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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몸이 보내는 신호

by 짱2 2020. 6. 10.

부모님 모시고, 1박 2일 캠핑을 다녀왔다.

많이 즐거워하시고, 좋아하시는 모습에 나도 기뻤으나, 나의 저질 체력에 힘이 들었다.

 

남편과 둘이만 떠나는 여행은 언제, 어디든, 어떻게라도 좋았다.

1박도 좋고, 당일 여행도 좋다.

짐을 쌀 필요도 없다.

그저 그 상태 그대로 책만 들고 떠나면 된다.

숙소를 빌려도 좋고, 차에서 자도 그만이다.

음식은 내가 많이 먹지 못하므로 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더 저렴하다.

그러므로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없다.

 

그렇게 편하게 떠나는 여행과 달리 부모님과의 여행, 그것도 캠핑은 내게 무리였던 모양이다.

팰리쉐이드 트렁크가 한가득이 되도록 짐이 정말 많았다.

부모님이 따뜻하게 주무실 수 있도록 이불까지 준비했으니...

또 노인네를 모시고 다니니, 계속 신경 쓸 것도 많았다.

멀미는 하지 않으시는지, 화장실엔 가고 싶지 않으실지...

연약한 내 몸 챙기는것도 예민한 나의 상황에 두 분까지 신경 쓰려니...

 

결국, 온몸에 힘이 빠지고 살이 떨리며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찾아왔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1시간 정도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한 후 정상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날인 월요일이었다.

같은 증상이 오전과 오후에 두 번이나 나타난 것이다.

월요일 오전에 다시 이 증상이 나타나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대로 아무것도 못하는 것인가 싶은 마음에 체조하는 것도 포기하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눈물이 흘렀다.

이런 나 자신이 처량하고 서글펐다.

이렇게 운 것이 언제던가. 1년도 넘은 거 같은데.

잊고 있던 나의 우울증까지 찾아와 완전히 바닥으로 가라앉아버렸다.

 

잠을 조금 자고 일어나 출근을 하고, 다시 학원에서 또 한 번 증상이 찾아오면서 나의 불안함은 커졌다.

무슨 신호일까? 왜 그럴까?

 

하룻밤이 지나고, 어제 새벽, 여느 때와 똑같이 일어났다.

개운해진 몸.

아~ 나의 몸이 힘들다고 나에게 보내는 신호였구나.

감사한 일.

내 몸은 참 솔직한 아이다.

힘들면 힘들다고 표현하고, 만족하면 편안하다고 신호를 보낸다.

난 그 신호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내 몸이 원하는 것을 해주면 된다.

참으로 단순한 원리인 것을...

 

부모님과 여행을 다녀오며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긴 여행도 못하시고, 또 나도 두 분을 챙길 만큼 좋은 체력도 아니다.

자주 찾아가 얼굴 보고, 가까운 곳에 드라이브 다니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자.

공기 좋은 곳으로의 여행은 나의 필수과제이니...

남편과 함께 책 한 권 들고 편안히 다니자.

부모님께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은 내려놓자.

 

그리고 조금이라도 피곤하다고 내 몸이 신호를 보내면 즉각적으로 반응하자. 

바로 휴식을 취해주고, 건강한 음식을 섭취해주자.

내 몸을 내가 가장 잘 알아야 한다.

내 몸을 예의 주시하고, 민감한 내 몸의 반응을 보며 나를 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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