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보는, 아니 잘 듣는 유튜브 채널 중 하나가 '체인지 그라운드'이다. 암환자가 된 이후, 처음으로 구독이라는 것을 하게 된 채널은 유태우 박사의 '닥터유'였고, 그 이후로 '김미경 TV', '단희 TV'등등을 구독하고, 신사임당과 같은 경제 관련 채널, 암환우를 위한 채널 중의 하나인 '지혜와 성실'까지 2~30개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게 되었다. 그중 '체인지 그라운드'는 내 아들 같은 젊은 사람들이 나와서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고, 책을 읽고, 토론하고, 미래를 꿈꾸는 내용이라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 내 삶 자체가 젊은 마인드이다 보니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최애 채널 중 하나가 되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책을 사서 읽었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마인드를 내 마음에 새기며 현실에 적용시켰다. 물론 다른 채널의 내용도 내 것으로 만들었지만.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50년의 내 삶보다 훨씬 멋진 삶을 사는 사람이 되었고, 암환자가 아닌 암경험자로서 내 삶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 고마운 채널에 패널이 초대되어 나오는데, 어떤이는 공감이 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이는 전혀 공감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정신과 전문의 '윤대현'님이 나왔는데, 인자한 모습, 포근한 아저씨 말투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분의 '예민함'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찌나 내 맘에 쏙 드는지 글로 옮기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내가 항상 예민하고 소심한 성격이라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런 소심함이 남들의 눈에 쪼잔하게 보일까 싶어 아무렇지 않은듯 과장하며 살아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윤대현 쌤은 예민함을 섬세함이라는 단어로 바꾸셨는데, 참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딘 성격이 좋을 리가 없는데, 무딘 사람을 멘탈이 강하다고 하고, 예민한 사람을 소심하다며 어리석게 보는 세상의 잣대에 어쩌면 기죽어 살았나 보다. 아니, 무딘 사람을 보며 참 강해서 부럽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런 성격은 그것대로 장점이 있고, 예민한 성격은 또 그것대로의 장점이 있는데, 내가 가진 장점을 보지 못하고, 무딘 감정을 강함이라는 포장을 씌워 부러워하기만 했으니. 이렇게 관점을 어디에 두고 보느냐에 따라 삶이 바뀔 수가 있는데 말이다. 윤대현 쌤은 말한다. 어떤 일이 예민하게 느껴질 때, 내 감정을 하나의 정보로 취급하라고. '아! 나에게 이런 정보가 들어왔구나. 알았다'라고. 섬세함이라는 고성능 뇌기능을 떨어뜨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어릴 때는 소심해서 다른 사람의 눈치도 많이 봤고, 성인이 되어서도 다른 이들이 소심하다고 말하면 상처를 입고, 일부러 대범한 척 한적도 있었다. 나의 소심함을 한심하는다고 보는 사람도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존감'이라는 말이 대두되고, '남'보다는 '나'중심의 관점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자존감의 끝판왕이었다. 자존감이라는 말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도 훨씬 전인 40년 전쯤에, 나는 나 자신을 엄청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조차도 남을 먼저 생각하지 못하는 이기심으로 생각해 부끄럽게 여겨 안으로 숨겼었다. 그러나 나만의 공간인 일기장에서는 나를 사랑한다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었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 돌아보면, 참 현명했구나 싶다. 그랬었기에, 나르시시트인 아빠의 굴레에서 견뎠고, 벗어났고,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했겠지.
나의 소심함과 예민함은 섬세한 성격으로 아름답게 탄생했고, 자상함으로 이어지고, 친절함으로 예쁘게 포장되어 다른이들에게 따스한 사람으로 불린다. 다른 이들이 상처받는 것이 싫어, 말도 가려하다 보니, 예쁘게 말한다는 말까지 듣는다. 장점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그것을 몰랐고, 이제라도 알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도 알았으며, 맘껏 내색하며 살 수 있겠다.
예쁘고 고운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주고, 길러주신 엄마에게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든다.
엄마, 낳아주시고,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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