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40에 해야 할~, 50에 해야 할~, 60에 ~'와 같은 종류의 책이 많이 나온다. 내 나이도 50대이고 머지않아 60을 바라보니 이런 종류의 책을 벌써 여러 권 읽었다. 그래서인지 이제 이런 종류의 책은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또 이런 책을 읽을까? 아마도 아직 오지 않은 내 미래의 언제쯤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리라. 하지만 늘 답은 내 안에 있고, 전에 읽은 '퓨쳐셀프'가 항상 진리다.
60세는 앞으로의 시대에 새로운 '성인'입니다.
19세기까지의 '인생 40년 시대'에는 성신식을 15세에 치렀습니다. 그 후 수명이 늘어나서 '20세가 성인'이라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그렇다면 현대와 같은 '인생 100년 시대'에는 '45세가 성인'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의학이 더욱 발전해서 120세까지 수명이 연장된다면 '60세가 성인'이라고 해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환갑 파티를 '두 번째 성인식'으로 여기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성인식'을 치렀던 20세에는 성인이 되었다는 특별한 변화도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두 번째 성인식에서는 스스로를 제대로 축하해 주고 싶었습니다.
'성인식'이란 말을 내가 성인이 될 즈음 듣게 되었다. 그러나 그뿐, 나에겐 어떤 성인식도 없었다. 꽃송이 하나 받은 기억조차 없다. 그저 어른이 된다는 어렴풋한 두려움만 잠시 스쳤을뿐. 그리곤 잊혀 진 성인이라는 느낌. 그렇게 한 살, 한 살 나이 먹으며 이젠 주름을 마주한 '할줌마'가 되었구나... 저자의 말처럼 내가 120세까지 살 거 같지는 않으나 무언가 이정표가 필요한 지금의 나에게 가장 적절한 지점이 바로 60이라는 숫자, 환갑이다.
어쩌면 나는 지금 당장이 아닌, 4년후의 나에게 지금의 나를 미뤄두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미니멀한 삶도 환갑이 되면, 영어공부의 첫 번째 단추의 여밈도 환갑에... 이렇게 뭐든 환갑으로 미뤄두기만 하는 거 같았으나 늘 '퓨쳐셀프'를 생각하는 '나'라는 사람!! 현재의 나는 여전히 분주하다. 미니멀한 삶을 위해 지금도 비워내는 연습을 하고, 영어공부의 첫 번째 단추를 채우기 위해 4년 후, 나의 환갑에 맞추어 해외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있고, 그런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나에게 품격 있는 60이라니, 내가 어찌 이 책을 지나칠 수 있었을까? 그런데 좀 실망스러운 책이긴 했다. ㅠ 다만 60세의 성인식을 멋지게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사실 얼마 전에 백지연 씨가 환갑잔치 했던 것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살짝 동요가 되긴 했었는데,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에게 졸업여행 선물 겸, 환갑선물로 해외연수를 생각했었는데, 이것에 뭔가를 좀 더 추가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좀 더 생각하며 멋진 성인식을 준비해 보자.
20대에 처음 취업에 성공했을 때와 같은 출발선 위에 60세가 된 여러분이 다시금 서게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번에는 40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능력과 경험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내가 영어공부를 좀 더 하려는 이유가 있다. 사실 그저 취미로만 공부하고자 한다면 지금처럼 힘들게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나는 대학 4년의 시간을 나에게 주었다. 2011년 영문학과에 편입했던 그때처럼 다시 한번 미친 듯이 공부할 생각이다. 그때의 내가 영어강사가 될 거란 생각 전혀 없이 그저 좋아서 공부했었던 것처럼 다시 주어진 4년의 시간도 그저 좋아서, 그러나 반드시 열심히 공부할 거다. 그리고 이 공부가 어딘가로 살려지는 좋은 기회로 작용되기를,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도구로 쓰이기를 바란다. 그것이 적지만 돈벌이로 이어진다면 더 좋겠고, 그렇지 않더라도 봉사의 도구로 쓰여도 좋겠다.
3년에 한 번 정도는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질지도 모릅니다. 노후에는 그 정도의 금액을 추가로 상정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을 고려해 추정한 돈은 언제든지 의료비나 간병비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문장에서 과연 내가 이렇게 여행 다닐 수 있는 여유가 있을까 싶었으나 바로 이어지는 문장에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언제든지 의료비나 간병비로 바뀐다... 맞다. 여행을 떠나든, 병원을 드나들든 돈이 필요하다. 이만큼의 돈이 내게 준비되어 있는가? 잘 모르겠다. 늘 이 부분이 아쉽고, 두렵다. 얼마만큼을 준비해둬야 하는지, 늙으면 생각보다 돈 쓸 일이 없다고도 하고, 병원비로 그만큼 들어간다고도 하니... 쓰기 나름이겠지만, 오지 않은 늙음의 대비가 참 막연하다. 참 두렵다.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대로 3년에 한 번 정도 여행 간다 생각하는 만큼의 금액을 준비해야 하려나보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구체적일 수도 있겠다.
환갑. 지금 나는 나의 환갑에 대한 환상을 꿈꾸고 있는가? 또 그러면 어떠랴! 나의 환갑이 환상의 파티가 될지도 모를 일. 멋진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4년을 멋지게 살아내면 된다. 나의 환갑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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