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는 새벽 3시에 또는 4시에 시작된다. 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김유진 변호사의 유튜브를 보기 전에 나는 이미 새벽형 인간이 되었다. 암환자가 된 후, 그토록 좋아하던 술을 끊었고, 술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알코올에 찌들어 보내던 시간을 오로지 나만의 시간으로 승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유튜브를 통해 새벽을 멋지게 살아내는 저자의 모습에 나의 모습을 투영하며 내가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저자는 유명해졌고, TV에도 나왔지만, 나는 나만의 공간에서 조금씩 성장했다. 내가 뭘 잘하고 있는지, 뭐가 부족한지, 김유진 변호사의 유튜브뿐만이 아니라 다른 유튜버의 영상도 보고, 새벽형 인간과 관련된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달라졌고, 지금은 어떤 일에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내가 무언가를 더 하기 위해서 4시 30분에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에게 새벽은 극한으로 치닫는 시간이 아니라 잠시 충전하는 휴식 시간이다. 즉, 새벽 기상은 그 자체로 열심히 사는 방법이라기보다 계속 열심히 살기 위한 수단이다. 너무 힘들고 지칠 때 고요한 새벽에 따듯한 차를 마시며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에너지가 채워진다. 불안하고 우울할 때도 마찬가지로 이른 아침 나만의 시간을 통해 안정감을 찾는다.
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머리와 마음이 무엇을 느끼는지가 휴식의 질을 좌우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잠깐이라도 진정한 여유를 경험해보면 일상에서도 복잡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빈틈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머릿속을 비우고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것만큼 진정한 휴식은 없다.
저자의 말처럼 새벽은 투쟁의 시간이 아니다. 악다구니하며 치열하게 나를 소진하는 시간이 아니다. 진정한 휴식을 취하고, 나를 돌아보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안정을 취하는 시간이다. 새벽에 이런 시간을 갖은 후, 아침을 여는 기분은 이 시간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다.
나는 새벽을 '내가 주도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 밖의 시간은 '운명에 맡기는 시간'이라 표현한다.
저자의 이 말은 새벽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라는 의미이다. 낮시간, 혹은 밤시간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누군가에 의해 간섭을 받게 되는 시간이다. 그러나 새벽시간은 아무도 나를 터치하지 못한다.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다. 계획을 변경한다면 그건 나의 의지에 의한 변경이지, 남에 의한 변경은 아니다. 새벽시간에 할당된 계획은 어김없이 실천이 되고, 이 실천은 무언가 성취를 이뤄내고, 이 성취는 하나둘씩 쌓여 나의 자존감도 높여준다. 지금 나의 자존감은 하늘을 찌르는 수준이 되었다. ㅎㅎ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한건 아니다. 하루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활용해 조금씩 삶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규칙적인 일상 곳곳에 특별한 이벤트를 채워 넣었더니 하루가 달라졌고 그 안에서 설렘과 즐거움을 찾았다. 새벽 기상은 나에게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불어넣었다. 나에 대해 곱씹어보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보완하고 싶어진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과감하게 시도할 용기도 생겼다.
만약 딱히 좋아하는게 없다면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생소한 분야에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만 그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는 새벽에 평소 선호하지 않았던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본다. 딱히 좋아하거나 잘하지 않아도 내가 새롭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또 다른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나 또한 그랬다. 새벽에 일찍 일어났다고 해서 한꺼번에 나의 모든 새벽 루틴을 만들어낸 건 아니다. 좋은 유튜브를 통해, 책을 통해, 어떤 멋진 말을 통해 깨달음이 있은 후, 나에게 적용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고, 현재 내가 매일 하고 있는 루틴에 그 욕심을 스며들게 했다. 적용해보고, 수정하고, 아니다 싶으면 내려놓는 과정을 거쳐 현재의 루틴을 만들었고, 이 루틴도 언제든지 변경 가능이다. 나를 더 멋진 시간으로 안내할 무언가가 있다면 언제든지 추가, 삭제, 변경 가능이다.
우리는 잔잔한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곤 한다. 실제로 시간이나 에너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에 여유 공간이 없어서 늘 바쁜 것이다. 이럴 땐 마인드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미니멀리즘은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주의로 흔히 알려져 있다. 공간을 정리하는 것처럼 마음에도 미니멀리즘을 적용할 수 있다.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관계는 물론, 마음의 상처, 머릿속의 일, 어깨에 멘 짐까지 내려놓고 버리고 정리해 마음의 여유를 찾으면 큰 도움이 된다.
마인드 미니멀리즘으로 내면이 튼튼해지면서 내 주변은 자연스럽게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로 구성됐다. 나에게 상처를 주거나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과 거리를 두니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들만 남았고,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새롭게 맺고 있다. 그러자 놀랍게도 인간관계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시간과 에너지의 불필요한 소비가 나에게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다보니, 모임도 많고, 크고 작은 만남도 많았다. 그리고 그 만남 속에서 상처도 많이 받는다. 이런 과정의 반복은 일상의 시간 부족과 나의 에너지 소모가 뒤따랐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부질없는 만남이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허공으로 사라지고 말 쓸데없는 이야기들, 밥값, 커피값으로 소모되는 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귀중한 시간의 버려짐.... 나는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잘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을 하나 둘 내려놓았다. 마음 한켠이 불편했지만, 그건 치러야 할 통과의례였다. 그들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낼 생각이 이젠 전혀 없고, 그들이 내게 연락을 취했을 때만 간단히 답변하고 만다. 그들과의 인연이 여기까지라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현재 나에게 이런 인연인 사람들은 이미 나에게 많은 상처를 준 사람들이고, 나의 에너지를 갉아먹은 사람들이다.
좋은 인연이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인연이지만, 자주 만나지 않으려는 지인들이 있다. 그동안 두번, 세 번 봤었다면, 이젠 한 번으로 만남을 줄여갈 생각이다. 내가 자주 만나지 않는다고 그들과의 인연이 끊어질 리도 없거니와 열심히 사는 나를 응원해줄 거라 믿는다.
학원쌤들과의 만남, 영어학원 동기들과의 만남, 사복과 학생들과의 만남은 이제 없을듯하다. 샌드위치 모임, 명품계 모임은 횟수를 크게 줄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만나는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사람들과의 만남의 미니멀리즘이 필요한 시간이 되었고, 과감한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3년에 걸친 새벽형 인간으로의 삶은 이미 내 삶을 확~ 바꾸어놓았다. 이 시간 동안 공부도 많이 했고, 책도 많이 읽었고, 마인드도 많이 바뀌었다. 나는 지금 새로운 직업을 향해 날갯짓을 시작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자잘한 것들은 과감히 내려놓으며 멋지게 날개를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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