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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오늘도 비워야 할 것이...

by 짱2 2020. 10. 3.

남에게 보이기 위한 미니멀 인테리어가 아닌 진정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해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다. 집을 꾸미는 인테리어뿐만이 아니라, 공간도, 시간도, 내 삶의 태도, 모습까지도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은 열망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아왔던 방식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미니멀해지기로 결심한 것들 중에 책이 있었다. 몇 달 전 책 정리를 과감하게 했었다. 물론 몇 년 전 더욱 과감한 책 정리가 있었다.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던 책들의 100분의 1만 남기고 동네의 가까운 도서관에 기부를 했었다. 그다지 즐거워하지 않는, 오히려 귀찮아하는 직원들에게 미안할 만큼 온갖 종류의 다양한 책들, 그리고 깨끗한 것도 있지만 때론 낡은 책들까지도 모두 한꺼번에 들어오니 그들이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이 들었었다. 아무튼 그렇게 한바탕 정리를 한 뒤로 또다시 모인 책들이 제법 되었던 작년 말 때쯤, 정리의 달인들이 말하는 책 정리 노하우 동영상을 보고 또 한 번의 정리를 했었다. 나만의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 리딩클럽에서 공부했던 영어 교재들, 아직 읽지도 못했고, 그래서 앞으로 꼭 읽어야 할 책들을 제외하고 모두 정리를 했었다.

 

또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동안 사서 읽은 책들과 다시 정리 대상이 된 책들이 있을까 싶어 이번 명절엔 꼭 정리하리라 마음먹고, 책꽂이의 책들을 노려보았다. 아~ 그런데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것은 왜일까? 너무도 정리가 잘 돼있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욕심이 남아있는 탓일까? 둘 다 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내년쯤 다시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책 정리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릇도 마찬가지이고, 옷도 마찬가지였다. 큰 맘먹고 정리하겠다고 싱크대를 열고, 장롱을 열었건만, 한 두 개 집어내고는 도루 문을 닫아버렸었다. 이미 정리가 잘 되어있었던 것과 더불어 아직까지 마음을 비워내지 못함도 함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가 무엇이든지 나의 집의 모양은 아직까지는 여기까지 인 것이다. 

 

완벽한 비워냄은 불가능할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반을 버리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버려내는 만큼 사들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흠칫 놀라는 수준이면 다행인 것이지. 깨달음을 얻고,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삶이면 된 것이지. 꼭 모두 비워내야만 잘 살고 있는 것은 아닐 터. 물건보다 마음을 비워내고, 비워낸 그 자리에 더 풍성한 삶의 여유로 음, 지혜로 채워나가는 것이 더 중요할 터.

 

아직은 젊고, 아직은 욕심이 남아있어 많이 내려놓지는 못했지만, 10년, 20년 후, 내가 점점 더 나이 들어가면서 조금씩 더 비워낸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가슴이 설렌다. 제법 많이 비워 낸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삶을 즐기고 있을지. 오늘도 한 가지 일로 마음을 비우고 연락해야 할 곳이 있는데, 그래서 망설이고 또 망설이고 있는데, 비워내야겠지. 그래야 내 맘이 편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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