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회사 야유회를 갔다.
이런저런 이유로 수요일 낮부터 경기도 전곡의 어느 곳에서 신나게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을 것이다.
남편의 야유회만 아니면 퇴근 후 같이 장을 보러 갈 것인데,
밤늦게 거나하게 취해 돌아올 것이 뻔하기에 혼자 장을 보러 나갔다.
집에 내가 먹을거리들이 떨어진 이유다.
동네 식자재마트에 가서, 옥수수, 고구마 등 채소류와 과일 이것저것을 샀다.
복숭아와 토마토는 박스로 된 것을 고르니, 가지고 나간 바퀴 달린 장바구니가 꽉 차고도 모자라 한 손에도 들고 집으로 왔다. 얼마나 무거운지...... 그래도 바퀴 달린 장바구니 덕분에 억지로라도 끌고 왔다.
예전 같으면 펄펄 날며 짐을 옮겼을 것인데..
항암으로 저질 체력이 된 후론 무거운 것은 들지도 못한다.
그뿐이랴~ 장 봐온 것을 풀어내지도 못하고 현관에 그냥 두고 있다.
좀 쉬었다가 기운이 나면 하나씩 정리하려 한다.
내가 지금 이런 체력밖에 안된다는 것이 한없이 한심스럽지만, 마지막 8차 항암이 끝나면 예전의 건강한 몸으로 되돌아 가리라고 믿는다.
마트에서 사 온 물건들의 영수증을 보니..... 온통 먹을거리.
점점 엥겔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할 수 없다.
나는 이제 점점 식습관 개선을 하려 노력 중이다.
내게 암이 발병한 원인은 스트레스 따위가 아니라,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 그리고 음주였다.
앞으로 술은 마시지 못할 꿈의 음료가 되었고,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 잡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되었다.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유기농으로 구입하는 것이 옳겠으나, 그것은 차차 하기로 했다.
요즘 자주 보는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전자파 방지 그릇과 비타민 C, 녹즙 가루를 구입했다.
암에 걸린 1년 안에 보통의 암환자들이 몇백에서 몇천만 원이라는 돈을 낭비한다고 한다.
살고자 하는 욕망으로 몸에 좋다면 뭐든지 구입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다행히 나는 아무것도 몰랐고, 병원에서 민간요법이나 기타 즙 종류 등등은 하지 말라고 하기에 그런 줄 알고 나를 위한 어떤 것도 구입하지 않았다.
다만 암환자들이 몸에 좋다는 찜질방에 자주 다닌다고 하기에 히노끼탕이라는 반신욕기 하나를 싼 가격으로 구입했다.
난 찜질방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체력에 그곳에서 버티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신욕기 구입은 옳았다.
몸도 따뜻하게 해 주고, 피부도 엄청 좋아졌다. 보들보들~~ ㅎㅎ
내 몸을 무심한 병원 의사에게 맡기기보다는 나 스스로 내 몸을 공부해서 내 몸에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 자연치유로 한 발자국씩 옮겨가는 중이다.
자연치유에 대해 무지했던 나로부터 벗어나 계속 책을 읽고 공부하며 내 몸을 사랑하려 한다.
암이라는 놈까지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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