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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인연을 일부러 멀리하지 말자

by 짱2 2022. 10. 28.

올해는 오픈카톡방(오카방)으로, 캘리 모임으로, 사회복지 공부하는 모임 등등으로 참 많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내가 인연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러이 다가가고, 상대방도 조심스러이 다가오며 차근차근 만들어진 인연이 아니라, 어떤 계기로 마구 만들어진 인연인 거 같아 마음이 많이 가지 않는 모임이 많았다. 이러다 끝날 모임, 언젠가는 흩어질 모임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착각한 것이 있다. 나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고, 그래서 어떤 식으로 만났던, 어떻게 진행되어가던, 분명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 누군가는 쉽게 다가가고, 쉽게 멀어지고를 반복하며,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스쳐가는 인연들에 반응할 것이다. 그러나 나라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그걸 간과했다.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 사람의 운명이 온다고 했는데, 이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누군가의 운명이 나에게 오는 것이 겁났고, 그래서 인연이 쉽게 맺어지는 것을 두려워했고, 간격을 두었다. 그러다보니 상대에게 소홀해지고, 그 소홀함은 상대도 느끼고, 상대가 멀어지니, 역시 상처받는 것은 바로 '나'였음을. 그게 나라는 사람임을 내가 놓쳐버리고 있었다. 

 

어제 이런 생각들을 하며 반대의 경우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다. 내게 다가온 인연을 모두 소중하게 여기면서 만남에 적극적이었다면, 지금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들과 나의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내 마음의 상처나 무게감도 마찬가지였을 듯하다. 그 이유는 내가 그들에게 마음을 준 만큼의 대가는 오지 않을 것임에, 그리고 나는 그것에 아파할 것임에. 

 

올해 만난 인연 중에 한 명은 기꺼이 자신을 베풀어내고 있음을 본다. 그녀에겐 지금의 인연들이 깊은 인연으로 남을 것인가? 그리고 그녀는 왜 그렇게 베풀고 있을까? 성향일까? 그동안에 그녀도 상처를 받아,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싶어 그토록 적극적일까? 돈 자랑을 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정말 인연의 소중함을 깊이 알고 있어서 모든 인연을 소중하게 만들어가는 것인가? 그녀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그녀에게서 내가 배운 것은 있다. 적어도 그녀는 차갑게 느껴지지 않으며 선한 존재로 보인다는 것. 물론 나는 사람들에게서 그런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지는 않다.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결코 크지 않다. 이제는... 나는 이미 그런 사람이었었고, 이젠 조금 그런 사람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픈 마음도 있기에. 그런데 이런 마음이 굳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이다. 내가 가진 성향을 벗어버린 만큼 내가 편하냐는 것이다. 결코 그렇지 않기에 지금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이므로... 

 

내 주변의 인연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차라리 내 마음도 편하고, 그들과의 인연의 무게도 적절하게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이 나의 성향에 맞고 내 마음도 편할테니... 일부러 애써 모른 척 외면하는 것은 정말 나의 성향이 아님을, 그래서 무척 불편한 건 오히려 나임을 이번에 깨달았다. 사람에 대해 덤덤해지려 애썼는데, 전혀 덤덤해지지 않는 나를 깨달았을 뿐이었다. 난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이해하고, 알아가고, 품어 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애써 그러지 않으려, 달라지려 노력하지 말자. 좋은 말로 위로해주고, 고운 말로 품어 안던 나로 다시 돌아가자. 그리고 공부보다 더 소중한 것은 사람이라는 사실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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