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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변하는 항암 후유증

by 짱2 2019. 5. 29.

심각한 항암 후유증으로 고생하시는 환우들을 생각한다면

나의 항암 후유증은 새발의 피도 안되는것이겠지.

하지만 사람은 그렇다.

앞사람이 심한 복통으로 데굴데굴 굴러도,

내 손톱밑에 낀 가시가 더 아프다.

그만큼 자신의 고통이 먼저 다가온다는 얘기다.

 

난 첫 1회의 항암 후유증을 고스란히 겪었다.

심한 구토와 오심, 발과 손의 저림이었다.

그중 가장 힘든것은 오심이었다.

잘 먹지도 못하고, 한입이라도 먹으면 토할듯한 느낌.

그러나 다행히 토하지는 않고, 입덫하듯이 헛구역질만 해댔다.

침을 무척이나 많이 뱉았다.

문제는 계속 줄어드는 몸무게..

원래 나는 키 161cm에 몸무게 48kg 정도였다.

약간 마른 체형.

그런데 하루하루 말라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36kg. 12kg이 줄어들었다.

몸무게가 줄었다는것은 몸에 있는 근육이 다 빠져나갔다는 얘기이고,

거울로 보이는 내 모습은 이디오피아 난민 못지 않은 몸이 되었다는 얘기다.

앙상해진 팔, 다리, 불룩불룩 튀어나온 등뼈, 골반..

살이라곤 뼈를 둘러싼 살가죽뿐이다.

내 몸의 변화를, 하루하루 달라지는 내몸을 봐야하는 것이 정말 큰 고통이었다.

난 내면의 아름다움과 함께 외면의 아름다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기에..

떨어진 삶의 질, 볼품없어진 나의 외모..

서글픔에 눈물이 아무때나 흘러내렸다.

 

손,발의 저림은 추운 겨울이어서 당연히 심하게 겪었지만,

따뜻하게 해주면 사라지는 증상이었다.

아파트에서 생활을 하니, 더운물로 샤워하고, 더운물로 설겆이를 하니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2차 항암치료를 하러 갔고,

첫번째의 부작용을 막기위한 진토제, 정신과 치료약등을 처방받았다.

2차는 무사히 넘어가는듯 했다.

 

그런데 3차부터는 가끔씩 아픈 복통과 하루 2,30회나 되는 설사대마왕님의 왕림으로 특히나 고통을 받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복통으로 서지도, 앉지도, 눕지도 못하며 괴로워 닭똥같은 눈물만이 그저 뚝뚝 떨어졌었다.

 

그렇게 4차를 맞이하고, 지사제를 처방받았지만,

처음 한번의 변은 약간 된듯하다가 두세번 반복이 되면 다시 설사대마왕님의 왕림이 이어졌다.

그리고 점점 오래지속되는 혀의 저림.

혀가 저리면, 조금이라도 차가운 음식은 먹을 수가 없다.

냉장고에 있던 어떤 음식도 입으로 삼킬수가 없다.

억지로라도 씹어 삼킨다면 목구멍을 넘어갈때의 그 맛이란 안먹느니만도 못한 고약한 맛을 남기며 식도로 직행한다.

'어디 먹어봐라, 맛있나.. 크하하' 마치 악마의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지난 금요일 5차 항암 치료를 받고 왔다.

엄청난 피로감으로 시도때도 없이 자고만 싶다.

역시 입맛없음과 손,발,혀의 저림을 또다시 느끼고 있다.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다.

그나마 수분섭취겸 수박을 주로 먹었는데.. 그 수박도 이제는 실온에서 냉기가 가신후에야 먹을 수 있다.

항암 주사를 맞은 오른쪽 팔의 손목부터 팔꿈치까지의 통증은 예상밖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한 손에 집중적으로 절임을 느낀적이 없기 때문이다.

4일동안 곡물팩을 따뜻하게 데워서 팔에 계속 둘르고 있었더니.. 이젠 좀 많이 나아졌다.

 

한가지 더..

초기부터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던 손, 발의 검버섯화.. 그리고 살 벗겨짐.

현재는 발이 가장 심하다.

온통 검버섯처럼 검은 점으로 뒤덥혔고,

살 껍질도 점점 더 벗겨진다.

아직은 발이라 안심이지만,

의사쌤 말로는 손도 그렇고, 입주변도 그럴 수 있다고 한다.

제발 손까지만... 얼굴로는 올라오지 않았으면 하는 미모지상주의 짱이가 하느님께 빌고빈다.

 

이제 남은 3회의 항암..

어떤 증상으로 날 놀라게 하고, 힘들게 할까?

앞으로 2개월 반만 잘 견뎌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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