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마다 항암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간다.
지난 치료 후 3주째 금요일이면 집에서 6시50분쯤 출발해야한다.
그래야 8시 전에 병원에 도착해서 피검사를 여유롭게 할 수 있다.
항암 치료를 받으러 갈때는 남편이 회사에 휴가를 내고 함께 간다.
항암 치료 후 나의 몸이 어떻게 반응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이미 기진맥진 한 상태가 된다.
집에서 2주간 먹어야 하는 젤로다보다 훨씬 쎈 놈인 '옥살리 플라틴'을 2시간 맞고나면
며칠동안 어지럼증과 굉장한 손발저림(지금은 혀저럼까지)이 온다.
그러한 상태로 혼자 버스를 타고 집에 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물론 택시를 타고 와도 되지만,
이런 날은 남편의 외조가 있어도 되지 않을까?
편안하게 남편차에 실려 왔다갔다하고, 옆에서 지켜봐주고, 약국도 다녀와주고..
든든한 남편을 뒀다 뭐하나싶어 같이 다닌다.
지난 항암 4회전부터 나에겐 이런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원래 내가 들은것은 항암 8회인데..
만약 완치가 되지 않아 암덩어리가 남아있다면 다시 항암치료를 해야하지 하는건 아닐까?'
생각만으로도 끔찍했지만 만약의 경우라는걸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남편에게 물었다.
'다시 항암을 하자고 하면 어쩌지?'
남편은 '할수 없지' 하며 간단하게 말했다.
그렇지.. 할수 없지.. 어쩌랴..
내 나이가 아직 젊은데, 여기서 멈출수는 없지 않은가?
여지껏 병원의 의료팀에 내 몸을 맡겨왔는데..
또 다시 시작한다는건 너무나 큰 불행이다.
난 견뎌내겠지만.. 지금과는 또 다른 고통을 견뎌내야하리라.
두려운 마음에 의사선생님께 여쭤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행복하고, 고마울수가.
그런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이고,
나의 항암치료는 8회차로 끝난다고 했다.
(물론 전이되거나 한다면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이건 나도 모르겠다. 나도 암은 처음이라.. ㅎ)
날듯이 기뻐 나를 진정으로 아껴주는 지인들에게 카톡과 문자로 이 사실을 바로 알렸다.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진정으로 반겨주었다.
이제 남은 3회의 항암도 이런 기분이라면 가뿐히 이겨낼 수 있을것만 같다.
5회 항암을 겪는 지금도 심한 어지럼증과 설사대마왕과의 격투와, 혀저림과, 손발의 저림과 반점과 살벗겨짐으로 고통스럽지만, 이정도라면 이겨낼 수 있다.
게다가 앞으로 세번만, 3개월만 잘 견뎌내면 된다고 생각하니 날듯이 기쁘다.
나의 긍정적인 마인드 자체에 날개를 단듯하다.
앞으로 남은 3개월동안 원래 하기로 했던 책읽기와 영어공부 꾸준히 하고,
항암이 끝나면 더욱 더 열심히 준비해서 내 미래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물론 지금은 많이 어지럽고 졸립다.
이럴땐 쉬어줘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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