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회전근개파열로 어깨 수술을 한 후 거의 두 달이 되었다. 더운 여름, 물론 에어컨은 틀고 있었지만, 거의 두 달을 함께 지지고 볶으며 집에 있었는데, 팔을 쓰지 못하는 상태이니, 모든 일이 내 몫이 되었다. 로봇청소기가 먼지를 빨아들이고 나면 물걸레질을 남편이 해주었는데, 이것도 내가 해야 했고, 함께 장을 봐와도 무거운 물건 들기는 내 몫이 되었다. 저녁 먹은 설거지는 본인이 알아서 하고, 내가 점심에 먹고 나간 그릇도 저녁에 본인의 그릇들과 함께 해주기도 했는데, 모두 내가 퇴근한 후에 해야만 했다. 모든 일이 모두 내 몫이었다. 그러다 보니 더운 여름의 내 짜증은 하늘을 치솟았다. 학원일은 버겁고, 원장의 잔소리며 말도 안 되는 호통에 나의 인내심은 바닥이 드러났다. 남편의 상태가 그러하니 여행도 못 가는 상황. 나의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져만 갔다.
드디어!!! 남편이 출근했다.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어제, 월요일에 출근을 했으나 나는 나대로 모임이 있어서 바쁘게 외출 준비하고 나서느라 실감을 못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남편이 출근하고, 예전처럼 혼자 간식을 준비해서 책상 앞에 앉았는데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부슬부슬... 흐린 날씨에 비도 오고, 달콤 새콤한 과일 먹으며 더없이 행복하다. 출근한 이번주부터 당분간 주말에도 일한다고 하니, 일주일이 온통 내 시간이다. 공부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취미로 찝쩍거리는 것들 모두 충분히 하면서 마무리 지을 것도 마무리 짓자.
시간이 좀 나니, 또 지인들을 만나야하는건가 싶다. 그러나 이번엔 굳게 마음을 다진다. 꼭 만나야 할 일이 아니면 만나지 않는다. 나만의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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