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비워내자

미니멀한 삶을 동경하고,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

비워낸 그 자리가 사람의 숨과 삶으로 채워지는 진리를 깨달았다.

해야 할 꺼리가 많은 집이 아니라, 온전히 쉴 수 있는 집이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고, 느꼈다.

 

미니멀 라이프와 관련한 많은 동영상, 도서들...

보고, 읽고, 배우고, 느끼며, 나의 남은 삶을 채워갈 진정한 삶의 근거가 되었다.

 

그런데... 막상 나의 생활은 미니멀이 아니라 맥시멈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함은 무엇 때문일까?

 

옷에 대한 미니멀은 내가 마지막으로 내려놓을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차치하더라도,

다른 것에 대한 미니멀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으니...

'오늘은 정리를 해보자' 하며 마음먹고 시작을 해보려 하면, 막상 정리할 것이 없다.

물론 나는 다른 이들에 비하면 정리를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건 그야말로 정리를 잘한 것이지 비워냄은 아니다.

모두 다 쓰고 있는 것들이 고, 또 나중에 쓰일 물건들이다.

미니멀리스트들은 말한다.

나중에 한두 번 쓰게 될 물건도 과감히 비워내라고.

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동안 내가 본 미니멀 인테리어 동영상을 보며 오히려 구입한 물건도 많다.

정리한다며 사들인 바구니가 열개가 넘는다.

동영상속의 예쁜 소품에 눈길이 가서 나의 지름신이 오려고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다 만난 '아침나무'의 진정한 미니멀라이프.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비워내야 하는지 깨달아가는 요즘.

자칫 미니멀 인테리어로 가려는 내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다면, 가지고 있는 것을, 그동안 내가 필요하다며 사들인 것들을 버리기만 하는 것이 맞는 것은 아닐 거 같다.

어쩌면 나 스스로를 좀 더 여유 있게 놓아주려는 마음의 위안일 수도 있겠다.

그렇더라도 좋다.

나만의 방법을 찾고, 내가 편안한 마음으로 실천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니까.

 

무조건 비워내지 않기.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고, 1년 동안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눈에 띌 때 비워내기.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쉽게 결정하지 않고, 최소한 한 달은 생각해보고,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마음이 설렐 정도로 정말 좋은 것으로 구입하기.

책도 1년 동안 전혀 펼쳐보지 않으면 내 인생 책 몇 권만 남기고 비워내기.

그래도 1일 1점 버리기는 실천하기.

 

남편과 나는 미니멀 이야기만 하면 웃음을 웃는다.

나의 미니멀한 삶에 대한 추구가 얼마나 어이없으면...

비워낸다고 비워낸 자리에 또 다른 물건이 채워져 가니 그런 것이다.

그래~ 그렇게 웃으며 편하게 하나씩, 조금씩 비워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