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1주일간 쉬었던 학원이 화상통화까지는 아니지만, 임시방편으로 전화통화 수업을 하게 되면서 다시 출근을 하게 되었고, 격일로 근무를 하던 남편도 정상근무로 돌아갔고, 재택근무를 하던 아들도 다시 출근을 하게 되어 수요일 밤에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공부방을 아들에게 내어주느라 안방으로 끌고 들어갔던 작은 테이블과 일기장, 책들을 다시 원래 자리로 되돌리고, 새벽이면 매일 하는 기도와 감사일기, 자기 확언, 그리고 독서를 다시 공부방에서 하게 되니 이제야 편안한 느낌이다. 또한 늘 사먹는 음식에 질렸을 아들을 위해 매번 음식을 해대느라 고단했던 내 몸과 분주했던 내 맘을 편안하게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늦어도 새벽 5시면 기상을 해서 점심을 먹는 12시까지, 나의 일상은 무척 바쁘다. 새벽 루틴인 기도, 감사일기, 자기 확언, 역사공부를 시작으로 6시부터 아침을 먹고, 청소하고, 설거지 한 후, 7시 반부터는 커피관장과 운동을 번갈아 한다. 9시엔 이 모든 것을 끝낸 후, 아침 간식과 출근해서 먹을 간식까지 준비한 후, 신문을 읽으며 아침 간식을 먹고, 10시부터 12시까지 공부를 한다. 그런데 아들이 집에 와 있으니 이 과정이 모두 흐트러졌었다. 학원에 출근하지 못하게 된 3주 전부터 지금까지 평소에 했었을 양의 3분의 1밖에 하지 못했다.
그러나 더 소중한 것을 얻었으니, 그까짓 공부와 독서를 못한 것이 뭐가 그리 대수랴. 오랫동안 챙겨주지 못한 아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정성 들여 음식을 만들어 먹일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아들의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꼈고, 아들이 몇 년 전 취업을 준비하며 나와 좋지 않았던 그때를 회상하며, 이제는 오히려 엄마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고백도 듣게 되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코로나로 인해 불편함은 많았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사랑이 꽃피는 시간이었다.
이제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매일의 루틴으로 돌아와서 나의 건강을 위해, 나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매일 반복되는 이 루틴이 사실 쉽지는 않다. 그 이유는 집에서 살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출근해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체력적으로 힘이 드는 모양인지 자꾸 졸음이 몰려온다. 결국 아침 공부시간 2시간을 온전히 공부에 쏟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공부를 토요일에 집중해서 해보겠다고 생각을 했으나 오늘 하루를 보내며 그것 또한 쉽지 않음을 느낀다.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 나의 체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졸음을 떨쳐내는 것이 문제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본다. 공부고, 독서고, 미래고, 모두 떨쳐버리고, 그저 운동과 잠과 일만 할까? 내 몸은 그것만 견뎌낼 수 있는 상태이지 않을까? 내가 너무 욕심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 위암과 대장암으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족한 줄 알아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영어공부를 하다 이런 생각을 했다. 한동안 내려놓았던 이 공부를 계속했더라면 지금 나의 실력은 얼마나 향상되었을까? 이거다. 난 늘 노력하는 삶을 즐기는 사람이다. 이걸 내려놓으면 난 더 힘들어할 것이다.
코로나로 불편했던 여러 가지 것들로 나의 일상이 흐트러지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들까지 내 육체를 힘들게 했었기에 모든 힘듦과 피곤함이 잠으로 집중되었을 것이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내가 하던 대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힘내서 열심히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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