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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외로움보다는 나에게 집중하기

by 짱2 2021. 11. 22.

어제 아들이 다녀갔다. 혼자 사는 아들이 늘 음식을 시켜 먹거나, 반조리된 냉동식품을 사두었다가 해 먹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런 음식을 해주고 싶지 않았고, 외식을 하고 싶지도 않아, 점심, 간식, 저녁까지 세끼(?)를 모두 만들어 먹였다. 점심엔 시금치를 갈아 수제비를 만들었고, 간식으로는 감자와 녹두를 갈고 숙주를 넣어 감자 녹두부침을 만들었다. 저녁엔 여러 가지를 만들었다. 등갈비김치찜, 닭볶음탕, 오이지무침, 상추겉절이, 고추장찌개, 오징어숙회 등등. 엄마로서 뿌듯하고 기분은 좋았지만 체력이 약한 나에겐 무리였던가 보다. 저녁 무렵엔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하룻밤 자고 난 오늘은 온몸이 맞은 듯이 아프다. 그래도 맛있게 잘 먹고 간 아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몸이 힘든거에 비하면, 새벽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 기분 좋게 새벽 루틴을 실천했고, 6시부터 8시까지의 아침 루틴(밥하고 청소하고)도 거뜬히 해냈다. 집에 있는 커피를 마실까 하다가 괜히 스벅 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굳이 옷을 갈아입고 회룡역까지 걸어서 커피를 사 왔다.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며 기분 좋게 공부를 시작했는데, 여기까지는 좋았다. 졸리기 시작했다. 어제의 피곤함을 생각하며 조금 잠을 자는 것이 몸에 이롭겠다는 생각을 했고, 여느 날과 달리 침대에서 조금 편하게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충분히 자고 일어나지 못해서인지, 갑자기 살떨림 현상이 일어났다. 한동안 없었던 증상인데, 왜 갑자기... 커피와 빵을 먹어서인가? 잠을 자다가 말아서인가? 어제의 무리 때문인가? 많은 생각이 들면서 무의식적으로, 반사신경처럼 손에 닿는 것을 이것저것 먹었다. 이미 알고 있다. 먹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것을. 그래도 다행이지 않은가! 계속되는 증상이 아니라 곧 좋아진다는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기운은 없다. 어제의 피로감과 오늘의 무기력함의 합작품이다. 무언가를 좀 더 먹어야겠다. 

 

육체적으로 다운된 상태가 되면 마음까지 영향을 받는다. 외롭고 허전하고 스산한 바람이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수다 떠는 것의 수고로움과 부질없음을 생각하며 귀찮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외로움에 누군가를 찾는다. 그러나 막상 연락처를 들여다보면 딱히 연락할 사람이 없다.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없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스산한 바람이 한번 더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 나에게 진정한 친구 한 명도 없단 말인가? 

 

그러다 생각이 났다. 바보처럼 같은 일을 반복하며 했던 반복된 생각. 심연 그리고 일기 쓰기. 내 안으로의 침잠. 왜 이것을 잊고 늘 대상을 찾다가 슬픈 마음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는 걸까? 아무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그것을 바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자꾸 잊는 걸까? 외로움의 바람이 가슴을 스칠 때, 카톡을 열어 그 누군가를 찾기보다는 심연으로 빠져들어 나를 돌아봐야 하는 것을, 눈앞에 있는 '심연' 책이라도 들여다보는 것이 더 현명한 행동임을 왜 자꾸 잊을까? 

 

그래도 오늘은 헤매이다 글쓰기라는 동아줄을 잊지 않고 돌아왔다. 한번 기억된, 그래서 행동으로 옮겨진 이 행위는 내 육신과 영혼에 기억되어 이제는 덜 헤매이겠지. 그리고 덜 아프겠지. 

 

배철현 교수는 말한다. '점차 오래된 자아를 소멸시키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해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야 한다.' 나에게 집중하자. 남을 향하고, 남을 통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자. 외로움이 느껴지면 휴대폰을 집어 드는 습관을 완전히 버리자. 그건 더욱 외로워지는 지름길이다. 나에게 집중하고, 집중하면서 느껴지는 모든 것을 글로 풀어내고, 남편과 함께 하기로 한 저녁 산책을 기다리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남편과 함께 할 멋진 미래를 이야기하고, 밤의 향연에, 그 아름다움에 취해 고운 잠을 청하자. 그리고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시작하고, 행복한 꿈을 꾸자. 성장하고 발전하는 내 모습을 그려내고, 아름다운 가족의 모습을 기억하고, 나의 아름다움이, 나의 성숙함이, 나의 지적 매력이 온 세상에 퍼져 나가는 꿈을 꾸자. 그러기 위해서는 남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고, '새로운 나'를 창조하기 위한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리라. 사색하라. 꿈꾸어라.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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