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내 공부를 한 건지, 잠을 잔 건지... ㅠ 슬프다. 공부에 몰입하지 못하는 내가 한심스럽다. 사회복지정책론을 공부하는데 왜 이리 어려울까? 나만 그런가? 이 과목은 사회복지사 1급 시험 볼 때도 준비해야 하는 과목이라, 이렇게 어려우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건지 벌써 걱정이 앞선다. 물론 그때 되면 또 다른 방법이 생기고, 어떻게든 해 나가겠지만.
다섯 장을 마칠 생각을 했는데, 겨우 2장만 끝내고, 답답한 마음에 커피를 타고, 이렇게 글을 쓴다. 아침에 세웠던 계획은 점심 식사 후, 산책하고 스벅에 가서 커피 마시며 영어공부와 독서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공부 진도를 빼지 못했으니, 집에서 커피 마시며 일기로 나의 마음을 좀 달래고, 나머지 공부를 하자고 마음을 바꿨다.
향기로운 커피가 마음을 위로해준다. 월요일부터 어제 목요일까지 바빴었지 않았느냐고. 월요일은 남편의 휴무로 내 생활이 깨져버렸고, 화요일은 서울대병원에 다녀오고, 캘리그래피 수업이 있었고, 수요일은 또 서울대병원에 다녀오고, 목요일인 어제는 유튜브 수업이 있었다. 바쁜 4일을 보낸 후의 오늘은 많이 피곤했을 거다. 나에겐 잠이 필요했고, 난 내 몸이 원하는 것을 한 거다. 이제부터 저녁까지 열공하면 되는 거지 뭐~~
내가 시누이와의 갈등으로 마음앓이를 할때, 많은 책과 동영상에서 사람에 대한 정리 이야기를 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가 보다. 그에 관련한 이야기가 많은 걸 보니. 나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내는 것을 어려워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나쁜 행동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의 잘못으로 누군가와의 좋은 인연을 끊어내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었다. 그러다 많은 책과 동영상에서 그야말로 '손절'이라는 말을 했을 때 충격적이었고, 반복되는 글 속에서 내 마음을 조금씩 바꿨다. 사람도 끊어낼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시누이를 끊어내는것은 쉽고 또 어려웠다. 나의 가족이 아니라 바로 '시'자가 들어가는 사람이었고, 정말 못되게 행동한 것들이 많아 내 안에서 분노가 일어날 정도였기에 쉽게 내려놓을 수 있었지만, 또 내 남편의 누나라는 사실이 발목을 잡았다. 내 감정 때문에 남편이 생이별(?)을 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다니... 그런데 결정적으로 일이 쉽게 해결되었다. 내가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시누이가 우리를 버렸다. 그녀는 그녀만의 감정이 있었던 듯하다. 그녀가 우리를 내려놓으니 오히려 나는 완전한 '남'이 되어버리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두 번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며, 별일 없는 것처럼 연기를 했다. 왜냐하면 가족이기에 아예 안 보고 살 수는 없을 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요즘은 한 사람이 불편해졌다. 통화를 하고나면 뒤끝이 남는다. 사실 그 사람은 내가 암환자가 되었다는 것을 무척 좋아했었다. 자기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렇게 말했었다. '이제 ㅇㅇ도 나랑 같은 급이 되었네'라고. 그 사람은 간이 안 좋아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허약한 편이었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내가 다시 출근을 하게 되었을 때, 어떤 공부를 할 때, 건강이 먼저라고 말하며 걱정하는 말을 했지만, 난 그에게서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진 것이 아니라 '너는 암환자야. 그냥 집에서 쉬어. 아무것도 하지 마. 죽으면 그만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불편했었다. 그래서 화도 냈었다. 그럼에도 그는 늘 그 말을 나에게 해왔다. 남편과 여행 다니며 즐겁게 살고 있는 나에게 '이제 재미있게 살아'라고 말하기도 해서 나의 화를 완전히 돋워 놓기도 했다. 그 사람이 말을 잘 못해서일까?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 재미있게 살라는 말이 지금까지는 재미없게 살았으니 이제부터 재미있게 살라는 말로 들렸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 하면서, 주말이면 남편과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맛있는 거 먹고, 재미있게 살고 있는데, 뭘 더 어쩌라는 것인지.
시간이 흐르면서, 그 사람에게서 계속 상처를 입으며, 많은 생각의 파편들을 모아보니, 한가지 결론이 내려졌다. 그 사람은 나를 자신과 같은 '급'으로 내려놓고 싶었었다. 그런데 자신과는 다른 '급'이라는 게 보이고, 그게 너무 싫었던 거다. 그래서 계속 내려놓으려 하는데, 나는 점점 발전하고, 더 재미있게 살고, 도무지 암환자 같이 보이지 않았다. 질투가 생겼고, 안 좋은 말만 나올 뿐이었다. 나는 계속 상처를 받고, 그런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된 내가 싫고, 우리 둘의 관계를 어쩔 줄 몰라했었다. 관계를 멀리도 해보고, 다시 가까이도 해 보았지만 결론은 하나. 내려놓자.
만남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기분좋고 깔끔한 관계. 오늘 함께 한 시간이 즐거웠고, 다음에 또 즐거운 만남을 가질 거라는 설렘을 주는 관계. 나와 함께 있을 때, 내 편이 되어주고, 내가 하는 일을 응원해 주는 관계. 나는 그런 관계만 가지고 싶다. 만남의 끝이 지저분하고, 계속 안 좋은 여운을 남기는 사람은 이제 끝내고 싶다. 지난 수요일의 통화를 끝으로 나는 이제 그 사람과 끝내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다.
자기 계발하기도 바쁜데, 찝찝한 인간관계 때문에 맘고생은 여기까지. 내려놓는다. 그리고 난 평화로워질 거다. 관계로부터.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음을 알기에. 그 사람을 변화시키려는 나의 에너지가 너무 아깝기에. 나는 나를 정말 사랑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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