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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오르락 내리락

by 짱2 2021. 7. 3.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내 마음이... 

어제는 희망으로 가득 차오르다, 오늘은 우울함으로 바닥을 친다. 어제와 오늘의 시간 차이가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감정의 기복이 생긴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현재의 노력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고, 지금의 나의 노력이 멋진 미래를 선물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열심히 하자고 다짐을 할 때도 있다. 이 모든 감정이 불확실성에서 오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더 확실한 것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옅은 통증 때문이란 것도.

 

통증...

과일과 채소를 제외한 음식을 먹고 나면 배가 아파오기 시작하면서 기분까지 다운된다. 통증은 참을 수 없을 만큼 굉장한 강도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작은 아픔이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그래서 기분이 나빠지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느껴지니 하루에도 여러 번 느껴야만 하는 통증이다. 배가 아프고, 변의가 느껴지고, 설사를 하고 나면 무기력해진다. 어제는 다른 날보다 무기력증이 심하게 느껴져 집에 걸어서 퇴근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위와 대장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온몸으로 퍼져 내 정신을 지배하고, 내가 지금 이토록 열심히 하고 있는 일들, 내가 지금 이렇게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모든 것들을 흩트려놓는다. 이러다 죽는 건 아닌지, 나이 들어 찾아오게 될 노환과 함께 암환자가 겪게 될 미지의 통증, 추가적인 어떤 것들이 얼마나 더 고통스럽게 다가올지 불안하게 느껴진다. 그런 것들을 겪고 있을 내 모습이 그려지면 차라리 인생을 내려놓고 싶다는 마음마저 든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혼자 가는 미래...

나의 미래를 위해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미래에 꼭 필요한 디지털 관련 공부를 인터넷을 통해 하고 있다. 노후를 편안하게 살기 위한 필수요소인 경제력을 더욱 키우고, 뒷방 늙은이마냥 TV 보면서 음식만 축내는 것이 아니라 나이 들어서도 자기 계발을 하고, 사회를 위해 뭔가 일을 하는 멋진 노인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하는 공부는 비용도 적게 들고, 코로나 시대에 맞게 집에서 혼자 하는 공부이다 보니, 첫 발을 내딛는 걸음마 단계에서 내 손을 잡아 줄 그 누군가가 없다는 것이 막연하고, 힘들다. 책과 동영상만으로는 내 마인드를 확~ 끌어당겨주지 못하고,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방향도 불확실한데, 남편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지인들은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느냐고 기운만 뺀다. 그래서 차라리 요즘은 사람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1~2년 후, 어느 정도 자리 잡을 때까지 비밀로 할 생각이다. 

 

이런 불확실성, 혼자만의 길은, 어쩌면 지인들의 말처럼 내 무덤 내가 파고 있는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면 되지.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껴가면서 미니멀한 삶을 살아도 힘들지 않게 살아갈 텐데. 남편이 정년 퇴임하면 집에서 마냥 놀지만은 않을 텐데. 뭐하러 내가 나서서 힘들여 미래를 준비하려고 할까? 

 

휴식과 잠, 운동, 건강한 식사... 내게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지 않은가? 하지만 내가 꿈꾸는 것들을 하다 보면 시간에 쫓기게 되고, 이런 것들을 소홀히 하게 되기도 한다. 뭐가 우선순위인지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나를 살아있게 만들고 희망으로 가득 차게 만드는 건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그 무엇에 나를 올인하고 있는 것이니...

 

대장암이었던 안핑거님도 돌아가셨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췌장암 여성분도 하늘로 갔고, 내가 그토록 따랐던 지혜와성실님도 소천하셨고, 예전에 세바시에서 보았던 새벽님도 이 세상을 떠났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죽으면 이 세상과 영원한 이별을 하는 것인데, 죽으면 그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죽을 때까지 뭘 해야 할까? 

 

통증, 불확실함, 혼자...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하는 삶이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너무 쉬우면 얼마나 재미없는가! 뻔하면 밍밍하지 않은가! 조금은 굴곡이 있어줘야 하지 않을까?  통증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몸에 좋은 음식으로 만들어가면 되고, 불확실함은 시도하지 않음에서 느껴지는 막막함이니, 무조건 도전하고, 실천하고, 실패 속에서 배워가면서 나아가면 될 것이다. 50이 넘은 나이에 뭐가 두려우랴. 그리고 새로운 도전은 늘 설렌다고 떠들고 다니던 너가 아니던가! 혼자... 어차피 누구나 다 혼자 아닌가? 남편이 내 맘을 알아주진 못해도 내가 원하는 건 다 해주는 사람이니 족함을 알고, 더이상 큰 기대하지 말고, 마음의 아쉬움, 말의 아쉬움은 이렇게 글로 풀어내면 될것이다. 

 

나이 들어 노환과 병약함으로 아프더라도, 운동하며, 병원 다니며, 나의 일을 하며 즐겁게 살면 되고, 좋은 말만 듣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하면서, 좋은 사람 만나고 편안히 살면 된다. 힘든 일 생기면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도서관에 가서 좋은 책 읽으며 풍성한 마음 한가득 품으며 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