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안좋을수록 더더욱 걸어야하는데..
원래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또 하지도 않았던 사람인지라
걷기 위해 집을 나서는 것이 왜 이리도 싫은지..
따사로운 햇빛이 온 구석구석을 환히 비추고,
베란다의 화초들도 온 몸을 쭉 펴고 빛을 받아들이는데,
꼼짝하기 싫어하는 나만 집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걸어야 하는데, 나에겐 운동이 필요한데...
머리로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의 귀차니즘은 절정을 향해간다.
이따가 남편 오면 같이 나가지 뭐~
에잇~ 좀 쉬면 어때~
그러다 밤이 되고, 나의 산책은 과감하게 스킵이 되어있다.
얼마전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읽었다.
걷기 예찬론자.
하루 3만보는 기본으로 걷는단다.
걷기때문에 많이 먹고, 건강을 유지하고, 바른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멋진 남자.
나도 걸어야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30분이상은 걷자.
예전엔 1시간정도 걸었지만, 지금은 많이 걷는것도 힘들고,
시도때도 없이 설사증세가 일어나 맘껏 걸을수조차 없다.
서글픈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걸어야겠다.
우리집은 근처에 멋진 산책로가 있다.
바로 중랑천.
중랑천을 따라 서울방향으로 계속 걸으면 오른쪽엔 아파트가 왼쪽엔 시골풍경처럼 산이 펼쳐진다.
봄엔 매화꽃, 목련꽃, 벚꽃, 철쭉까지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가을엔 억새가 제법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풍경에 취해 걷다보면 이런 행복이 어디 있을까 싶다.
집만 나서면 계절따라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나의 산책길.
하정우는 말한다.
비가 오든지, 눈이 오든지, 몸이 힘들든지
일단 몸을 일으키고,
다리를 뻗어 한 발만 내디뎌보라고.
이제 나도 걷는 사람, 짱이가 되어보려고 한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추우면 꽁꽁 싸매고, 나의 산책로를 향해 다리를 뻗어 보려고 한다.
멋진 풍경을 선사해주는 우리 동네 산책길을 아낌없이 눈으로 훑으며,
나의 일상을, 미래를 사색하며,
돈주고도 살수없는, 한번 잃어버릴뻔한 나의 건강을 욕심껏 취할것이다.
기다려라 나의 산책길.
올해는 너를 꽉 품어 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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