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질문을 통해서만 성장한다>
고달프고 덧없는 인생이 쳇바퀴처럼 돌아간다.
날마다 우리는 질문한다.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간은 질문을 통해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 그 속에서 얻어지는 의미와 가치를 추구한다.
철학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와 그 이유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그전에 궁극적인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묻고 답을 내리는 모든 행위가 철학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몇 줄의 글을 써넣는 노트가 늘 침대에 있다. 노곤한 몸을 침대에 완전히 파묻기 전에 늘 손글씨로 몇 자 적는다. 기분을 적기도 하고, 하루를 그대로 옮겨 놓기도 한다. 얼마 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내가 다음날을 얼마나 설레며 기다리는지 그리고 새벽에 눈뜰 때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몸을 일으키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아무리 피곤했던 하루였을지라도 몇 시간 자고 일어나면 100% 충전된 듯이 느껴지는 나의 육체. (물론 약한 체력 탓에 오전이면 벌써 졸음이 몰려오지만... 또 그래서 더욱 고마운...) 잠들기 전부터 기대되는 다음날의 공부 분량, 즐거운 약속, 맛있는 음식... 하루를 가득 채울 나만의 루틴, 나만의 일정이 설렘으로 가득하다니... 행복한 삶이구나! 감사한 삶이구나!
'그런데 왜 이렇게 덧없게 느껴지지? 이렇게 그냥 이런 감정으로 살면 되는건가? 영어공부 열심히 해서 뭐 할 거지? 누가 다시 나를 고용할까? 재능기부라도 하면 될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 지금 이렇게 행복하면 된 건가? 더 나이 먹고 지금도 성치 않은 이 몸이 더 아파지면 그땐 내가 생각하는 단식자연사를 선택하면 되는 건가? 행복한데 왜 슬프지? 이건 슬픈 게 아니라 외로움 같은 고독에서 오는 느낌인 거야. 스스로 선택했으니까. 고독한 삶, 아직 멀었지만 철학자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잖아.'
위대한 철학자 쇼펜하우어도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스스로 답을 찾는 철학의 삶을 살았나보다. 위로가 된다. 물론 그가 생각한 것들, 그가 쓴 글들은 나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거인의 그것이겠지만, 그 또한 현실에서 많이 고뇌하고 흔들렸으리라.
얼마 전에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라는 책의 출판기념회에 다녀왔었다. 그는 말했다. '질문하라!' 환갑이 다 된 지금도 나는 늘 question mark를 달고 산다. 이 정도쯤 살았으면 '답'이, '적절한 또는 적당한 답'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전혀 아니다. 늘 의문투성이다.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의 근원은 질문만 있고 답은 찾지 못하는데서 오는 것이리라. 정답을 바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의문이 들고,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반복이라면 좀 더 단단해진 내가 되어갈 텐데, 의문과 질문만 있고, 답은 전혀 오리무중이다.
목표를 세웠다. 10월 14일부터 나는 영문학과 학생이 되었다. 내가 환갑이 되는 4년 후, 나만의 방식으로 해외어학연수를 갈것이다. 그야말로 '닥치go'다.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하기로 했다. 아니 아무 생각은 있다. 그리고 이 4년 동안 고전 읽기를 포함해 공연, 문화, 예술도 공부할 생각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바쁘기만 하지? 내가 무리하는 걸까? 무얼 내려놓아야 할까? 정리 안 된 살림살이처럼 혼란스럽다. 이 느낌이 참 싫다. 잠들기 전, 다음날이 설레고, 그다음 날 눈 뜨면서부터 그 하루를 살 생각에 행복한데, 오후로 접어드는 시간쯤이면 훌쩍 가버린 시간에 쫓기고, 또다시 나를 위안한다. '괜찮아. 천천히 가면 되지. 뭘 그리 서둘러. 바쁘게 가야 할 이유는 없잖아.' 또 의문과 질문만 있다.
아, 한 가지는 알겠다. 유튜브를 덜 보고, 집중해야 한다는 것! 완벽한 삶을 살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생각한 대학 4년의 시간 동안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인식하고, 덜 중요한 것은 내려놓고, 조금씩 집중해 나아가야 한다. 어수선한 정신을 가다듬자. 욕심만 내지 말고 나에게 집중하자. 그러면 내가 그토록 원하는 답을 찾아갈 준비가 될 거다.
답을 찾는 것은 퓨쳐셀프에게 잠시 미뤄둔다. 최소한 4년후의 나에게. '닥치go'를 선택한 이유다. 성장하지 못한 지금의 나에게 답을 내놓으라고 닦달을 한들 답이 나올까? 4년 동안 나에게 기회를 준다. 열심히 공부하고, 즐겁게 문화생활하고, 뜨겁게 나를 찾고, 또 평화로운 날들이 지나면 퓨쳐셀프는 답을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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