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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갑작스러운 퇴사 그러나 어쩌면 갑작스럽지 않은...

by 짱2 2021. 7. 1.

사람의 일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더니... 건강할 줄만 알았던 내게 위암과 대장암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아픔을 급작스럽게 주더니, 덕분(?)에 몸에 해로운 것들 모두 끊어내고 새사람으로 살아가고, 암환자가 되기 전보다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절제된 장기로 살아가는 것은 평생 먹는 것과의 싸움이 될 것이고, 지난 2년 반 동안 지독한 고생도 겪어냈다. 

 

그렇게 평탄하게 갈줄 알았는데, 갑작스러운 일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으니... 이 또한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다. 일 자체를 못하게 된 것이 아쉬운 것이 아니라, 매달 들어오던 월급이 끊어지니, 다소 여유롭게 살던 삶이 흔들린다. 

 

엄마가 임대주택이지만 새집으로 이사하셔서 정말 기쁜 마음이었는데, 나에게 또 이런일이 생기는구나... 세상일은 좋은 것만 계속되지도 않고, 나쁜 일만 일어나는 것도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함께 일하던 이쌤은 눈물을 글썽였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고, 나보다 더 오래 일했고, 월급도 더 많고, 무용하는 딸에게 들어가야 하는 것도 많아 걱정이 많음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쌤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면서도 나에 대한 생각을 했다.

슬픈가? 아니었다.

걱정되는가? 아니었다.

왜? 

아직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1,2년 후에 학원을 그만두리라 맘먹고 있었다. 그때까지는, 내가 자리 잡을 때까지는 돈이 필요했고, 조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조금은 천천히 가려고 했었는데,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되니, 이젠 천천히 가야 할 길이 아니라 올인해야 할 일이 되어버렸다. 

 

2021년의 딱 절반이 끝나고, 나머지 절반이 시작되는 날, 내 인생은 바뀌는가보다.

 

지금 하고 있는 디지털 공부는 하루 6시간씩 6개월간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기본값이다.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하루 6시간의 공부시간을 도무지 낼 수 없었는데, 이제 강사가 말하는 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그가 말하는 6개월의 시간 동안 그만큼의 성과를 내는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 아마 내가 간절히 원했던 그 일이 이루어지려고 이렇게 된 것 같다.

 

그동안 직장 다니느라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들이 있다. 도서관에서 여유 있게 책 읽고 빌려오기, 여유있게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책 읽기, 친구들과 평일에 만나 시간에 쫓기지 않고 수다 떨기, 남편과 평일에 여행 가기, 퇴근하는 남편과 따뜻한 밥 해서 먹기, 하루 종일 집에서 건강한 음식 챙겨 먹으며 공부하기... 사실,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다. 이제 이런 것들 누리며 필요한 공부를 하자. 

 

전화위복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학원일이 지겨워지고 있었다. 나에게 새로운 물결이 일렁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일의 기운이 오고 있는 것이다. 이쌤처럼 슬프지 않음은 난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작년부터, 그리고 올해 초부터 구체적으로, 돈까지 지불하며 준비하고 있었다. 멍석이 제대로 깔린 것이다. 난 이제 한바탕 놀아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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