는데도 어찌나 추운지 나중에는 밖의 벤치로 나가 햇볕이 내리쬐는 자리에 자리 잡고 앉아있었다.
내 몸은 이미 항암약 젤로다로 인해 평소의 나보다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엄청 저리다.
그러니 빵빵하게 나오는 도서관의 에어컨을 견딜 수가 없었다.
또한 지하 식당에서 어묵 가락국수를 시켰는데...
추위에만 민감한 것이 아니라 냄새에도 민감한 나에게 어묵의 시큼한 맛이 살짝 느껴졌다.
약간 상해가려는 어묵을 넣은 것이다.
그래도 식당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락국수만 몇 젓가락 먹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설사대마왕을 맞이해야 했다. 늘 그렇듯이......
추위과 설사대마왕으로 급작스럽게 다운되는 나의 컨디션.
아~ 나는 이제 더 이상 도서관에서 공부하면 안 된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건강할 때는 아침부터 나와 저녁까지 공부하곤 했는데, 이젠 먹는 것도 불편하고, 설사대마왕도 만나야 하고, 게다가 딱딱한 도서관 의자에서 하루 종일 견디는 것은 무리이다.
공부 조금 하고, 점심 먹고, 산책 조금 한 것이 전부인데, 가방을 챙겨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버스를 타고 다시 집으로 와서 뻗어버렸다.
평소 몸무게의 12킬로그램이 빠졌으니, 매 끼니마다 남이 먹는 양의 반의 반도 못 먹으니. 나의 체력은 그야말로 바닥일 수밖에 없다.
이런 체력으로 무슨 도서관......
이제는 저녁에 남편이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책이나 빌리러 가야 하겠다.
의정부 정보 도서관의 학습실...... 몇 달 후 항암 끝나고 조금 더 건강해지면 그때 가서 열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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