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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질투는 나의 힘?

by 짱2 2022. 3. 29.

어제 '두고 보겠다'는 나를 제외한 네 명의 ppt 설명을 보고, 들었다. 실습에 대한 준비는 하지 않아서, 그 부분은 제쳐두고, 이론에 대한 발표는 내가 보아도, 사실 누가 보아도(물론 이것도 나의 주관적 생각일 수 있으나) 내가 잘했다. 웬 자뻑이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다른 사람들은 버벅댔고, 떨었고, 정말 평범했다. 나는 떨지도 않았고, 능수능란하게 잘 해냈다. 담당 강사는 줌으로 할 때 보다 훨씬 잘했다고, 역시 내공이 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나중에 제일 나이 어린 이십 대 교육생이 발표를 했을 때, 담당 강사는 준비하지도 않고 바로 했는데, 참 잘했다며 칭찬을 해주었다. 이게 문제였다. 바로 이 말이 또 나를 괴롭게 했다. 

 

 

 

교육강사의 어린친구에 대한 무한사랑, 그리고 나의 나이에 대한 편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준비할 시간을 많이 주지도 않았는데 잘했다며 칭찬을 했는데, 그건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뭘 해도 넌 잘한다는 말로 나에게 다가오며 나의 질투심을 유발했다. 물론, 뭔가 말을 해주어야 했기에 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으나, 내겐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무한 사랑을 느꼈을 뿐이었다. 반면, 나에게는 어제 줌으로 할 때보다 더 잘했단다. 정말 잘했다가 아니라 어제보다 잘 했단다. 무심코 한 말일 수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칭찬한다고 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게는 그저 어제보다 잘한 거로만 들린다.

 

내가 너무 이 부분에 꽂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친구가 잘한다는 건 나도 인정하는 부분이므로 다른 이들도 모두 느낄 것이고, 어린 친구가 성실하게 잘하고 있으니 나보다 먼저 일을 시작하는 게 당연할 거다. 내가 만약 담당 강사라면 나도 그녀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나도 인정할 거 인정하고, 그녀가 앞서 감을 축하해주고, 손뼉 쳐주고, 나중에 많이 도와달라며 쿨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걸까? 왜 자꾸 제일 잘하고 싶고, 칭찬 듣고 싶어 할까? 

 

담당 강사나 지점장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았다. 그들은 지금 다섯 명의 교육생을 훈련시키고 있다. 이 다섯 명을 모두 잘 교육시켜서 현장에 나가 잘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빨리 내보낼 생각을 할 것이고, 조금 더딘 친구도 좀 더 훈련을 시켜 내보낼 생각을 할 거다. 그들이 보는 관점으로 나를 판단할 거고, 그게 정확한 판단일 거라는 건 나도 인정한다. 그들이 볼 때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맞는 걸 거다. 빨리 습득하고 현장으로 내 보내고 싶은 건 그들의 마음이 훨씬 클 텐데, 지금 당장 나를 1등으로 뽑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할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그런 인정이 그토록 중요한가? 20대, 30대, 내 아들과 같은 나이의 예쁘고 젊은 친구들을 과연 내가 이길 수 있을까? 똑같은 실력에, 똑같은 성실함이라는 같은 조건에서 2,30대의 젊은 친구와 55세 중년의 여인이 있다면 누굴 선택하겠는가! 누굴 먼저 내보내겠는가! 그들을 먼저 내보내고, 나를 그다음 타자로 내보내지 않겠는가! 왜 내가 1순위로 뽑혀 나갈 거라고 착각을 하는가!

 

나의 욕심은 나이와 상관없이 나를 평가해 달라는거였다. 그러나 미스코리아 뽑을 때처럼 다섯 명이 나란히 서 있는데, 비교를 하지 않으려 해도 더 이쁜 사람이 있게 마련 아닌가! 누군가 더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기 마련 아닌가! 왜 그 사람이 나이길 기대하는가!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다고. 조금 천천히 가면 어때서. 연예인들의 경우도 천천히 치고 올라와서 더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는가! 긴 인생에서 지금 당장의 그 무엇이 뭐이 그토록 중요할까? 

 

내려놓자! 내려놓자! 내려놓자!

4월 11일이면, 모두 현장으로 나간다고 하지 않는가! 그들은 나를 버리는 카드로 생각하는게 아니지 않은가! 적절한 때에 맞춰 잘 쓰고 싶은 카드인데, 빨리 쓰이고 싶어 마음 쓰며 속상해할 필요가 뭐가 있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있으면 되는데. 그 적절한 때라는 것도 내가 신경 쓸 필요 없이 누군가 알려줄 터인데 말이다. 

 

또, 월급 문제도 그렇다. 돈이 될지 안될지는 추후 문제다. 올 한해 이곳에 올인하기로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무식할 정도의 양적 축적'만 하고 있으면 될 일이다. 만약 이 길이 아니었다고 결론이 난다고 해도, 경험을 했으니 된 거 아닐까? 돈 내면서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지금 배우고 있지 않은가!

 

이제야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다. 어제까지는 질투심으로 왜 그리 마음이 불편하던지. 내일부터는 같이 함께하는 동기들을 진정 동기로 보고, 내 마음을 다해 함께 잘하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자. 겉으로는 동기라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들이 안되는 것을 살짝 기분 좋아하고, 내가 더 앞서가는 것에 우쭐하는 마음도 내려놓자. 이 마음 때문에 내 속이 더 복잡했던 걸 테니 말이다. 

 

처음 나의 시작, 그 마음을 잃지 말자. 도전하고, 최선을 다하고, 흐름대로 흘러가는거. 경험으로도 만족할 것이었으니 욕심부리지 말고, 담당 강사를 믿고,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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