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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 읽기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

by 짱2 2021. 5. 21.

기시미 이치로는 '마흔에게'를 쓰기 전에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냈고, 그것은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며 대히트를 했다. 그러나 나는 대화식의 문체가 도무지 나의 집중을 이끌어내지 못해서, 도서관에서 같이 대출해 온, 기시미 이치로의 책 중에 '마흔에게'에 더 나은 점수를 준다. 

 

기시미 이치로의 두 책을 연달아 읽으며 느낀 것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심리학'은 아들러가 직접 붙인 명칭으로, 한마디로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다. 아들러는 인간을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전체로 보고 각각의 개인은 독립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이트나 융의 이론은 트라우마처럼 개인이 어린 시절에 겪은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바꿀 수 없는 원인론에 있다고 한다면, 아들러의 이론은 인간은 변할 수 있다는 목적론에 입각한다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고 싶지 않은 심리에 기초한 것이며, 변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청년 : 남이 나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싫어해도 상관없다고요?

철학자 : 그래. '나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는 것은 내 과제야. '나를 싫어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고. 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나는 거기에 개입할 수 없네. 물론 전에도 말했듯이 '말을 물가로 데리고 가는' 노력은 할 걸세. 하지만 거기서 물을 마시느냐 마시지 않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의 과제지.

청년 : ...... 그게 결론입니까?

철학자 :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질 걸세.

 

이 대화에서 그 유명한 '미움받을 용기'라는 말이 나온다. 참 멋진 말이고, 적절한 제목이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다고 한다. 

 

사실, 읽는 동안, 몰입할 수 없게 만드는 대화체로 인해 겉도는 독서를 했었는데, 이 글을 쓰며 오히려 정리가 되고, 이 책의 진가를 느끼게 되니... 역시 독서 리뷰는 멋진 작업임에 틀림없구나. 

타인과의 관계에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나 자신을 못 보는 어리석은 상태가 아닌, 나에게 집중하고, 변화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것,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것. 이 정도가 이 책의 요지일 것이다.

 

나는 내게 더 멋지게 다가온 '마흔에게'에서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고, 그래서 더 많은 글로 풀어보고 싶다. 이 책은 여기서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