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렇게 되었다. 학원이라는 곳이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 목요일은 6시 퇴근이어서 나름 좋았었는데, 이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2시 반 출근 8시까지 근무가 되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워낙 변화무쌍한 학원의 흐름과 원장의 심리 등등을 고려했을 때, 시간 변동은 예상이 되었고, 퇴근 시간이 늦어지는 것도 당연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덤덤하게 받아들였는데, 시간은 일주일에 한 시간이 더 늘어나 한 달에 총 4시간을 더 일하게 되었다. 원장도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렸는지, 7시 반쯤 학생이 없으면 일찍 퇴근하라는 말을 흐리듯이 했다. 미안해서 괜히 하는 말일수도 있겠으나, 상황 봐서 나도 7시 반에서 8시 사이에 한가하면 퇴근하는 것으로 말해 둘 참이다.
고정적으로 출근하는 것이 좋은 것,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오전 시간을 매일 일정한 스케쥴로 잡아 활동할 수 있고, 식사도 정해진 시간에 할 수 있다는 것. 나의 성격상, 그리고 나의 건강상, 일정한 시간에 공부하고,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어제 원장이 고정적인 출퇴근 시간을 이야기했을 때, 이 부분을 생각하며 승낙했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 결과는 당장 알 수 없다. 시간이 흘러봐야 그것의 결과가 드러나고, 무엇이 옳았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다. 지금 내게 벌어진 이 모든 것들의 결과가, 그 합이 나를 어떤 방향으로 데려다 줄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나는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갈 뿐.
원장의 근무시간의 제안, 내가 할 일의 제안 등등은 나에게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저 '조삼모사'에 불과할 뿐. 한두 시간 더 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은지 오래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매일의 꾸준한 영어공부와 독서다. 2025년 12월 31일까지 2년 반에 걸쳐서 1000시간 동안 영어공부를 할 생각이고, 2026년 1월 1일에는 나만의 학원을 차릴 생각, 또는 대학원에 진학할 꿈을 꾸고 있다. 두 가지를 모두 해 낼 생각도 있다. 동시에 또는 차례대로. 그리고 명상과 관련한 책과 고전 읽기를 꾸준히 할 생각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그동안은 건강 관련 그리고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었다. 변화가 필요한 나에게 시기적절한 책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책을 읽을 단계를 뛰어넘은 듯하다. 모두 식상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이제는 어렵기는 하겠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겠지만, 고전을 읽어 볼 생각이다. 얼마 전에 '초등, 고전 읽기'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많은 자극이 되었다. 평소에 고전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데, 초등 1학년 고전 읽기부터 차근차근 도전한다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 재미있어야 쉽게 접근하고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다른 책들은 몰라도 고전 읽기는 독후감을 꼭 써야겠다.)
이렇듯, 나에게 학원일도 중요하지만, 나의 발전을 위한 발판에 불과할 뿐, 진정한 목표는 나의 꿈을 키워가는 것이다. 학원은 내 꿈을 펼쳐가기 위한 징검다리이고, 꿈을 펼치기 위한 경제적 밑받침일 뿐이다.
사실, 학원에 처음 출근할 때는 희망에 차 있었다. 학원에서 나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운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원장의 마음이 읽혀지면서 그런 부분은 내려놓았다. 원장은 자신의 발전을 꿈꾸고 있고, 원장으로서 나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월급을 준다는 마음일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함께 성장하고,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랐던 내 마음이 어리석었던가 보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나의 꿈을 홀로 꾸어야 한다는 것을, 지금의 학원에서는 그것을 바랄 수 없음을 알았다. 그리하여 바로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시간이 흘러 원장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 상황이 변화될 수 있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되겠지.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내 꿈을 실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일이니.
고정된 출퇴근 시간으로 나의 일정도 고정되어갈테니, 그것에 맞추어 예쁜 하루를 보내면서 예쁜 나의 꿈을 키워나가자. 늘 즐겁게 일하고, 성장하고, 그것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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