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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운전면허 정지 후 교통교육

by 짱2 2019. 7. 17.

6월 초...... 항암약으로 인해 정신이 몽롱해져 운전 중 나도 모르게 앞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었다.

그동안 잘 하고 다니던 운전이 그때는 기억에도 없을 정도이니.... 항암약이 얼마나 독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렇게 사고를 내고, 검찰로 넘겨지고(이런것도 처음 알았다), 면허증을 경찰서에 제출했다.

면허정지 40일인지, 50일인지..... 아무튼, 남편은 정지 기간 동안 운전하지 말라며 교통 교육을 받지 말라고 했다.

교육비도 내야하고, 항암 중인 몸으로 이틀 동안의 교육을 버틸 수 없을 거라며.....

그런데, 면허정지 기간이 항암이 끝난 8월부터 9월까지이다.

남편과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고, 술을 좋아하는 남편은 저녁이면 한잔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운전은 누가 하랴!

남편이 술을 안 마시겠다고는 하지만, 그러면 내가 너무 미안해질 것 같았다.

나도 암이라는 걸 알기 전에는 술고래(?)급이었는데.. 그 느낌 아니까...

술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안주를 두고도 먹지 못하면 얼마나 서운할지 아는데....

그리고 요즘은 아침에도 음주단속을 하는데....

그래서 교육비가 들더라도, 내가 좀 힘들더라도 교통 교육을 받겠다고 신청을 했다.

그렇게 그제와 어제(월, 화), 이틀에 걸쳐 교육을 받게 되었다.

 

월요일....

오전 수업은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점심은 먹고살겠다며 바리바리 준비해 간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다른 사람들은 식당으로, 편의점으로 몰려갔지만, 난 자연치유 연습 중인 암환자인지라, 채소와 과일 위주의 도시락을 준비했다.

 

점심시간 이후의 수업.

3시간의 강의를 맡은 교수라는 사람의 강의는 자장가와 같았다.

일관된 목소리톤에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투, 그리고 난 아예 교통 관련 법규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인지라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으니, 3시간은 그야말로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연약해진 내 몸이 힘들다고 아우성이었다.

특히나 허리가 너무 아팠다.

 

다음날인 어제, 화요일은 월요일보다 30분 일찍 나가고, 끝나는 시간도 늦은 8시간 교육이었다.

과연 내가 버틸 수 있을지.... 엄마는 하지 말라고, 아님 다음에 하라고 하시는데...

이왕 시작한 거 빨리 끝내고 싶었다.

난 은근히 깡다구가 있는 편이다. 

 

오~~ 그런데 천만다행.

그 졸리던 교수(본인들이 교수라고 한다. 강사 아닌가? 의문은 들었지만 뭐~~)가 오전 교육을 했고, 재미있던 어제의 오전 수업을 했던 교수가 점심 이후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교실이 바뀌면서 책상도 바뀌어, 월요일에는 1인석이었던 좌석이 2인석으로 바뀌어서, 여자 짝꿍도 생겼다.

덕분에 이런저런 수다도 떨고, 재미있는 교수님과 재미있는 다른 아저씨 교육생들 덕분에 웃으면서 즐겁게 교육을 받았다.

허리도 아프지 않았고, 설사 대마왕도 월요일보다 확 줄어서 화장실도 두 번밖에 다녀오지 않았다.

교육도 유익해서, 교통사고의 위험이 얼마나 큰지, 나의 작은 부주의가 자칫 무고한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모르던, 또는 새로 변경된 교통상식도 배우게 되었다.

 

월요일의 교육으로 20일의 경감, 화요일의 교육으로 30일 경감인지라, 오늘 면허증을 찾을 수 있단다.

임시면허증을 받기는 했지만. 이제 당당하게 나의 면허증을 찾아 운전할 수 있다.

이제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운전하지 않을 것이고, 절대 건방 떨며 운전하지 않을 것이다.

항상 전후좌우 조심히 살피며, 혹시 모를 위험에 항상 대비하는 안전운전자가 될 것이다.

운전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는 나름대로, 아니 괜찮은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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