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 책의 공부 부분이 아니라 멘탈에 대한 부분은 따로 정리했었다. 사실 이 책은 공부에 관련한 글인데 말이다. 나는 공부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정작 공부를 했어야 했던 학창 시절엔 공부가 싫었고, 왜 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나를 이끌어 줄 오빠나 언니, 선배가 없었고, 부모님은 배움이 적으셨고 또 나를 그런 쪽으로 이끌어내지 못하셨다. 머리는 좋은 편이었지만 공부를 하지 않으니, 공부하는 방법조차 몰랐고, 가정형편도 넉넉하지 못해 공부로 뭘 해보겠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야무진 생각은 더더욱 하지 못했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남편을 만났고, 결혼을 한 후,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나의 빈자리를 공부로 채우기 시작했다. 어쩌면 멋진 대학생활을 하던 친구에 대한 부러움이 시작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시작된 공부는 국문학사, 아동학사, 영문학사 학위를 취득하게 만들었고, 지금은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고 있다. 가방끈이 길어졌다. 대학원도 생각해봤고, 박사학위도 생각해봤었으나 금전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고, 나이도 들었고, 암환자가 된 지금은 머리 깨지는 석, 박사 공부는 하고 싶지 않다.
즐겁게 공부하자고 마음 먹고 하는 공부라 해도, 공부가 쉬운 일은 아니다. 공부가 잘 되지 않으면, 왜 이렇게 힘든 길을 선택했는지 후회가 일고, 다 내려놓고 싶어질 때가 있다. 왜 난 편한 길을 가지 않는지 고민하지만 또 이 길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주님, 어째서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않는 걸까요? 왜 저에게 꿈을 갖게 하셨습니까? 그냥 살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지 않습니까. 왜 저를 깨우셨습니까.'
저자도 이렇게 외쳤다. 나도 그랬다. 왜 나를 깨우셔서 이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하셨냐고.
대부분의 시험공부는 암기로 귀결됩니다.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공부법이란 결국 암기를 잘하는 법입니다. 여러분, 공부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공부의 순서는 이해 -> 정리 -> 암기로 이루어집니다. 암기는 제일 마지막 단계입니다. 암기를 위해서는 이해와 정리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 순서를 지키지 못하고 뒤죽박죽 되면 실패하게 됩니다.
정리까지 끝나면 마지막 단계는 암기, 즉 반복입니다. 반복은 회독을 돌리는 것입니다. 공부는 이해하고 정리하고 반복하여 암기하는 것입니다. 회독하는 기간을 계속 단축시켜 결국은 시험 전날 1회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여러분 공부의 목표입니다. 합격은 그다음의 문제입니다. 이것이 안 된다면 합격도 할 수 없습니다.
정리하는 단계에서 암기가 안된다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그랬습니다. 저도 정리할 때 기억이 단 하나도 나지 않습니다. 이해하고 정리할 시간도 부족한데 암기까지 신경 쓸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은 초인입니다. 우리 같은 범인과 다른 범주에 계신 분이니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에 신경을 써야 하냐면, 이해하고 정리하는데 집중하십시오. 암기는 그다음입니다. 암기는 회독을 돌리면서 하는 것이지 이해하면서 암기하고, 정리하면서 암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실 이해 -> 정리 -> 암기의 중간에 위치한 정리는 장기전 공부법의 핵심입니다. 장기전은 결국 이해와 암기하는 시간을 줄여나가는 것인데,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정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몇 번의 회독을 통해 완벽하게 정리가 끝난 뒤 비로소 암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때가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시간입니다. 그때가 오면 아무런 의심 없이, 아무런 생각 없이 들이붓기만 하면 됩니다.
이번 기말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법을 조금 바꾸었다. 예전에는 그저 무조건 파면 된다는 식으로 공부를 했었고, 모르는 게 나오면 이해할 때까지 넘어가지 못했는데, 반복하는 공부를 하기로 했고, 그 과정에서 차근차근 이해하고, 이해한 후 암기할 생각을 하고 있다.
시험은 기능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준비하는 시험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요구하는지 먼저 판단하세요. 그리고 딱 그만큼만 하면 됩니다. 만일 그 이상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그 이상을 해도 시험에 붙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붙는 것은 인생의 많은 자원을 낭비한 것입니다.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굳이 어렵게 공부를 해서 합격까지 시간과 에너지를 더 소비하였다면 나는 그만큼의 기회비용을 잃은 것입니다. 그 에너지를 다른 곳에 투입했으면 또 다른 성과를 낼 수도 있었는데, 기회를 날려버린 것입니다. 시험의 유일한 보상은 합격이고, 시험은 최대한 빨리 붙는 것입니다. 그리고 합격과 불합격의 차이는 천양지차입니다.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넘느냐의 문제입니다. 특히나 시험공부는 목숨을 걸고 하는 것입니다. 여기저기 정신을 팔면서 여유를 부리면 안 됩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십시오. 시험은 뭐라고요? 몇 년이라는 기간을 잡고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대한 빨리 붙으십시오.
사회복지 공부를 하면서 교과서를 꼼꼼히 읽으려 했었다. 그런데 그게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것을 다 읽는다고 온전히 내 것으로 남을 리도 만무했다. 공부는 공부일 뿐,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책 읽기는 따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시험을 위한 공부 그 이상을 하는 것도 기회비용을 잃는 것이니, 그 시험에 맞는 만큼만 공부하고, 그만큼만 에너지를 소비하자. 남은 시간과 에너지는 이 공부 말고도 쓰일 곳이 많으니.
공부의 필수 요소는 7가지입니다. 바로 동기, 환경, 시간, 정리, 체력, 멘탈, 고독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시험은 이것이 전부이고, 이 7가지 요소만 갖추고 있으면 대한민국의 그 어떤 시험도 무난하게 합격할 수 있습니다. 이 중의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지금 공부가 잘 안된다면 반드시 이 7가지 중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7가지 중에 체력이 젤 부족하다. 암환자이니 이건 어쩔수없다. 하지만 공부습관이 몸에 배어있고, 나이도 있다 보니 다른 것들이 채워주지 않는가! 나에겐 하루 평균 네 시간의 공부시간이 있다(주말 포함).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공부를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1년 뒤,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을 보는 때가 되면 정말 미친 듯이 공부해야 하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해야 할 일이겠지만, 지금 하루 4시간으로 즐겁게, 행복하게 공부하자. 공부할 수 있음이 그저 행복하니.
기말시험이 끝나면, 그 시간은 영어공부로 꽉 채울 생각이다. 나의 영어에 대한 욕심은 전혀 식지 않았다. 두가지를 병행할 수 없어서일 뿐.
'주님, 어째서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않는 걸까요? 왜 저에게 꿈을 갖게 하셨습니까? 그냥 살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지 않습니까. 왜 저를 깨우셨습니까.'라고 저자는 외쳤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덧붙인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꿈이 있어서 이 삶을 열심히 살 수 있고, 깨우쳤기에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 수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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