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없는 것이 싫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상황이 싫다. 뭔가 정리되고 안정된 느낌이 좋다. 집도 학원도 내가 들어갔을 때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가 좋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내가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어야 편안하다. 그런데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그 일이 항상 변화무쌍하고, 체계적으로 알게 되지 않는 상황이 넘 혼란스럽다. 누군가 나를 앉혀놓고 하루 한 시간씩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는데, 모두 바쁘니 이건 욕심일 테고, 내가 스스로 알아가야 한다. 아마도 이런 방식이라면 시간이 좀 걸릴 테고, 그만큼 나는 답답하고, 상대는 나에 대한 기대가 조금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그리고 그 외에 달리 방법도 없으니 이렇게 흘러가겠지~
위의 글을 쓰다보니 현재의 '정신없음'에 대한 해결책이 스스로 나와버렸다. 상황은 변하지 않을 테니 내 마음의 변화가 요구되고,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결론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그래~ 그렇게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자.
'하루 한 장 고전 수업'이란 책을 매일 한 페이지씩 읽고 있는데, 마침 내가 시작한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내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큰 가르침을 주는 글을 읽었다.
"공자의 교육방침 네 가지는 학문文, 실천行, 성실忠, 신의信다." - 논어 -
"공자가 말하는 네 가지 중 학문과 실천은 외적인 모습을 말하는 것이고, 성실과 신의는 내면의 충실함을 가리킨다. 공자는 학문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구하고, 행함을 통해 경험하고 실천하기를 가르쳤다. 배운 것이 있다면 반드시 삶에서 드러날 수 있어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 모든 것에 성실함과 신의를 더해 내면의 완성도 함께 추구해야 함을 말했다. 많은 것을 안다고 해도 성실하지 않다면 소용이 없고, 높은 지위에 올라도 신의가 없다면 허망한 사람이 될 뿐이다."
文 : 배우는 자세는 굳이 노력하며 애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나에게 익숙한 습관이고, 내 삶의 모양이다. 다만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을 뿐.
行 : 배운 후에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in-put'으로 가득했던 지난 날, 'out-put'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진정한 내 것이 아님을... 지금 배우고 있는 것들을 학원에서 실천하며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들고, 그 결과는 나의 커리어 쌓기,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돈을 버는 것과도 연결되어야 하리라.
忠 : 처음에만 잠깐 반짝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학원에 몸 담고 있는 시간 내내 학원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해야 학원이 더 발전할지 마치 내 학원인것처럼 열심히 해 보자. 시간만 때우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적을 올리고, 더 많은 아이들이 찾아와서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고 발전시키자. 그것이 오너의 눈에도 보일 것이고, 학원의 발전이 궁극적으로 나의 발전임을 잊지 말자. 내가 그 학원을 그만두더라도 내가 최선을 다했음을, 성실하게 일했음을 뿌듯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信 : 원장과 나와의 관계가 언니, 동생으로 시작되었지만, 원장은 원장이고, 강사는 강사다. 그렇기에 더욱 신뢰를 잃지 않도록 서로에게 조심해야 할 것이다. 원장님으로서 깍듯이 대접하고, 내 할 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그녀는 나에게 신뢰를 갖게 될 것이고, 나또한 그런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신뢰감이 없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가볍게 보이거나 주체성이 없어 보이거나 실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딱 질색이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다. 그녀가 나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이니 잘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애쓸 필요도 없다. 신뢰감을 잃지 않으면 된다. '아! 이 사람은 내가 보고 있지 않아도 알아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신뢰를 쌓아갈 수 있도록 내 역할을 잘 해내면 될 것이다. 원장님과 부원장 또는 강사로서 마주할 때는 깍듯이 대접하고, 언니와 동생으로 함께 할 때는 친밀감 있게 행동하면 될 것이다. 내가 조금 손해 보는 느낌이어도 언니니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만약 선을 넘는다고 생각하면 둘만의 자리에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생각이다.
나의 오너가 항상 생각이 많으니(당연히 그럴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꾸려갈까 저렇게 해야 잘될까 등등으로 얼마나 복잡할까?) 변화무쌍할 수밖에 없고, 나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없으니 그녀가 말하는 대로 맞춰줄 수 있다. 이렇게 맞춰갈 수 있음도 감사한 일이고, 변화무쌍한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음도 다행이고, 잘해나가고 싶은 그녀를 잘 도와서 학원을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진심으로 생기는 것도 기쁘다.
다만, 정신없음이 문제인데, 하나씩 풀어가면 될 일~~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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