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튜 시험은 서버 다운으로, 필기시험은 10분 만에 후다닥 해치우고, 실기시험은 입장조차 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컴퓨터와 씨름하느라 견갑골이 다시 망가졌는데, 시험에 응시조차 하지 못하고,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디튜 카페는 난리가 나고, 내 마음도 무너져 내렸는데, 카페에 올라오는 경악스러운 무시무시한 댓글에,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나는 무너져 내린 내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이미 서버 다운으로 시험 못 보게 된 건데, 내가 화를 낸다한들 무엇이 달라질까?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할 것은 본부에서 할 일인데, 나보다 더 놀란 가슴 부여잡고, 사태를 처리하느라고 동분서주할 사람들은 그들일 텐데, 나까지 나서서 들쑤실 필요가 있을까?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얼 해야 할까?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가서 내 할 일 하면서, 그들이 내놓는 대처방안에 내가 인정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라 판단된다면, 그에 맞게 대처하고, 행동하면 될 것이다. 재시험을 준비하고, 그들이 주는 피해보상을 받으면 된다. 피해보상이라는 것도 내가 생각하기에 크지 않다고 생각될지라도 모두의 마음을 만족시킬 보상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으며, 본부가 감당할 정도의 보상이라 생각하며 받아들일 생각이다. 그리고 딱히 내가 무얼 원하는 것도 없지 않은가! 나는 '키다리 아저씨' 강의를 듣게 해 주면 좋겠다는 조심스러운 바람은 있다. ㅎㅎ
그런데..........................................................
이번일을 겪으면서, 그리고 김미경 학장님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으면서, 내가 디튜를 왜 공부하고 싶어 하는지 나 스스로에게 진정으로 묻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이 공부를 왜 하려고 하는가! 사회복지 공부도 마찬가지다. 이건 또 왜 하고 있는 걸까? 왜 1급 자격을 따려고 하는 걸까? 그냥 이번 4학년 2학기 과정만 마치면 되지 않을까? 난 무얼 위해서 이토록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이전 일기에서 생각했던 대로, 하던 일이니 빨리 끝내고, 다른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이렇게 달려갈 필요가 있을까?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한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가면서, 컴퓨터 공부도 슬슬 시작하고, 캘리그래피도 슬슬 시작하면 안 되는 걸까?
공부중독.
결론이다. 그냥 지금 내린 결론이다. 공부중독에 빠져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뭔가 이상한거다. 뭔가 잘못된 느낌을 받는 거다. 뭔가 틀린 방향으로 가는 것 같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느낌이 드는 거다.
그런데, 그래도, 이미 시작한 이런 공부를 내려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투자한 시간, 투자한 돈, 투자한 노력, 이런 모든 것들이 아깝지 않은가! 그래서, 결론은 '하던 것은 그대로 하자'이다. 다만, 너무 애쓰지 말자. 최선은 다하되 너무 애쓰지 말자. 아무도 내가 불합격했다고 해서 뭐라 하지 않는다. 그러니, 누구에게도 시험 본다고 말조차 하지 말자. 이제 다 내려놓았다고 하자. 만약 불합격이라면 다시 보면 될 것이고, 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준비하면 되니까.
그렇다면,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고, 공연도 보고, 캘리그래피도 배우고, 키다리 아저씨 강의도 듣고, 낮잠도 자고, 책도 읽자.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의 8시간... 보통의 직장인이 근무하는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자. 그리고, 최선을 다해 열공하자. 허투루 보내는 시간을 줄이면 된다.
공부만 하니, 힘들어 죽겠는 거다. 공부만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마음이 버거워 죽겠는거다. 공부만 하고 있으니 하기 싫어 미치겠는 거다.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면 된다. 공부와 휴식을 적절히 활용하면 될 것을, 미친 듯이 5개월을 살겠다고 하니, 스스로 환자가 뭐하는 짓인가 싶고, 무얼 위해서 이토록 죽기 살기로 공부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거다. 사람들에게 열공한다고 말하고 다니니, 떨어지면 쪽팔릴까봐 걱정이 산더미인 거다. 그러지 말자. 떨어지면 다시 본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떨어져도 쪽팔리지 않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조용히 공부하자. 나만 알도록 하자. ㅎㅎ 나만 조용히 공부하고, 만족하고, 즐기고, 누리자. 그리고, 하고 싶은 거 다하자!! 다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 조절, 몰입, 환경설정 등이 필요하다. 적절하게 5개월을 잘 조율하여 알차게 보내자. 오히려 신나게 보내자. 즐기자. 멋진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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