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아프니까 사람이 보인다'.
중증환자가 되고보니, 주변의 사람들이 더없이 크게 보인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는 말, 이해가 되었다.
내가 받은 사랑을 어떻게 갚아나갈지 가슴에 묻어둔다.
나의 아픔을 지인들에게 알리기가 참 힘들었다.
가족들에겐 당연히 알려야 했지만,
시댁이나 친정의 사촌 이상에게는 위암이라는 사실만 알렸다.
차마 위암 초기에 대장암 3기까지 얹어서 설명하기도 어려웠거니와
'네 몸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 '그동안 스트레스 받으며 힘들게 산거 아니냐?' 등등의 질문을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내 몸관리는 잘못했다고 인정한다.
잘못된 식습관, 음주, 운동부족등등..
하지만 스트레스는 정말 아무 상관없는 아이다.
나만큼이나 스트레스 풀며 사는 사람도 없을터이니..
나는 생각나는 말, 하고 싶은 말은 모두 하며 살았고,
하고 싶은 일은 다 하면서 살았고,
갑자기 무언가 먹고 싶으면 남편과 함께 먹으러 다녔다.
시댁이 유난스레 시집살이를 시키지도 않았고,
직장도 원장님이나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 모두 좋으신 분들이라 편히 일했다.
살아오면서 약간의 스트레스야 있었겠지만, 어찌 사람이 스트레서 하나 없이 살수 있을까?
그저 적절한, 그렇지만 남보다도 적은 스트레스를 또 적절히 해결하면서 살았다.
하지만 친척들은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은 그냥 생겨난 말이 아님을 난 이미 경험으로 알고있다.
그런 경험이 나의 상황을 시시콜콜 모두 이야기 할 필요가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한가지.. 연로하신 시어머니는 정말 많이 걱정하실거 같아 말하지 못했다.
친구들은 가까운 친구들부터 한명씩, 한명씩 이야기를 했다.
모두 다 솔직하게.
진정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이들이기에 마음을 다해 나의 이야기를 했다
수술 전, 두려움과 떨림과 슬픔으로 눈물을 흘리며 나를 쏟아냈다.
친구들중에도 자주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쉽게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수술을 하고도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이렇게 연락하지 않는것도 그들에게 잘못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어렵게 전화를 걸어 소식을 전했다.
수술전이든, 수술후든..
나의 친구들은 너무도 아파했고, 나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랬다.
진심이 느껴져서 너무 소중해서 꽃처럼 아름다운 그들을 가슴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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