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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음주의 유혹... 그 끝은..

by 짱2 2019. 6. 11.

공부, 책읽기... 이건 나의 취미이자 일상 생활이다.

다만 중증 환자가 되기 전엔 이런 이상적인 일상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진정한 일상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나의 음주습관이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9시..

정말 치맥을 부르는 시간이었다.

치맥이 당기지 않는 날은 맛난 음식을 찾아 집 주변의 맛집을 탐방했고,

그것도 귀찮으면 간단한 안주를 사거나 만들어서 집에서 TV보며 음주를 즐겼다.

나는 맥주 킬러, 나의 남편은 소주파~~

우리집 김치 냉장고의 맥주와 소주는 떨어지기가 무섭게 채워졌고,

그 채워짐은 곧 비워짐으로 이어졌다.

 

이러다보니.. 남편과 나는 일주일이면 5일 이상을 집에서든, 밖에서든, 둘이서든, 각자든.. 음주에 찌들어 살았다.

아침이면 6시 기상해서 출근하는 남편을 보지도 못하고, 잠에 취해 있었고,

출근 시간이 늦은 나는 10시, 11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 씻고, 준비하고, 출근을 했다.

 

살다보면 이런 생활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남편과 덜 마시자고 약속하고 줄여보지만, 그래봐야 일주일에 3일정도..

그래도 그게 어디냐~~
술 마시지 않는 날은 책도 읽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어공부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주문화, 독서, 영어공부..

이런것들이 뒤죽박죽이 되어 때로는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그 실망감은 우울증을 동행해 나를 더욱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했다.

이렇게 사는것이 옳은가?

왜 음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걸까?

이러다 어디 아프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흠...

드디어 그러다 어디 아프게 되었다.

위암과 대장암을 함께 동시다발로 얻었다.

아마도 하느님께서 예쁘게 살라고 예쁘게 만들어 내려보내주시고, 고운 남편과, 착한 아들도 곁에 두게 해주셨는데..

함부로 망가뜨리며 사는 내 모습에 몹시 격노하신듯하다.

이놈~~ 어디한번 당해봐라~

건강한 몸과 맘이 얼마나 중요한데, 너는 그것을 아직 보지 못하고, 업신여기고 있구나~

 

매를 맞았다. 

몹시 아프게, 아주 여러번 매를 맞았다.

그럴때마다 깨달았다.

내 삶을 바르게 다루지 못한 나의 죄를.. 

그리고 용서해주신다면 앞으로는 정말 아름답게 내 몸과 맘을 만들어 나갈거라고.

하느님 보시기에 흡족하게, 가족들 더이상 아프지 않게...

 

내가 좋아하는 독서와 영어공부를 압도하던 음주의 유혹은 이제 더이상 내 주변에 머물지 않는다.

마음 편히 좋아하는것을 즐기면 된다.

1년간의 휴직기도 얻었으니.. 나는 앞으로 7개월의 긴 휴가도 아직 남아있다.

주말이면 남편과 휴양림도 다녀오고, 이곳저곳 여행도 다니고 있다.

몸도 만들고, 책도 많이 읽고, 즐겁게 공부도 하는 짱이의 모습으로 이 멋진 세상을 멋지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