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잠자는 시간이 이상해졌다. 11시에는 무조건 잠들기로 했는데, 많이는 아니지만 11시가 조금 넘어서야 잠들기 시작했고, 1시, 2시가 되면 눈이 떠져서 그냥 일어났고, 그러다 보니 아침 식사를 끝내고, 집을 정리하고 나면 너무 졸려서 견딜 수가 없어서, 아침 9시부터 다시 잠을 자는데, 밤잠보다 더 많이 즉, 세 시간 전후로 잠을 자게 된다. 계속 좋지 않은 잠 습관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알고 있다. 문제는 낮잠에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낮잠을 안 자면 학원에 나가서 밀려오는 잠 때문에 나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에, 낮잠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다.
어제, 하루 종일 고민을 하며 결론을 내렸다. 밤 10시 30분을 전후로 침대에 누워 저녁 명상을 시작하고, 새벽엔 5시 기상을 목표로 하되, 4시에 눈이 떠지면 일어나기로 했다. 만약 그 이전에 잠이 깨도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낮잠을 1시간 넘지 않도록 하고, 편안한 침대는 사양하고, 대신 의자에 앉아서 목베개를 이용해 편안히 자기로 했다. 오늘부터 쏟아지는 낮잠과의 사투를 벌여야 함은 각오를 했다. 굳어진 습관을 바꾸려면 어느 정도의 고통은 감수해야 한다.
최근에 계속 낮잠을 자며 참 행복했다. 따사로운 햇빛이 침대에 비춰 들어오고, 그 따스함을 느끼며 포근한 침대에 몸을 맡기고 잠이 들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다. 중간에 눈을 떠도 도무지 일어날 수 없을 만큼 피곤함과 졸림을 느끼며 다시 잠들었고, 출근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계속 잠을 잤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식의 잠은 좋지 않다. 잠을 자야 하는 밤 시간을 놓치고 있으니. 결국 어젯밤, 나는 잠이 오지 않아 미칠 것만 같았다. 어떻게 대응을 할지 고민을 하다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차라리 일어나서 움직이다가 졸리면 자기로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에 했어야 할 영어공부를 밤 12시 무렵에 했고, 2시가 지나자 잠이 몰려와 바로 잠들었다. 새벽 4시 반경 나는 다시 눈을 떴고, 곧바로 일어났다. 다시 일상의 루틴을 시작했다.
오늘부터 나는 다시 좋은 잠 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
암환자라는 생각에, 잠을 많이 자야 한다는 생각에, 그리고 최근에 밝혀지는 잠에 대한 연구결과들 때문에, 예전처럼 잠을 줄이고 공부 시간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잠을 많이 자야 된다는 강박과도 같은 생각이 나의 낮잠에 대한 관대함을 초래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과하게 행동하지 말자. 억지로 잠을 줄일 필요도 없지만, 잠자는 시간이 꼭 8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공부가 잘 되는 날은 잠이 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공부에 몰입하고, 어느 날 문득 잠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되면, 그날은 밤잠을 좀 더 많이 자도록 배분을 하자.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나의 좋은 잠 습관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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