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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공부, 다 해낼 수 있다.

by 짱2 2022. 9. 8.

MKYU에서 ESG 수업과 드로잉 수업을 신청했다. 과감하게 결정했다. 영어원서읽기는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내려놓았는데, 이 두 수업은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그 이유는 ESG는 자격증이고, 미래에는 환경과 관련된 것이 중요하기에 들어두면 좋을 거라는 생각에서 질렀고, 드로잉은 캘리 강좌를 오프 대신에 온라인으로 할 마음을 굳혔기 때문이다. 오며 가며 들어가는 시간, 또 외출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간, 외출 후에 몰려오는 피곤함으로 낮잠을 자야 하는 시간을 따지면 오롯이 하루가 다 가버린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느니, 집에서 온라인으로 공부하고, 새로운 분야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사실, 내가 이런 공부를 모두 해낼 수 있을만큼 한가롭지 않은데, 현재 하고 있는 것들로도 충분히 버거운데, 어쩌려고 질러버렸을까? 아마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겠지. 새벽에 일어나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5시까지 거의 10시간이 나의 시간이다(오전 두 시간은 아침식사 준비와 청소로 보낸다). 점심식사와 낮잠 자는 시간을 빼도 하루 8시간이다. 다른 이들이 직장에서 근무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겠는가! 

 

추석이 있는 다음주까지 과제를 끝낼 생각이고, 과제가 끝나면 부모님과 제주도에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 온전히 공부할 시간이다. 되도록이면 약속도 잡지 않을 생각이고, 신나게 공부만 할 거다. 사실, 공부만 한다고 생각하면 신난다. 그 공부가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지, 들어오지 않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공부하는 시간이 즐겁다. 오히려 사람들을 만나러 나가는 시간이 싫다. 

 

예전에 보았던 황농문 교수의 유튜브를 다시 한번 보았다. 책도 읽었었고, 유튜브도 보았던 것인데, 유튜브는 전혀 기억나지 않고, 책은 크게 와닿지 않았던 생각이 났다. 그런데 다시한번 유튜브를 찬찬히 들어보니, 황농문 교수는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 고민의 시간을 갖으라고 이야기한다. 깊이 고민하고, 사색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면, 그리고 이런 작은 성공들이 모이면, 자신감이 생기고, 몰입도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이 이야기가 예전엔 와닿지 않아서 유튜브 내용도 머리에 남지 않았고, 책의 내용도 이해되지 않았었나 보다. 이 내용이 내게 이제서야 깊이 와닿는 것은, 내가 최근에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 때문이다. 사회복지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한다고 했음에도 머리에 남지 않았다. 암기는 막바지에 해야지 마음먹었고, 노트 정리도 시험이 한 달 정도 남았을 때 하려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에 줄을 그으며 공부를 했고, 어느 정도 머릿속에 들어왔다고 생각을 했는데, 기출문제를 풀 때 보니,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았다. 공부한 그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막바지 한 달 전에 하려 했던 노트 정리를 미리 해보았다. 손으로 일일이 쓰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러나 생각을 하고, 요점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고민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머리에 남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고, 손으로 쓰느라 걸리는 시간이 그저 읽느라 허비한 시간보다 훨씬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하게 공부하면서 나만의 것으로 정리할 생각이다. 아직도 몇 개월이나 남았는데, 잊어버리면 어떡하나 생각했지만, 계속 문제를 풀어볼 것이라, 자주 들춰보게 될 거고, 부족한 것을 더 첨삭하면서 내 머릿속에 더욱 꼭꼭 들어찰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황농문 교수의 제자들이 공부가 즐겁다고 하면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다는 이메일을 읽을때 관람석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웃었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하면 그 느낌 아니까... ㅎㅎ 나도 그렇다. 사람들이 만나자고, 나오라고 해도 싫다. 공부가 더 재미있다. 어쩌면 나는 혼자 고민하고, 사색하고, 열공하면서, 작은 성공을 맛보았고(합격, 성적 향상 등), 그러면서 공부의 즐거움을 더욱 풍성히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그저 책에 줄을 그으며 읽었던 시간은 전혀 몰입이 되지 않은 공부였기에 머리에 남는것이 없었고, 나만의 노트를 만들며 공부한 시간은 몰입이 되었기에, 공부하는 시간에도 졸음이 오지 않았고, 기억에도 더 오래 남는 것이다. 남들이 보면 좀 무모한 공부라고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공부엔 왕도가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즐겁고, 내 기억에 오래 남는 방법이 찐 공부방법이지 않겠는가!

 

많은 것을 벌려 놓았다. 이것을 끝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 말고, 주어진대로 해보자. 해낼 수 있을 거다. 왜냐하면 나는 작은 성공들을 수없이 했고, 그렇기에 무엇인가를 도전하고, 성공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고, 자신감은 넘치기 때문이다. 6개월... 찐하게 공부해보자. 욕심 내보자. '사람이 먼저다'가 아니라 '공부가 먼저다'. 물론, 가족이 먼저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