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끝나고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몇 가지는 했고, 몇 가지는 해야 한다. 해야 할 일들 중에 몇 가지는 공부와 관련된 것 들이다. 영어공부, 디지털 관련 공부가 그것이다. 기말 시험공부와 병행하다가 기말시험에 집중해야 했던 약 4주간을 완전히 내려놓았던 영어공부, 디지털 공부. 시험이 끝나면, 시험이 끝난 후 바로 해야 할 일들을 모두 끝내면 공부하리라 마음먹었던 것들.
그런데 말입니다.... 그것들을 해야 하는 시간이 바로 지금인데 말입니다.... 하기 싫다는 것이 문제다.
오늘, 나는, 영어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졸려서, 의자에 앉은 채로 목받이를 끼고 조금 잤고, 뭘 할지 몰라하다가 인터넷을 뒤지고, 괜히 서성거리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었다.... 책을 읽었다.... 책을.... 잠깐... 그렇다면...
난 다시 한번 루틴의 힘을 깨닫는다. 기말시험 때문에 다 내려놓았지만, 책 읽기는 내려놓지 않았다. 나의 루틴 속에 책 읽기는 계속되었고, 나는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있는 것이다. 하고 싶고, 하고 싶지 않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영어공부와 디지털 공부는 한 달이나 쉬었다. 내 몸이 그것들에서 익숙함을 잃고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이다.
문제의 초점을 내가 아닌, 환경으로 돌려보니, 정확한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는 있는데, 이상하게 공부를 하게 되지 않는 이 상황이 이상했다. 그러면서 내가 공부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도 느껴졌다. 그것은 루틴의 힘인 것이다. 공부하고 싶지 않아도 공부를 했었는데, 이미 몸에 배어버려서 나도 모르게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했었는데, 영어공부는, 디지털 공부는 어색할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공부를 하지 않고, 뭘 할지 몰라 서성대고 있는 나 자신에게 화를 낼 필요가 없다. 다시 공부하는 루틴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내가 해야 하는 영어책을 꺼내어 책상 위에 올려두기만이라도 하고, 디지털 공부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제목이라도 훑어보고, 공부하는 시늉이라도 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일도 또 그렇게 하고, 모레도, 글피도...
오늘은 여기까지만... 그냥 책을 읽고 쉬자. 사실 오늘 무척 피곤하다. 시험을 향해 달려왔고, 사람들을 만나느라 지쳤다. 내 몸은 예전 같지 않다. 원래도 튼튼한 체력은 아니었지만, 절제된 위와 대장은 내가 섭취하는 음식물을 소화시키느라 힘들 거고, 그 힘듦은 고스란히 나에게 느껴질 것이고, 피로할 것이다. 이런 체력으로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자. 잘하고 있는 거니까. 쉬엄쉬엄, 다시 새로운 공부 루틴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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