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가 된 후에, 많이 보는 동영상은 아무래도 건강과 관련된 것일 수밖에 없다. 암환우의 동영상, 구충제 복용에 관한 동영상, 건강요리에 관한 동영상, 자연치유에 관한 동영상 등, 볼 것은 널리고 널렸다.
최근에 유방암 전문 의사의 동영상을 보다가, 나를 사로잡는 말을 들었다. 그 의사는 사람의 세포는 각각의 수명이 있는데, 평균적으로 3개월정도라고 한다(간은 6개월). 그래서 내 몸의 뼛속까지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3개월을 기본으로 철저히 내 몸을 만들고, 그 이후에는 그것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암환자는 늘 불안하다. 언제 다시 재발할지, 전이될지 모르기때문에 늘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음식에 신경 쓰고, 운동하고, 나름의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주변의 먹거리는 건강하지 못한 것들로 넘쳐나고, 그런 음식을 멀리하기란 정말 어렵다. 나의 경우도 학원에서 일을 하며 간단하게 먹기 좋은 음식은 '빵'이다. 그리고 또 달고 맛있다. 하지만 빵이 얼마나 몸에 안 좋은 음식인가. 그런 음식을 멀리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 노력하는데, 참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이런 노력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것이 정말 고욕이다. 많이 불편하다. 그런데 그야말로 빡세게 3개월을 노력하라고 하니, 이 얼마나 마음 편안해지는 논리인가.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고욕이 아니라 정해진 기간 동안만 철저하게 관리하고, 그 이후에는 조금 내려놓아도 된다는 것 아닌가!
그녀는 몇 년전, 태안의 기름유출 사고를 예로 들었다. 그 당시 우리는 모두 달려가 집중해서 기름을 닦아냈다. 그때 기름이 100% 제거된 것도 아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기름제거를 하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안은 다시 살아났고, 우리는 그곳에 가서 회를 사 먹고 있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집중해서 자연치료를 하고, 그 이후에는 그 방향성만 계속 유지한다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한다. 표준치료가 끝난 환자일수록 더욱 필요하고, 집중적인 자연치료를 하지 않은 환자도 늦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된단다. 얼마나 다행인가. 죽을때까지 죽어라고 달려갈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한번만 죽어라고 달려가고, 그 다음엔 그 방향만 유지하면 된다는것 아닌가!
2019년 1월 30일, 수술을 한 후의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먹던 음식들, 기호식품들(술)을 모두 먹지 못하게 되었고, 수술과 더불어 항암 하는 동안 체력은 급격히 떨어졌고, 난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해야만 했다. 동영상의 의사가 말하는 철저한의 기준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든, 알지 못했든, 나는 그런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혼자 생각을 하곤 했었다.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하고 난 후, 내 죄가 모두 사해지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듯이, 내 몸도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을 거라고. 그러기 위해 충분히 아팠고, 힘들었다고.
병원에서는 수술이 잘 되었다고 했다. 6개월에 걸친 항암 후, 종양내과 담당의는 더이상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몇 개월마다 하고 있는 검사 때마다 두 명의 담당의사(위암, 대장암)는 결과가 좋다고 했다. 아마도 3개월 그 이상의 시간 동안 내게 들인 자연치료의 기간이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수술 후, 2년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살았다. 환자라는 생각보다는 이전의 삶과 다르지 않게 살아내고 있다. 어설프지만 자연치료를 통해, 나의 부단한 노력으로 인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이건 단순히 육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정신적인 면까지 변화시켰다. 확연히 다른 삶의 변화가 그것을 말해준다.
책을 읽거나 동영상을 보며 늘 배울것을 찾는다.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지만, 책과 동영상에서 추구하는 변화를 난 이미 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아예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알고는 있지만 변화로 이끌어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깨달음을 얻고, 나에게 적용하고, 현실에서 변화로 승화시킨다.
정신과 육체, 모든것의 변화는 암 환자가 되기 이전의 삶보다 더 멋진 나로 살아가게 한다. 예전보다 마른 몸이지만, 더 많은 것을 해내고 있고, 더 많은 에너지로 열정적으로 살아간다. 가끔 기운이 떨어지고, 온몸이 떨리기도 하지만, 그런 증상도 점점 빈도수와 정도가 줄어들고 있다. 참 잘 살고 있다는 증거다.
세례를 통해 새 사람으로 거듭났으니, 더 이상 죄짓지 않고 거룩하게 살아가야 하듯이, 3개월의 세포 재생의 자연치료를 몇 번 거듭하며 새로 만든 내 몸을 좋지 않은 음식들로 채우면 안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은 방향으로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좋은 음식만 먹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심히 살아가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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