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나만의 휴가라고 생각했던 시간의 마지막 날이다. '휴가'라는 말을 썼지만, 사실 휴가라기보다는 '스트레스'의 시간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듯한 시간을 보냈다. 더 정확하게는 '휴식'과 '힘듦'의 양가감정을 느낀 시간이겠다. 늘 그렇듯이 시간이 많다고 해서 많은 일을 해내지는 못한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게 일상적이니까.
남편이 코로나 양성이 나와 집에서 격리생활을 하는것과 맞물려, 하루 종일 함께 지내며 맛난 것 해 먹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는데,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자며 마음을 다잡았는데도, 오늘 7시에 있을 줌 교육에 대한 부담이 참으로 컸는지,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나는 함께 공부하는 교육생들과 경쟁하는것이 아니라고 나 스스로에게 세뇌를 시키고 있었는데, 나의 내면에서는 그들과 경쟁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들보다 잘하고 싶다는 열망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게 내려놓아지지 않는다. 내가 이토록 욕심이 많은지 나도 몰랐다. 내가 이렇게나 경쟁심이 강한지 나도 알지 못했다. 젊디 젊은, 내 아들 또래의 아이들과 경쟁하려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너무도 무모한 도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깟 나이 때문에 경쟁이 안된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나의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가 보다.
나는 분명, 일에 욕심내지 않겠다고 했었다. 천천히 가겠노라고 했었다. 일을 많이 하면 돈을 많이 벌어서 좋고, 일이 적으면 건강에 좀 더 신경쓸 수 있어서 좋다고 했었다. 어차피 올 한 해는 일을 할 계획이 없었다며, 덤으로 생긴 일이라 생각하자며 맘 편하게 가자 했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그들과 부딪히며 공부를 하게 되니, 평생을 공부하며 살아온 내게 그들과 겨루어지 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용솟음쳤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이 마구 분출되며, 잘 해내고 싶은 욕망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그들을 이기고 싶다는 감정도 솔직히 인정한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차원의 것이 아니라 나이와 상관없이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은 욕심이 더 강하다. 나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다.
아~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그리도 급하냐고 내 자신에게 묻게 된다. 꼭 오늘이어야 하느냐고. 물론 나를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토록 스트레스받으면서,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에 충분히 감사하지 못하면서 가야 할 만큼 중요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아니지 않은가! 1순위는 건강, 2순위는 가족, 3순위가 '일'인데, 왜 3순위의 것을 1순위로 올려놓고 쩔쩔매고 있는가 말이다. 천천히 가도 나를 보여줄 기회는 많을 텐데. 교육해주는 선생님들도 기회를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지, 나의 나이를 생각하며 못할 거라는 선입견으로 똘똘 뭉쳐 나를 내리누르려는 분들이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들이 나를 면접에서 합격시키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이미 나는 젊은 사람들과 합류했다. 그것만으로도, 젊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일에 내가 합류해서 함께 공부하고, 현장에 나가 일을 하려고 하는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다. 멋지게 잘하고 있으면서, 얼마나 더 잘하고 싶어서, 남들보다 얼마나 월등하고 싶어서 이토록 몸부림치는가!
오늘, 나는 열심히 할거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준비할 거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자. 정말 재미있는 도전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멋지게 가보자. 만약 또 스트레스가 밀려오면, 나의 1순위가 무엇인지, 이 일은 그저 3순위에 불과한 거라는 걸 인식하자. 재미있는 놀이를 한다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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