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만남도 크게 해석하는 사람,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스며드는 관계로 발전시키는 사람이 인간관계를 통해 배우는 사람입니다. 배우고 싶은 사람은 뭔가 달라도 다른 사람입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관성대로 살아가지 않고 언제나 깨어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입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만남’은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배움의 무대입니다.
모든 만남은 만나야 하는 이유가 있는 마주침입니다."
얼마 전에 읽은 유영만 교수의 글에서 내 마음에 들어오는 글이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만큼 늘 상처를 입는 여린 마음의 소유자인 내게,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회의가 가끔씩 들곤 한다.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절대 연락이 없는 친구에게 또 연락을 하며, 그 친구는 나와의 인연에 대해 별생각 없이 만나도 그만, 안 만나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는데, 내가 눈치 없이 연락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이 들면, 앞으로 연락하지 않는 게 그 사람을 위한 것이고, 나도 멍청한 짓을 그만해야지 싶었다. 하지만 또 궁금해지거나 심심할 때 문자나 톡을 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던 차에 읽은 이 대목은 작은 만남도 크게 해석하고,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스며드는 관계로 발전시키는 사람이라는 말에 잔잔한 울림이 왔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런 사람으로부터 늘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었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다만 쉽게 상처를 받는 사람이고, 예민한 성격이다보니, 그들의 반응에 늘 민감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또 이 글을 쓰며 느끼는 것은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심심한 나를 견디지 못해서 그들을 떠올렸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런 나의 외로움을 그들이 채워주지 못하니 서운한 마음이 들고, 그와 나의 관계에서 나보다는 그의 탓을 하게 된 것임을 깨닫는다.
역시 글은 참 위대하다.
오늘 아침 이 글을 쓰며 어디에서 잘못된것인지, 왜 내가 그토록 사람과의 인연에 대해 힘들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심심함,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손을 뻗는 나와 그들의 미약한 반응에 서운한 마음을 느끼고, 나의 마음만 더 크고 그들의 마음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진심으로 보고싶은 마음을 담아 전하면 그뿐, 그 이상을 바랄 필요도 없는 것인데.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이만큼 해줘야 한다는 욕심을 냈던 것이다.
내가 얼만큼 했던지, 얼만큼 마음을 줬던지,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는데, 그들의 리액션을 바랄 필요가 없는 것인데.
고운 마음 담아 대답을 보내오면, 곱게 간직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 대로 흘러가버리면 되는 것인데.
그렇게 흘러가다 세월처럼 그 사람도 흘러가버리면 또 그렇게 내버려 두면 되는 것인데.
나의 옹졸함, 조급함, 어리석음이 한 덩어리가 되어 괜한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 이리 재고 저리 재며, 단죄하고 있었던 것에 불과한 것을.
마치 대단한 사랑쟁이 인척 하며 사람들 위에 있으려고 했음을 반성해 본다.
위의 글도 '내가 그러한 사람이어서 그랬구나'가 아니라, '앞으로 그러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구나'로 바꿔야 하리라.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진정으로 친구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리라.
고운 라임 언니의 소중함을 전하니, 나를 더욱 사랑해주었던 것처럼, 그들에게 진실한 마음을 전하는 고운 사람, 진정한 사랑쟁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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