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경험자가 된 이후, 김미경과 체인지그라운드(지금은 스터디언) 유튜브를 즐겨 보았다. 워낙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어제보다 발전한 오늘의 내 모습에 큰 기쁨을 느끼며 살아왔고, 그런 나에게 힘을 주는 방송을 참 좋아했다. 그러다 알고리즘을 타고 김익한 교수의 세 가지 유튜브를 보게 되었고, 다른 유튜버와 달리 현직 교수님의 강의라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매력이 있었고, 지적 성숙함이 풍성한 언어로 그리고 친근감 있게 다가와 푹 빠져들었다. 후에 파란코끼리라는 유료 새벽 공동체 강의를 시작한 후엔 조금 매력이 떨어지기도 했고, 비슷한 내용이라 예전보다는 푹 빠져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방송을 듣고 있었다. 그러다 만나게 된 그의 책은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는 말에서 느껴지듯이, 훌륭한 내용의 책을 통해 우리는 부쩍 성공할 수 있고, 자신의 꿈을 가까이 끌어당길 수 있다. 거인의 노트는 그런 의미에서 기록학 학자답게 기록의 중요성,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방법까지 상세히 알려준다.
나는 초등학교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서 지금도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고, 그런 덕분인지 국문학을 전공했고, 어설픈 다이어리 쓰기는 암경험자가 된 이후, 유튜브를 통해, 도서를 통해 방법을 하나씩 익혀가며 배운 기술(?)로 잘 쓰고 있다. 매일 새벽의 루틴으로 하루의 일과를 계획하고, 다음 날, 나의 계획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반성도 하고, 생각할 꺼리가 있으면 메모하며 풀어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서 방법론적인 부분은 쓱~ 훑어보는 정도에서 충분했으나 책의 앞부분에 나온 기록의 중요성에 대한 부분은 나의 마음을 다지기에 참 좋았다.
지속적으로 애쓰며 지낸 6~7년 사이에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지금도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큰 변화가 일어났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6~7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6~7년이 지난 후에도 전혀 발전하지 않은 것보다 낫지 않은가. 우리 인생 전체를 놓고 볼 때 6~7년은 그리 긴 시간이라고 말할 수 없다. 나는 이 노력을 지속하면서 매년 아주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왔다고 자부한다.
우리는 누구나 빠른 결과를 원한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최근에 내가 암경험자가 된지 벌써 만으로 5년을 채워가고 있음을 체감하며 5년 세월이 참으로 빨리 지나갔구나 싶었다. 그 5년 세월 동안 나는 죽음을 경험했고, 살아있음에 감사한 삶을 살면서 예전과는 다른 나를 만들어왔다. '암'이 사람을 다시 태어나게 했는데, 1년이면 거의 360일을 술로 살았던 내가 한 모금의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끊어내고, 좋은 습관으로 물들이며 살아왔는데, 그 좋은 습관 중 몇 가지가 바로 기록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하기 시작했다는 것과 내 생활을 좋은 루틴으로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지금은 귀차니즘이나 가끔씩 생기는 피로감, 여러 문제들로 하기 싫어지는 일상도 이미 루틴으로 만들어져서 내 몸이 먼저 그것을 하고 있다는 것. 그만큼 기록과 루틴은 나를 조금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었고, 매일의 조금이 쌓이고 쌓여, 예전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나로 변신(?)했다. 당연히 삶도 바뀌었고, 그동안 많은 것을 이루었다. 예를 들면 학사학위를 하나 더 취득했고, 국가자격증도 취득했으며, 더 좋은 직장도 얻었다. 교수님이 말하는 전혀 발전하지 않은 것보다 낫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훨씬 낫지 않은가!
성공하겠다는 마음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다만 성공하겠다는 마음은 무의식에 넣어 두고 우리의 생각과 의식을 매일의 성장에 더 집중하자. 성장을 쌓아 가다 보면 무의식이 반드시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만약 내가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매일을 치열하게 살았다면 이미 지쳐서 나가떨어졌을지도 모르겠다. 매일 통증에 시달리며, 매일 설사와 싸우며 살아온 5년 세월동안, 몸과 마인드, 그리고 내 목표를 향한 매일의 성장에 방점을 찍으며 살아왔기에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성장에 흡족했고, 그 매일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나는 그 어떤 성공을 목표로 두지 않는다. 무엇이 성공인지에 대한 기준도 없고, 아예 성공이라는 말은 꿈에도 꾸지 않는다. 나는 오로지 성장밖에 모른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미친 지속성'이다. 뭔가를 계획하고 그 계획을 지속하는 능력이 둘 다 필요하다는 말이다.
내가 말하는 계획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메타인지'라고 말할 수 있는데, 먼저 나 자신을 알아야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계획을 시작할 수 있다. 나 자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를 기록해 보라. 1. 목표가 무엇인가? 2. 어떤 일상을 보내는가? 3.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가?
계획이란 시간표를 빈틈없이 채우는 일이 아니다.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을 떠올려 메모하고 큰 틀에서 시간을 배분하는 것, 그것이 계획의 핵심이다. 여기에 더해 하루에 하나씩 좋은 습관을 실천해 나간다면 우리는 매일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계획의 여왕'이라고 나 스스로 명명할 만큼 나는 계획을 참 잘 세운다. 그러나 메타인지의 부족과 과한 욕심으로 늘 무리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하지 못해 스스로 실망하며 다시 계획을 세우곤 했다. 지금도 이것의 반복을 하고 있지만, 체력이 약한 탓에 실천력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지만, 잠으로 풀어내는 나를 '내 몸이 휴식을 원했구나' 라며 자위하고, 쉬어감을 인정하고, 조금씩 계획을 수정해가고 있다. 다만 내가 잘하는 것은 '지속성'인데, '미친'까지 붙일 수 있을 만큼인지는 모르겠으나 꽤, 잘 지속하고 있다. 이것이 나의 '힘'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으면서 또는 유튜브를 보면서 좋은 내용이 있으면 나에게 적용을 해 본다. 나와 잘 맞으면 내것으로 만들고, 맞지 않으면 버린다. 좋은 습관도 내가 할 수 있고, 나에게 맞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 것으로 만들었을 때 효용가치가 높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루틴이 모두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이다.
미친 지속성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바로 어긋난 부분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목표와 일상, 습관을 일치시키면 된다. 지속성은 일상과 습관을 바꾸는 순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지속성은 환경과 루틴이 만들어져야만 가능하다. 내가 일부러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스스로 움직일 때까지 반복해야만 하는 것이다.
1. 기록하고, 2. 기록을 반복하고, 3. 기록의 반복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 책의 작가인 교수님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의 일상도 '미친 지속성'이 맞는가보다.
사람들은 정체성이 한번 형성되면 고정 불변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정체성은 변화하고 성장하고 생성하는 일종의 주체성이다. 이것은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주체성을 찾는 가장 첫 단계는 '성찰'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성찰 ----> 자기와의 대화(저자의 표현)
내면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 보는 것이 곧 자기와의 대화다. 삶이 무의미한 것 같고 자기 다운 삶을 살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그래서 불안하고 억울하고 무기력하다면 기록을 통해 자기와의 대화를 시작해 보자. 자유는 자기를 만나야 시작된다.
자기와의 대화를 시작하면 내면의 잠재성을 끊임없이 표면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되고, 잠재된 능력을 그대로 표출할 수 있게 된다. 자기를 돌아보라.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진짜 욕망을 보라. 그러면 희미하던 내가 점차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이것은 생각의 변화를 이어질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고단하고 권태로운 일상에 의미가 생길 것이다. 이것이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신의 진짜 욕망을 알면 자유로워진다.
암경험자가 되기 전에도 나는 일기를 통해 나를 성찰하고, 나와의 대화를 꾸준히 해왔다. 다만 머리로 하는 생각이 내 몸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아 오히려 그 괴리로 인한 고통과 번뇌로 가득 찼었다. 그 이유는 나라는 사람이 겨우 이것밖에 되지 않는가 싶은 마음이 스스로를 상처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암경험자가 된 이후, 술로부터 벗어난 것이 가장 큰 변화의 핵심이었고, 비로소 나는 행동으로 나를 이끌어낼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문득 답답해지거나, 육체적인 통증으로 괴로움이 극에 달해 죽음을 생각하게 되거나, 주변 사람들 때문에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워질 때, 나는 나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내가 힘든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원인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무엇을 해야 내 마음이 안정될지, 상황이 극복될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지 등등을 고민한다. 잠들기 전, 나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하고, 많이 혼란스러울 때는 메모를 이용해 글로 풀어보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나에게 참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잠들 때 명상음악을 틀어놓고 하루를 돌아보기도 하고, 내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 그러다 대체로 스스로 잠이 드는데, 이때의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불면증은 내 삶에 없는 단어다.
암경험자가 된 이후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물론 그 이전부터 일기를 쓰고, 다이어리를 쓰는 삶을 살아왔고, 그것의 연장선에서 암경험자가 된 이후 더 큰 실행력으로 이끌어져 온 동안, '계획'과 '미친 지속력'은 이미 루틴으로 굳어졌다. 이것이 매일의 작은 성공이 되었고, 그렇게 한 걸음씩 성장한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한다. 이 만족은 여기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또 내일의 성장을 꿈꾸고, 이것들이 나를 어느 멋진 미래로 데려갈지 벌써부터 가슴 설렌다. 가끔은 통증 때문에 이상하게도 아직까지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곧 잊어버리고 또다시 미래를 꿈꾸는 나로 돌아옴이 참 다행스럽다. 나는 아마도 늘 이렇게 내 삶을 살아갈 테고, 늘 행복할 것이고, 늘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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