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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먹는것의 힘듦, 그러나 난 살아낼거다

by 짱2 2019. 5. 15.

매일 먹는것과의 싸움이다.

뭘 먹어야하나.. 고민이 되고,

또 혼자서 먹어야한다는 재미없음.

그리고 먹기전부터 식도에서의 니글거림.

그렇게 나의 식사는 시작된다.

 

마치 독약이 들어간 음식을 먹듯이 억지로 조금씩 입에 넣어 꾹꾹 씹어먹어본다.

아무렇지 않게 위로 들어가주면 반갑다.

그런데 대부분은 식도에서 거부반응을 보인다.

니글거림, 그만 먹고 싶다.

하지만 먹어야한다는 신념으로 몇입 더 먹어본다.

잘 안넘어가면 억지로 삼킨 후 물을 마셔본다.

 

물도 문제다.

어떤 물도 맛이 없다.

생수는 물론이거니와 청량음료, 보리차, 옥수수차등 온갖 종류의 차종류가 다 입에 맞지 않는다.

슈퍼에서 판매하는 옥수수수염차, 17차외 등등 모두 마셔봤지만 다 맛이없다.

맛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구토가 올라온다.

결국은 가장 맛없지만, 무난한 생수를 마신다.

 

이 정도로 잘 넘어가주면 다행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먹다가 꽉 막혀 더이상 먹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트림이 나와야지 그 상태로 먹었다간 전부 토해내야 한다.

트림이 나오길 기다리며 등을 두드려보아도 소용이 없다.

음식이 알아서 내려가주길 기다려본다.

이런 시간도 1분에서 5분까지 걸린다.

드디어 트림이 나와 속이 뚫리는 기분이 든다.

그러고나면 먹고 싶은 생각도 쏙 들어가버린다.

 

하루 세끼, 아니 나는 여섯끼를 먹어야하는데

여섯끼는 커녕 하루 세끼도 겨우 이렇게 먹는것에 그친다.

나머지는 과일을 썰어 옆에 놓고 수시로 먹는것뿐이다.

 

평소에도 50킬로그램도 나가지 않던 마른듯한 몸이, 이젠 12킬로그램이나 빠진 말라깽이가 되었다.

거울에 비치는 내모습이 싫다.

사람의 몸속의 뼈가 어떻게 생겼는지 내 몸을 보면 알수 있으니..

스스로의 이런 모습에 얼마나 좌절이 되는지 모른다.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발과 손에 검버섯처럼 검은 반점이 생기고,

손가락의 지문도 흐려지는지 현관 지문도 인식하지 못하고,

휴대폰과 아이패드의 지문인식도 인식하지 못한다.

참.. 항암제가 얼마나 독한지..

 

4개월도 되지않은 기간동안 벌어진 나의 이런 변화들을 나는 얼마나 잘 견뎌내고 있는가!

돌아보면 내 자신이 대견스럽다.

엄청난 수술을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수술의 고통도 모두 이겨내고,

매번 변화무쌍하게 다가오는 항암의 증상들도 힘겹지만 잘 이겨내고 있는 내자신이 자랑스럽다.

잘하고 있는거야~

정말 잘하고 있는거야~

항암이 끝나고 나면 무슨일이 있었냐는듯이 툭툭 털고 일어나

아들 결혼식도 멋지게 치르고,

해외 여행도 가고,

다시 학원에도 복직할거야~

 

나를 걱정해준 가족과 친구들에게 맛난 음식 대접하며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줄거야~

앞으로 좋은 일 많이 하며,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게 잘 살거야~

100세시대에 100살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