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기를 쓴 지 벌써 2주째가 되어간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육체적으로도 바쁘고 힘든 시간이겠지만, 정신적으로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힘들었다. 늘 그렇듯이 원장 때문이다.
내가 정말 큰 실수를 하고, 일처리를 크게 잘못했다면, 원장으로서 짚고 넘어가는 것이 맞을것이다. 그러나 그럴 만큼의 잘못을 한 적도 없는데, 어쩌면 그냥 스쳐 지나가도 될 일들로 보이는 것들인데, 모든 것이 일일이 지적되는 상황이 정말 화가 나고 참을 수 없었다. 암경험자에게 스트레스는 '그야말로 쥐약'인데, 이런 상황을 '극뽁'해야 하는 것이라고 판단해야 하고, 정말 말 그대로 견뎌내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앞의 일기에 내가 썼듯이 내 마음을 바꾸고, 견뎌내보자 했었는데, 도무지 그게 되지를 않으니, 또다시 나를 탓하게 되었다. 원장은 자꾸 잘못을 지적하고(별것 아닌 것들을), 그런 지적질에 견디기 힘들어하는 내가 싫은 이 반복이 참 싫었다. 하루에도 여러 번 감정 기복이 있는 그녀에게 휘둘리는 내 자신이 나약해 보이고, 내 건강에 무척 해가 될 거란 생각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이러다 다시 아파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그런데, 어젯밤부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건 내 탓이 아니다. 이건 그녀의 탓이다. 이건 내가 견뎌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건 내가 무시 해야할 성질의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들은 멋진 말, '단지 나의 목표를 잊지만 말자. 그리고 셀프퇴장 하지 말자!' 정말 멋지지 않은가! 이렇게 내 탓이 아닌 그녀의 탓이라는 생각과 셀프퇴장은 없다는 말이 합쳐지니 내 마음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그녀는 정상이 아니다. 미친 사람같다. 다중인격이고, 조울증의 상태다. 그러니 나와 같은 정상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녀를 보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월급을 보고 일하는 것이고, 나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어디에 간들 '미친개'는 있다. 무시하자. 나는 내 인생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뿐이다. 미친개는 짖으라고 해라. 신경 쓰지 않겠다.
물론 안다. 서로 존경하면서, 인정하면서 일하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를... 그렇게 일하고 싶다. 그러나 그녀와는 그렇게 할 수 없음을 지난 몇달간의 과정에서 깨달았으니 이젠 더 이상 그런 호사를 누릴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예쁜 말 그릇에 예쁜 말을 담고, 예쁜 몸에 예쁜 행동을 담으리라 다짐하며, 비록 예쁜 내 마음에(머리에) 예쁜 생각도 담고 싶지만 상대방이 미울 때는 굳이 예쁘게 변환해서 넣으려는 불필요한 '애'를 쓰지 말자. 그냥 '미운 사람, 못난 사람, 후진 사람'으로 내버려 두고, 나만 예쁘게 살면 된다. 남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도 없거니와 그런 에너지를 낭비할 만큼 내가 에너지 넘치는 사람도 아니고, 굳이 그런 사람에게 나의 귀한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다.
일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그녀가 지적하는 것들이 비록 불필요하고 사사로운 것이라 판단이 될지라도 빨리 시정하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 나갈 것이다. 어차피 그녀가 주는 월급을 받는 것이니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감정에 더이상 끌려다니지는 않을 거다. 그녀가 그럴 때마다 나는 완전한 '무시'를 할 것이다. 그리고 절대 내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오로지 나의 목표만 생각하며 달려갈 것이다. 2025년 12월까지는 버텨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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