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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즐겁게 일하자~

by 짱2 2023. 3. 28.

원장의 표정, 말투는 정말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12년 전에도 그녀의 그런 표정, 말투가 싫었고, 그런 그녀와 난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많았었다. 세월이 흘렀고, 그녀도 어느 정도 변했을 거라 생각했고, 나 또한 변했으니 함께 일해도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나의 이런 생각은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왜냐하면 그녀도 나도 반은 변했고, 반은 변하지 않았으니까. 

 

 

 

그녀는 여전히 그 표정과 말투로 나를 대하고, 나 또한 그녀의 그런 표정과 말투에 마음이 상한다. 그러나 그녀에겐 오너로서 무언가 깊은 생각이 있을거란 믿음이 생겼고, 그런 그녀의 표정과 말투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는 내공이 나에게 조금은 만들어졌다. 그녀에 대한 믿음은 그녀가 10년 넘게 만들어온 그녀의 학원이라는 결과물 때문이다. 혼자서 10년이 넘게 만들어온 자신의 사업체, 자기 학원에 대한, 그리고 그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내게 그대로 느껴졌고, 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내가 그런 사업체를 만들어냈다면 나는 엄청난 자랑질을 하고 다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대단한 잘난 척을 하지 않았으니 그녀에게 겸손이 존재하는다는 것이고, 능력은 이미 인정이 된 부분이다. 나는 그녀의 능력과 나름의 겸손을 믿고, 그녀를 따라가면 된다. 서운한 마음이 들어도 그건 어쩔 수 없다. 어차피 갑과 을의 관계이고, 오너의 마음을 내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또한 암경험자가 된 이후, 나는 내 마음을 어느정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나이 먹었어도 내 마음을 내가 어쩌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는데,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고 생각했던 그 시기를 지나고 나니, 내 마음을 조금은 어쩔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있었다. 끓어오르는 화를 어쩌지 못해 미쳐버릴 듯했던 그 감정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폭발할 듯한 분노를 삭이지 못했던 것... 지금은 이런 것들이 다 부질없이 느껴지고, 한 템포 쉼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상대방이 원래 가지고 있는 성향을 이해하게 되고, 오히려 좋지 않은 성향을 가진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더 잘될 수 있을 텐데... 하고... 조금은 눈치가 보이기는 하지만, 상대가 그러든가 말든가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 하는 마음으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날 수 있는 내공이 생겼음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이렇다 보니... 반은 괜찮고, 반은 불편하다. 그런데 또 반은 불편하다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의 전환이 되었다. 그 불편함은 그녀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꿔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 특히 그것은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 학원에서의 내 실력을 키우면 그녀의 표정과 말투도 바뀔 것이고, 우선적으로 내가 당당해지니 그런 것쯤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 테니 말이다. 나머지 반의 불편함은 지금부터 내 실력을 키워서 없애자! 그것이 내가 성공하고, 학원도 발전하고, 우리의 관계도 더욱 좋아질 방법이다. 이 나이에 취직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행복했다. 이젠 좋은 환경에서 일하면서, 그 행복감 누리면서, 즐겁게 일하자. 그토록 혼란스럽던 마음도 이젠 많이 누그러졌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