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일 5시에 mkyu에서 진행하는 514 챌린지를 신청했고, 5시 기상은 식은 죽 먹기 정도가 아니라 나의 일상이라, 김미경쌤의 이야기나 들어보고, 나는 내가 새벽에 하던 공부나 독서를 할 요량이었다. 김미경쌤의 대단한 영향력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고, 오늘까지 10일 차 내내 1만 명이 넘게 새벽시간을 소란스럽게 하고 있다. 아니, 하루 종일 시끄러운 아우성이 계속되고 있다.
800명이 넘는 카톡의 단톡방과 제페토를 배우겠다고 따로 모인 150명의 또 다른 단톡방에서 모두들 한 마디씩만 해도 어찌나 정신이 사나운지, 어느 날은 일부러 안 보고, 어느 날은 궁금해서 계속 들여다보며 열흘을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하루 종일 너무 정신 사나워서 싫었는데, 이제 4일만 지나면 이 도전도 끝이 나고, 단톡방은 조금 조용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견딜 수 없으면 나와버리면 될 것이지만, 배움의 열정으로 하루 종일 소란스러운 그들의 오가는 말속에 나는 어쩌면 엄청난 자극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 또는 더 나이 든 분들, 그리고 젊은 친구들의 열정에 나의 열정이 더 불붙는 느낌이다.
작년 내내, 나는 늘 아쉬웠다. 나를 이끌어줄 멘토가 필요했고, 스승이 필요했다. 함께 공부하며 서로를 토닥여주고, 자극하는 공부친구가 필요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 주변엔 그런 사람이 없었다. 함께 공부하자고 이야기해도 들은 체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고, 잠시 함께 했지만 내가 생각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고, 매일 뜨겁게 열공하며 살고 있는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사람도 있었다. '암환자가 무슨 공부야? 건강이 최고지! 건강이나 신경 써!' 아무렴요~ 건강이 최고지요. 하지만 건강을 신경 쓴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그들은 그게 뭔지나 알고 말하는 걸까? 매일 운동하고, 좋은 음식 만들어 먹고, 잠 푹 자고, 좋은 생각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것들 아닐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들. 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생활 속으로 가지고 와 보면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하루 24시간을 먹고, 자고, 운동만 하며 살 수 있을까? 그런 생활 속에서 좋은 생각만 하면서 살 수는 있는 걸까? 그런 그들은 그렇게 생활하며 살고 있어서 나에게 조언이랍시고 하는 걸까? 내가 아는 한 그들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내가 뭘 해야 그들은 나에게 잘했다고 할까?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었다고 해야 잘했다고 할 사람들이다. 예전에도 전혀 보지 않았던 텔레비전을 보고, 소파에, 침대에 누워 지치도록 잠만 자고,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산으로, 들로 매일 돌아다닐 수도 없지 않은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지만, 내 삶이 그들의 삶보다 백배, 천배 더 건강한 삶이라고 확신한다. 잠자는 시간과 식사 준비하고, 밥 먹고, 집안일을 하는 시간을 제외한 12시간 ~ 14시간 동안, 나는 그들이 생각하는 그런 생활을 하지 않았다. 꿈을 꾸었고, 그 꿈을 향해 매일 바쁘게 살았다. 책을 읽었고, on, off line 강의를 들었고, 유튜브를 봤고, 영어공부를 내려놓지 않았다. 방송대에 편입해 새로운 공부도 시작했다. 2020년 말, mkyu에도 입학했고, 1년 넘게 이것저것 배우며 디지털 세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작년과 올해, 2년 동안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모두 배워볼 생각으로 덤벼들었고,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다 514 챌린지를 하게 되었고, 그 시끄러운 단톡방에서 나는 열정을 보았고, 나의 열정이 멘토를, 스승을, 공부 친구를 찾았다. 아직도 그 시끄러움이 적응이 되지 않고, 시간이 흘러 단톡방을 나오거나, 적응하거나, 단톡방이 정리가 되거나 하겠지만, 난 그곳에서 작년 내내 내가 아쉬워했던 공부친구를 찾았다.
사실 작년에 내가 내린 결론은 '책'이었다. 누구도 나를 이끌어주지 못하니 책에 의지하자. 책이 해주는 언어에 나를 위로하고, 힘을 내고, 앞으로 나아가자 생각했었다. 책에서 느낀 것, 내가 생각하는 것을 글쓰기로 풀어내며 올 한 해 더 힘을 내보자 결심했었다. 하지만 내가 필요한 건 함께 호흡하는 사람이었나 보다. 단톡방에서 나누는 대화에 불끈불끈 힘이 솟는다. 공부친구, 꼭 만나야만 하는 건 아닌가 보다. 코로나가 만나지 않고도 사람이 이어질 수 있음을 알려줬고, 만날 수 없음은 멀리 있는 곳의 친구도 가까워질 수 있음을 알려줬다. 난 지금 그곳으로 서서히 걸어가고 있다. 조금씩 공부친구를 만나기 위해.
내가 하고 있는 514 챌린지, 제페토 단톡방에서의 공부, mkyu, 사회복지, 영어공부, 캘리그래피, 타로, 유튜브, 코딩, 이 모든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 딱 1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냥 이것저것 공부한다고만, 그냥 독서 삼매경이라고만 할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에. 그리고 경험상 내 입만 아팠다. 그들을 이해시키려면 왜 그렇게 에너지가 소모되는지, 기운이 다 빠져버리곤 했다. 올해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되도록 자제하며, 내 컨디션 조절해가며 공부에 올인해 볼 생각이다.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할 생각이다.
올 한 해, 정말 신나게 공부하자. 물론 체력이 떨어지는 날이 올 거다. 그런 날은 무조건 쉬고, 컨디션 좋아지면 다시 공부하면 된다. 급하게, 힘들게 갈 생각 없다. 천천히 갈 거다. 남편과의 여행도 계속할 거고, 매일 저녁 남편과의 산책도 계속할 거다. 나에게 남편은 소중하니까. 남편과 함께 하는 시간, 함께 하는 운동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