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총 5명이다. 한 명은 매니저이고, 나머지 네 명은 나와 같은 멤버다. 6명이 한 팀을 이루어 일을 해야 하고, 매니저가 매니저로서 역량이 있고 없고는 그 사람의 몫이고, 우리는 그 사람을 탓할 이유가 없다. 그 사람에게 맞게 나의 일을 충실히 해 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매니저는 리더로서의 자격은 조금 부족할지는 몰라도 이미 성과를 냈던 사람이라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고, 성품도 온유하고 좋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나는 매니저에게 불만이 하나도 없는데, 동료 두 명은 무척 많은 불만을 토로하며 매니저와 각을 지고 있다. 나쁜 기운을 뿜어내며 나를 포함한 나머지 세 사람에게 동조를 얻으려는 분위기인데, 나는 이미 이런 상황에 대처를 잘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사람이고, 나머지 두 명도 나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이미 상황 파악을 하고, 자신들의 길을 걸어갈 마음을 먹을 만큼, 그들 또한 성숙했다. 참으로 다행스럽다.
어제 현승원의 유튜브를 듣다가 '겸손'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어제 나의 화두였다고나 할까? 한마디로 결론부터 내리자면 '겸손이 최선은 아니다'이다. 우리는 누군가 칭찬하면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요. 잘못 보셨어요' 등등의 말을 하며 손사래를 치고, 심지어는 자신이 먼저 나서서 자신의 못난 부분이나 치부를 드러내곤 한다. 그런데 그런 겸손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두 가지 부류라고 한다. 겸손을 겸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겸손을 정말 곧이곧대로 그 사람이 말한 그대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 그런데 전자보다는 후자의 사람이 많다는 것. 그리고 상대에게 말을 할 때는 내 기준으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청자의 입장에서 그 사람에게 맞는 수준의 말을 해야 한다는 것. 상대방이 겸손을 겸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의 사람이면 정말 나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겸손하게 말을 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기거나, 조금 잘못하면, '그럴 줄 알았다. 별것도 없는 것이...'라고 업신여긴다.
매니저는 겸손으로 우리에게 다가섰고, 나의 경우는 그런 매니저를 무척 겸손한 사람이라 여기고, 그에게서 뿜어져나오는 고운 성품과 능력을 보았고, 그런 것을 내 것으로 뽑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반면, 두 사람은 별거 아닌 사람이라고 겸손을 왜곡해서 받아들였다. 나머지 두 사람은 자기표현을 하지 않으니 알 수 없으나, 나와 비슷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거나 일거다. 누가 더 현명할까? 두 사람은 지금 나를 비롯한 나머지 두 사람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일을 더 힘들게 이끌어가고 있다. 물론 두 사람을 포함한 나는 그들에게 휘둘릴 만큼 어리석지는 않지만, 팀 분위기를 망치는 것은 틀림없기 때문이다. 여섯 명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데, 두 사람이 한 명에게, 그것도 상사에게 불만을 가지니, 불편하고, 유쾌하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참 어리석다. 그럴수록 자신들만 일하기 힘들 텐데...
이런 이야기를 어제 아는 언니에게 했더니, 그녀는 청자의 두 부류까지 생각하며 말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졌다. 그냥 내가 편한 대로 이야기하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나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했다. 현승원의 이야기가 맞다고 했다. 왜냐하면 화자와 청자가 있는 대화라는 것은 화자의 의견을 청자에게 전달하고, 청자가 화자의 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화자의 일방적인 말의 내뱉음이라면 굳이 청자가 필요할까? 그냥 혼잣말을 하던가, 일기장에 자신의 의견을 써 내려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대화이기 때문에 청자에게 맞는 이야기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팀을 이루어 일을 하는데 일방적으로 말을 내뱉기만 한다는것은 말이 안된다. 의견이 전달되어야 하는것이 전제가 되는 것이니, 청자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청자의 수준까지 생각해야 하는것이 맞다. 그런 의미에서, 매니저도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잘못된 태도로 그들을 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 또한 그들에게 겸손하게 다가섰다가 그들의 반응을 감지하고 빨리 노선을 바꿨더랬다. 그 다음부터 그들은 나에게 좀 더 공손하게 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오히려 나를 좋아하는 분위기다. 만약 내가 매니저라면, 나는 우선적으로 회식을 할 것이다. 회사에 이야기하고, 우리보다 한 시간 늦는 자신의 퇴근시간을 앞당겨 우리와 근처 식당에 가서 따뜻한 밥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은근히 자신이 능력 있음을 피력하고, 그들을 추켜세우면서도 나를 따라오면 분명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알리고,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로 으쌰으쌰 나아가자고 할 거다. 아마도 이런 또는 다른 방식의 리더십이 그녀에게 부족한 거 같다.
현장에 배치된지는 이제 일주일, 이 일을 하기 위해 교육을 시작한 지는 주차로만 3주 차, 고객을 만나기까지 얼마나 떨리고 두려웠던가! 드디어 어제 고객들을 만났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고, 완전 신이 났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어쩌면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까지 했다. 그 설렘과 흥분이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서 열정 점수가 하늘을 찌른다. 물론 앞으로 난관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이 기분, 이 설렘 그대로 쭉~ 이어나갈 자신도 있다. 설문조사였지만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과 별반 다르지 않고, 어제 내가 담당했던 영역이 앞으로 내가 하게 될 구역과 또 크게 다르지 않다. 아마도 동료 선생님들도 자신이 어제 담당했던 구역을 계속하고 싶어 할 듯하다. 그렇다면 그 고객들과 좋은 인연으로 잘 풀어낼 수 있을 거 같다. 고객들과 만나기 전, 그토록 떨리고, 두려웠는데, 막상 그들을 만나고 나니, 오히려 나에게 엔도르핀이 나오는 자극제가 되었다. 앞으로 재미있게 일할 것이고, 이 일이 계속 이어지기를...
어제는 '겸손이 최선은 아니다'라는 화두로 하루 종일 생각할 것이 있었고, 그토록 두려워하던 일이 나와 잘 맞는 일이었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일할 수 있어서 기쁜 날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자신감 있게 일하겠지만, 절대 자만감으로 일을 그르치지는 않도록 조심하며, 즐겁게 일하자. 나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뭐든 잘 해내고 있으니 말이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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