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만의 책 읽기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 - 히로시마 레이코 -

by 짱2 2022. 1. 27.

차~암~~ 묘한 책이다. 동화책인데, 뻔한 내용인데, 그래서 쉽고 또 재미있다. 12권까지 있다고 알고 있는데, 순서에 상관없이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대로 빌려서 볼 생각이다. 이미 2권과 3권을 예약했고, 상황상 2권보다는 3권을 먼저 대출하게 될 것이다. 

 

 

 

오늘의 행운의 동전, 1967년에 발행한 10엔... 전천당 과자가게 주인인 베니코는 중얼거린다. 베니코는 옛날 동전 무늬가 들어간 자주색 기모노를 입은 퉁퉁하게 살이 찌고, 굵게 말아 올린 머리는 새하얗다. 머리에 알록달록한 커다란 유리알 비녀를 몇 개나 꽂았다. 젊지 않은, 강한 느낌의 그러나 매력적인 아주머니다. 베니코가 중얼거린 동전의 주인은 어김없이 나타나 필요한 과자를 사 간다. 수영을 잘하고 싶은 마유미에겐 인어젤리를, 무서운 이야기로 동생을 놀려대던 신야는 맹수 비스킷을 훔치고, 동생인 에미는 2001년 발행한 50엔을 주고 반지사탕을 산다. 더위에 지친 구도 미키는 1960년에 발행한 5엔을 주고 헌티드 아이스크림을 구입하고, 다케시타 게이지는 1987년 발행한 100엔으로 붕어빵 낚시를 구입해 신나게 낚시를 하고, 성공하고 싶었던 노리유키는 1971년 발행된 100엔을 주고 카리스마 봉봉을 먹고 성공한다. 마지막으로 특별한 구입자인 스미레는 가여운 형제를 위해 1989년 발행한 500엔을 주고, 쿠킹트리를 구입한다. 

 

총 여섯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감, 형제애, 진정한 성공, 엄마의 사랑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동화처럼 풀어낸다. 어른의 입장에서 읽다 보면 뻔한 이야기라 시시하게 느껴지지만, 만물상 같았던 예전의 문구점, 구멍가게에 엄마가 준 코 묻은 동전 몇 개를 들고, 그 돈에 맞는 과자를 사고 싶어 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며, 여섯 명의 각각의 주인공이 구입한 과자는 어떤 맛일지, 효과가 무엇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뻔한 이야기지만 가장 흥미롭게 읽은 에피소드는, 다른 사람만 원망하고, 자신의 실력을 키울 줄 모르는, 편하고 쉽게 유명해지고 싶고, 성공하고 싶어 하는 미용사 노리유키다. 자신을 몰라보고 샴푸나 시키는 것을 투덜대던 노리유키는 전천당에서 1971년 발행된 100엔을 주고 '카리스마 봉봉'을 구입해서 먹는다. 그날부터 노리유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대충 머리를 만져주기만 해도 손님들이 만족하고, 멋지다고 아우성을 친다. 노리유키에게 손님이 몰려들고 대성공을 거둔 그는 번화가에 20명의 직원을 둔 미용실을 열고,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오고, 유명 연예인의 머리를 해주며 명성과 부를 얻는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알고 있는 그는 늘 불안해했고, 그토록 찾고 싶었던 과자가게 주인 베니코가 미용실에 찾아왔을 때, 자신이 아닌, 항상 노력하는 미스즈에게 건넨 과자를 거침없이 빼앗아 자신이 먹어버린다. 그때 싸악 차가운 기운이 몸속으로 퍼져나가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자신에게 열광했던 사람들이 머리 모양이 불만을 터뜨리며 미용실을 찾아와 소란을 피운다. 카리스마 미용사의 정체가 까발려지게 되는 건가? 그녀가 먹은 과자 껍질엔 이렇게 쓰여있다.

 

<실력 봉봉 먹는 방법>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보답이 없을 때가 있지요? 실력 봉봉은 그런 당신을 위한 과자입니다. 이것을 먹으면 노력과 실력에 걸맞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먹으면 효과적입니다.

 

항상 노력하며 실력을 키우고 있는 미스즈가 먹었더라면 긍정의 효과가 있었을 과자인데, 실력을 키울 생각은 없이 욕심만 내던 노리유키는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앞으로 2권부터 12권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생각이다. 노리유키의 이야기처럼 내 마음에 울림을 주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다시 글을 쓸 생각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읽는 것으로 갈무리할 생각이다. 잔잔하게 작은 울림을 주는 동화. 책을 읽는 시간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