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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기대되는 내년

by 짱2 2023. 12. 9.

동영상을 보다가 영어 관련 책 추천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중에 두 권이 마음에 들어, 구입할 가치가 있을만한 책일지 확인하고자, 한 권은 밀리의 서재에서 다운로드하여서 보고, 한 권은 도서관에서 대출해 보았다. 자세하게 읽을 수도 없는 책이었지만, 독파하고자 빌린 것도 아니었기에 대충 훑어보고, 바로 구입할 마음을 먹었고, yes24에서 구입했다. 두 권의 가격이 할인된 가격이어도 35000원이니 결코 가볍지 않은 가격의 책이었음에도 내 마음이 쉬이 열렸다. 빨리 읽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마무리 지어야 할 책들이 많아서 우선 읽어야 할 책들을 읽고, 바로 오늘에서야 그중의 한 권을 펼쳤다. 얼마나 가슴 설레는지...

 

 

바로 이것이었다. 책을 사고, 그 책을 읽기 전부터 가슴 설레는 이 마음. 영어공부가 좋아서 영어공부할 책을 구입하고, 마음 설레며 책을 펼치고, 이 책을 다 읽은 후, 부쩍 성장한 나의 영어실력을 꿈꾸는 그것! 나는 이런 사람인 것이다. 

 

내년 한 해는 유학 갔다 생각하고 공부하겠노라고 한 모임에서 이야기를 했다. 공부하겠다는 나에게 한 지인은 이렇게 말을 했다. 이제 영어공부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고. 난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겐 더 이상 해 줄 말이 없다. 하물며 자신도 늘 책을 읽고 성장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런 말을 하는 이유는 뭘까? 난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 이해할 수 없기에. 공부에 끝이 있을까? 특히 나의 직업과 관련한 공부를 하겠다는데, 그만해도 되냐고? 직업과 관련이 없어도 취미로 외국어를 공부하며 치매도 예방하고, 배낭여행도 꿈꾸는 어르신도 있는 판국에, 왜 공부하느냐고 반문을 하다니. 난 정말 그 마음을 읽어낼 수가 없다. 책만 봐도 가슴 설레는 이 마음을 그 사람이 어찌 알랴!! 아이들에게 정확하고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원어민과 유창한 영어를 할 수 있는 영어선생님이 되고 싶은 게 잘못인 듯 말하는 그의 마음을 난 알 수 없다. 내 영어실력이 얼마쯤인지 알 수 없어서 한 말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말할 수 없지 않을까? 

 

한 모임에서 내년 한 해는 유학 갔다고 생각해 달라고 말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내년에는 정말로 유학 갔다고 생각하고 영어공부에 몰입할 생각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 이유는, 그들과의 만남을 좀 내려놓기 위함이다. 한 달에 한 번이었던 모임을, 각자의 사정으로 두 달에 한 번으로 정해 주기적으로 만나왔지만, 난 사실 그들과의 모임이 만족스럽지 않다. 네 사람이 만나다 보니, 부질없는 몇 마디 말의 나열에 불과한 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허무했다. 나와 결이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 시간낭비로 여겨지고, 그들의 말을 듣는 것조차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그들의 언어도 마음에 들지 않고, 그들의 말투도 듣기 싫었다. 이런 모임을 더 이상 이어가고 싶지는 않았으나, 함께 해 온 세월이 어느덧 15년. 이젠 종지부를 찍을 사이는 넘어섰기에, 만나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 내가 그들을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겨우 석 달에 한 번 보자는 것. 처음에 그들은 마땅찮아 했으나, 내가 내년 한 해만 그렇게 해달라고, 내가 유학 갔다고 생각해 달라 했다. 하지만 나의 또 다른 속셈은 내년 한 해 그렇게 해 보고, 내 마음이 계속 그것을 원하면 그 후에도 계속 그 정도의 만남을 유지할 생각이고, 다시 그들과의 만남이 소중해지면 원상복귀 시킬 생각이다. 

 

물론 내가 그들과의 만남만을 줄일 생각을 한 건 아니다. 내년 한 해는 모든 만남을 자제할 생각이다. 사람들이 내게 만나자고 연락하면 유학 중이라고 말할 생각이다. 그들은 깜짝 놀랄 것이다. 웬 유학??? 그러면 나는 말할 것이다. 방콕으로 유학 왔고, 그곳에서 열공 중이니, 내가 보고 싶어도 참아달라고. 유학 끝나면 돌아갈 테니 그때 보자고. 

 

첫 번째 이유인 바로 그것! 나는 내년 한 해를 나의 영어실력의 확장판이 되는 한 해로 만들 생각이다. 두 권의 책 암기, 두 권의 책 완독, 수능 관련 문제집 두 권 이상 풀기, 가을학기에는 영어회화 학원 등록 또는 AI로 공부 또는 화상영어 시작. 이 모든 계획을 실천하고, 내 영어실력을 키워갈 것이다. 

 

이렇게 멋지지만 쉽지 않을 계획을 세웠으니, 내가 사람들을 만날 시간이 나겠는가!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뭘 그리 독하게 공부하느냐고. 대충 하면 될 일을. 아니다. 나는 건강한 사람이 아니기에 공부와 사교를 다 누릴 체력이 되지 않는다. 가정과 일, 그리고 공부라는 세 가지 틀을 유지하기에도 벅찬 건강이다. 게다가 나라는 사람이 독서를 내려놓겠는가? 암경험자이니 운동도 해야 하는데, 사람들 만나 수다 떨며 허무하게 시간을 보내느니, 동네 뒷산을 한 번 올라갔다 오는 게 더 현명하리라. 

 

말이 나온 김에 내 삶의 중요한 가치, 내가 추구할 분야(?)를 나열한다면, 건강과 관련된 식사, 수면, 운동, 내면의 평안과 성장을 위한 독서, 사색, 음악, 미래의 꿈을 위한 영어공부, 사회적 기여인 봉사,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가정과 일, 이렇게 다섯 갈래, 열개다. 그동안 내 삶의 결이 이러했고, 앞으로는 더욱 현명하게, 더욱 단단하게 내 삶을 만들어갈 것이다. 단단해지려니, 마음을 좀 더 단단하게 다지고, 체력도 좀 더 키워야만 하리라. 건강한 음식을 장만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할 시간도 필요하고, 운동할 시간도 필요하다. 가족과 함께 할 시간도 아낄 수 없고, 공부하고 독서할 시간도 양보할 수 없다. 나를 진정시키고 안정시켜 줄 사색의 시간 또한 필수적이다. 봉사는 아직 보류다. 조금만 더 기다려다오~~ 이러하니 내가 나와 결도 맞지 않는 사람들과 시간 낭비할 여력이 있겠는가! 나는 돈보다도 시간이 아까워서 미칠 지경이다. 

 

이렇게 내가 해야 할 것들을 나열하고 보니, 유튜브를 보는 시간도 더욱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라디오처럼 듣기만 할 것이지, 잠들기 전 멍 때리듯 보는 시간은 1초도 내지 말자. 

 

내년은, 정말 기대되고 설레는 한 해다. 안다. 그만큼 힘들 거라는 것을. 하지만 또 안다. 내가 힘든 만큼 나는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난 성장한다. 그리고 그 결실은 나만의 영어학원을 차리는 것. 쉼과 보호와 배움을 아우르는 공간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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